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작은 형님과 전화 통화를 마치고..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황당하긴 마찬가지네요.
이번 토요일 저녁, 가족 모임 계획이 있어요.
시부모님은 안 계시고, 삼남 일녀에 남편이 막내예요.
보통 명절엔 제사도 없고 다들 모여서 간단하게 먹고 끝내는데..
지난 추석엔 큰아주버님네가 제주도 여행을 잡았다고 추석 며칠 전에 말씀하셔서..
작은 아주버님네랑 저희랑 좀 당황스럽긴 했죠.
미리 알려주셨으면 저희도 친정 나들이라도 계획했을텐데..
그래서 추석 전에 성묘 다녀오고, 제주도 다녀와서 저녁이나 먹고 얼굴이나 보자...했고
그 날이 이번주 토요일 저녁으로 잡혔다고 어제 남편에게 이야길 들었어요.
(형제들끼리는 이미 날짜를 잡았고 저에게는 남편이 어제 통보한 듯..)
그러니 송파 근처에 적당한 식당 좀 알아봐 달라고...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작은 형님이 다니시던 회사 근처 식당이 생각이 났고
그곳이 어떤가 해서 작은 형님께 확인차 전화를 했어요.
(작은 형님이 가리는 음식이 많아요. 고기 안 먹고, 회 못먹고, 이건 이래서 싫고, 저건 저래서 싫고..
해서 미리 작은 형님께 확인하려던...)
근데 시큰둥하게 전화를 받으셔선
그 식당 별로... 그 근처 먹을 곳 별로 없음...
뭐 계속 미적지근하게 대꾸하더니
그 날 자기네들은 못 나올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제가 다들 괜찮은 날짜를 고른게 아니었냐... 그럼 날짜를 다시 잡자고 이야기 하겠다고 했더니
됐다고... 하면서도 뭔가 미적찌근...
그래서 토요일 무슨 일이 있으시냐..했더니..
자기는 토요일 교회에 일이있고...
아이들은 왔다 장보리인가 하는 드라마 봐야해서 안 오겠다고 한답니다.
그댁 아이들... 초등 4학년, 초등 2학년이예요..
지난 여름에도 저희 집에 와서 저녁 먹고 한강 산책하러 나가자고 했더니..
아이들이 장보리 봐야하니 집에 가자고 하는 걸 저희가 뜨악해 하니
한강 산책하면서 디엠비로 드라마를 보겠다고... 그리곤 정말 걸어다니면서 그걸 보겠다고...ㅠㅠ
결국 모두가 불편해졌고 그냥 헤어졌던 일이 있긴했습니다만...
저게 과연 엄마 입에서 나올 이야기인가 싶었어요.
제가 지나치게 당황해했는지.. 그게 목소리로 티가 났는지..
다음 날 작은 아주버님이 출근도 해야 하고.. 힘들어서....하시네요.
저 솔직히 무슨 말 하면서 전화를 끊었는지 기억도 안 나요.
저도 또래 아이 키워요.
주변에 저런 아이들..듣지도 보지도 못했는데
게다가 그걸 부모가 나서서 가족 모임보다 우선시 여겨준다는게 이해가 안 되네요..
아우.... 정말... 어이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