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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지는 경우는 없는건가?
몇 가지 좋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선 같은 통신사를 쓰면서 전화기를 바꿀 경우입니다. 그동안은 보조금을 많이 주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새로 사는 사람과 똑같이 보조금을 줘야 합니다. 꼭 어떤 통신사를 써야 하는 경우에는 좋은 정책입니다.
하지만 어차피 많은 사람들이 번호이동이란 정책을 통해서 번호는 유지한 채 통신사를 바꿔서 더 많은 보조금을 받을 수 있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전체 소비자 차원에서는 나아진 것이 아닙니다
● 그러면 단통법으로 누가 이득을 볼까.
지금까지 살펴본대로 소비자들은 전보다 훨씬 비싼 값에 전화기를 사게 됐습니다. 그러면 이득은 누가 보게 되는 걸까요? 아래 그래프를 보시면 답이 나옵니다.
보면 아시겠지만 이동통신 3사의 최근 주가그래프입니다. 7, 8월 이후로 모두 치솟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한동안 오를 겁니다. 단통법이 시행되면 통신사들은 큰 돈을 벌게 됩니다. 소비자에게 주던 보조금이라는 마케팅비를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증권회사 추산 결과, 평균 보조금을 만 원 줄일 때마다 SKT, KT, LG유플러스의 이익은 각각 5.7%, 9%, 10% 늘어납니다. 올해 1,2월 통신사들이 썼던 평균 보조금은 42만 7천원입니다.
10월 이후에 최대 보조금이 30만원이니까, 실제 평균 보조금은 이것보다 크게 적을 겁니다. 만약 20만원이라고 치면 통신사는 22만 7천원을 아끼게 됩니다. 이럴 경우에 저 증권회사 추산 대로라면 SKT는 영업이익이 무려 130% 늘어납니다. SKT의 1년 영업이익이 2조원 정도니까, 2조원 이상 새로 돈을 더 벌게 되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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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보고서를 냈습니다. 통신사가 보조금을 쓰는 것은 마케팅 활동인데, 정부가 이걸 규제하는 것은 영업활동의 자유를 제약할 소지가 있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니까 통신사가 보조금을 자유롭게 정하되, 외국산 등등 해서 다양한 단말기를 공급하고 가격만 투명하게 공개하게 만들면 되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단통법이 만들어진 이후에도 또 지적했습니다. 올해 국정감사 때 국회의원들이 참고하라고 낸 자료에서, 정부가 보조금 상한선을 왜 정하냐며 문제를 제기한 겁니다. 정확한 문구는 이렇습니다.
저는 국회 입법조사처의 지적이 아주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에서 통신사가 보조금, 기업 마케팅비를 너무 많이 쓸까봐 걱정해서 규제를 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소비자가 정보를 제대로 얻지 못해서 문제라는 부분도 통신사가 보조금을 정해서 공시하도록 하고 지키는지만 감독하면 될 일입니다. "보조금 30만원만 줘라" 라고 공무원이 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죠.
● 규제개혁위원회, "3년 뒤에 다시 보자"
총리실 규제개혁위원회가 어제 이 단통법 세부 내용을 심의했습니다. 3년 동안 시행하고 다시 상황을 보자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곧 발생할 겁니다. 법이 시행되기 전까지는 잘 몰랐던 국민들이, 통신요금을 줄인다고 만들었다는데 되려 통신요금 부담이 심해졌다며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