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걷기 운동 하다가 ...

기억 조회수 : 1,368
작성일 : 2014-09-26 12:41:12

혼자 있을 때,별로 어렵지 않은 일들을 하고 있을 때,

-주로 설거지.걷기.샤워 -중에 잊고 싶었던 일들이 떠올라 괴로운 적이 많았어요.

중요하지도 않은 일.그런 것까지 기억하고 있었나 스스로 놀랄만큼

사소하고 자잘한 일들이 ,막 기어나온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로

별 게 다 생각나서 그때의 감정까지 같이 떠올라 부끄럽고 창피하고 화나고 분하고 그렇더군요.

 

어렸을 때 외할머니가 청소하시면서 혼자 계시면서 구시렁구시렁

누군가 욕을 하기도 하고 저주하기도 하고,그러시는 걸 본 기억이 있어요.

할머니가 되면 저렇게 되나보다 하고 말았는데

점점 나이들면서 제가 그러고 있고,주위 제 또래 -40대중반- 사람들도

설거지 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욕을 하고 있더란 말하시는 분들도 많아서

이게 늙어가는 모습인건가 그러고 말았는데요.

그래도 괴롭더라구요.벗어나고 싶고,이런 기억 이제 안떠올리고 싶은데

왜 혼자 있을때면 불쑥 침범할까 궁금하기도 했구요.

 

결혼해서 시집.남편.아이 순으로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클 갈등을 겪고,

이해하고 인정하는 방향으로 마음수련을 많이 하다보니

이제 가족들과 화목하게 지내는 편이고,친분관계의 사람과도 무난하게 지내는 편이에요.

남을 탓하기보단 그럴수도 있는거지.완벽하길 바라면 나만 힘들지 하는 마음으로

이해하고 인정하고 ,아이들은 특히 그냥 한번 더 안아주는 마음으로 갈등을 해소해왔는데요.

 

얼마전 걷기운동을 하다 또 나를 괴롭히는 불편한 기억들로 한바탕 속을 끓이다가

문득,나의 주위사람은 모두 이해해주려고 하고 안아주려고 하면서

왜 내가 했던 과거의 나의 찌질하고 창피하고 바보같았던 모습은 그리 못마땅해하는걸까..

란 의문이 들면서,그 기억들을 향해 괜찮아.어렸으니까 그랬지.라고 한번 중얼거렸어요.

 

신기하게도 기억이 슥 흩어지는 것 같더군요.

그리고 샤워나 설거지를 하면서도 이제 그 기억은 저를 안찾아오는 것 같아요.

대신 다른 기억들이 계속 계속 떠오릅니다.

어떨 땐 와~내가 이런것까지 기억하고 있구나 하고 놀라요.

30년 전 일도 기억하고,더 어릴때 일도 기억하고,

 

치매환자들이 현재의 일은 기억못하고 과거의 일만 기억한다더니.

사람의 기억이란 건,과거로 향할 수록 더 생생해지는 건가 봐요.

 

제가 얼마나 심했냐면 작년까지만 해도 설거지 하다보면

아이들이 엄마 왜? 누구보고 바보라고 하는거야? 물은 적이 많았는데요.

이젠 그러지 않네요.방금 운동하고 샤워하고 머리말리기까지

떠오르는 기억없이 ,그냥 이제 뭐하고 뭐해야겠다.그렇게 생각하고 일들 마치다가

아,이제 나를 괴롭히는 기억들에서 슬슬 벗어나고 있구나 ,

기쁜 마음에 글 써봅니다.

 

 

 

 

 

 

IP : 1.235.xxx.22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9.26 1:35 PM (124.51.xxx.92)

    저도 그럴 때가 많아요.
    좋은 일,기쁜 일도 분명 있었는데 왜 안 좋은 기억들만 자꾸 떠오르고 잊지 못하는 걸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1819 꽃보다 남자.. 2 가을좋아 2014/09/30 1,154
421818 씽크대 수전교체비용, 누가 부담하는게 좋을까요? 5 궁금해요 2014/09/30 18,755
421817 지난회에 너무 슬펐어요. 그루가 어른들 다 다독이고 혼자 안고.. 7 마마 안보세.. 2014/09/30 1,591
421816 버릇없는 시조카땜에 스트레스 받아요..ㅠㅠ 6 .. 2014/09/30 3,664
421815 저도 유나의 거리 팬인데 실망한거 4 심야김밥 2014/09/30 2,241
421814 병원의 허위진료기록 ?! 3 어디든 2014/09/30 954
421813 좋은 시누이와 올케 이야기 5 동서네 2014/09/30 2,157
421812 사실 호칭보단.. 2 흔남 2014/09/30 425
421811 직구 관세에 관해 아시는 분... 답변 좀 부탁드려요 2 아이허브 2014/09/30 799
421810 후임에게 지 자지 빨라던 현역군인은 불구속.. 15 욕나옴 2014/09/30 3,352
421809 볼때마다 살쪘다며 입대는 이웃 아줌마 2 몇명 2014/09/30 1,661
421808 스타벅스 커피숖이 직영이 아니었네요. 몰랐네요. 8 ..... 2014/09/30 4,680
421807 공무원 연금 개편되면 공무원도 인기 떨어질까요? 10 공무원 2014/09/30 2,841
421806 삶은 땅콩 정말 맛 있네요 14 신세계 2014/09/30 3,463
421805 세면대가 박살났어요 ㅠ 이거 교체비용 얼마나 될까요? 6 세면대 2014/09/29 8,198
421804 뇌종양 수술 7 달걀 2014/09/29 3,065
421803 치과 댓글 주신 분 감사합니다 치과 2014/09/29 455
421802 세월호 유튜부 1 기막혀 2014/09/29 450
421801 서울의 비싸지않은 호텔 추천해주세요 2 휴일 2014/09/29 1,717
421800 도련님이란 표현...너무 이상해요. 44 dma 2014/09/29 3,881
421799 간단한 점심 초대 음식으로 어떤 게 좋을까요? 8 어색 2014/09/29 2,779
421798 정규직으로 뽑아놓고 계약직으로 계약하자는 거 5 2014/09/29 1,700
421797 몸에 석회가 생기는거요 6 사는게 2014/09/29 11,577
421796 일주일에 하루쉬는 날 세탁기야 미.. 2014/09/29 458
421795 50이되도 소녀같은 사람을 보니 40 sf 2014/09/29 21,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