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뜬금없이 연애때 생각이 나더라구요
가을이라 그런가...
친정의 엄청난 반대에 저도 이제 그만 만날란다 포기하고 연락두절하고 있을 때 사흘을 저희 집앞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며 문자보내던 기억이 나서 울컥...
하필이면 몇십 년의 한파라고 정말 추울 때였는데 지하주차장에서 하루종일 기다리다 버스 끊길때쯤에야 돌아가던...
결국 사흘만에 내려가니 말도 못하고 그 큰 눈에(저희집 남자가 눈이 좀 커요) 눈물을 뚝뚝 흘리며 차디찬 손으로 내 손을 잡던 남편 모습이 떠올라 울컥 해서 '그래 정말 잘해줘야지,이러니 저러니 해도 어디서 내가 날 이리 사랑해 주는 사람을 만나겠어'했네요
저녁에 맛난 거 해 놓고 기다렸으나 늦는다고 ㅠㅠ
친구 만나고 저랑 아기랑 잠든 후에 귀가한 남편, 아침에 일어나보니 팬티랑 양말을 벗어서 식탁 위에 올려놓고(도대체 왜?) 바나나 까서 먹고 소파위에 올려놓고 머리는 구영탄 처럼 해 가지고 러닝셔츠만 입고 자고 있네요(변태곰 푸우냐?--)
이삶이 정녕 그때 그 사람이란 말인가?
걍 웃고 말았네요
하긴 저도 그때의 여리고 소녀소녀하던 아가씨가 아니라 기타화통 삶아먹은 아줌마가 되었으니^^
이렇게 정이 들고 식구가 되어가나봐요
오늘도 하늘이 넘 이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