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대사들이 참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네요.
프로포즈를 앞두고 안아림이라는 예상치못한 복병에 한여름(여주)과 남하진(남주)이 싸우는 장면..
남하진이 이야기하죠.
-왜 너는 되고 나는 안되냐고, 나는 강태하(에릭)랑 니 사이가 하나도 이해 안되는데,
그래도 니가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아무리 이해안돼도 어떻게든 니말 믿고 아무렇지 않은척하는데,
너는 나한테 왜이러냐고...-
저도
극중 여배우 처럼, 남편한테 굉장히 파르르하는 면도 있고, 기분나쁘면 홱 돌아서는 부분도 있고 그래요.
제 실수나 투정에 대해서는 상대가 관대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고,
상대의 작은 실수나, 의도치 않은 실수에 대해서 크게 받아들이고, 왜곡하고, 확대해석하며 화내고,...
근데 극중 남주 남하진의 태도를 보니까,
행여나 상대가 나를 못믿게 하더라도,
내 스스로를 컨트롤 할 수 있고 , 스스로에 대한, 상대에 대한 믿음이 확고 하면
애인이 다른사람에게 흔들릴까말까하는 주변상황에도 불구하고
불안해하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혼생활이든 애인사이이든 다소 집착적이고 통제권을 가지고자 하는 제 내면의 욕구가 굉장히 강했다는걸,
드라마 속 한여름의 모습에서 제 모습을 보게 되었달까요..
연애와 결혼 도합 14년차..
성실하고 책임감강하고 가정적인 .. 괜찮은 남편인데도,
남편이 한번씩 퇴근후 친한 직원들과 어울려 치맥을 하거나,
진로상담을 위해 같은 팀 여직원과 커피를 마시거나
번번히 싫은티를 내고 짜증을 냈었어요. 자주도 아닌데도요.
그게 나와 남편사이에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관계를 건강하게 가꿔나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고,
어린 자식들 키우는데 담보잡힌 내 인생에 대한 보상심리도 작동했었던것같고,
어쨌든지 제 말과 행동이 모두 상대를 향한 사랑이라 믿었던것 같아요.
그런데 드라마를 찬찬히 보면서 드는생각.. 꼭 사랑이 한가지 방식은 아닐수 있겠다..
상대가 조금 내 마음같지 않더라도,
나를 믿고, 상대를 믿고 조금은 기다려 주는거..
남하진의 대사와 눈물에서 조금 다른 혜안을 얻었어요.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밤
친구와 술잔 기울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고 싶은 마음에
여러가지 생각이 나서 끄적거려 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