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운전한지 일년도 안됀 초보에요.
살고 있는 곳이 주택가여서 아침 출근길에
좁은 골목을 지나야 해요
늘 하던데로 한쪽 골목으로 중간까지 들어섰는데
앞에 폐지줍는 할머니께서 폐지 실린 손수레를 가운데 딱 놓으시고
옆쪽에서 폐지 하나를 담으시려고 정리하시는 거에요.
다른쪽으로 비켜 갈 수 있는 공간이 전혀 없는 곳이기 때문에
이도저도 못하고 일단 기다렸어요.
근데 몇분 정도 걸릴 거 같더라고요.
차에서 내려서 수레를 한쪽으로 치우고 진행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던차였는데
그때 뒤에서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걸어오던
20대 젊은 청년이 앞쪽으로 걸어 가더니만
제 차가 손수레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걸 보고는
직접 손수레를 할머니가 계시는 옆쪽으로 밀어주고는
할머니께 설명을 하더라고요
차가 못가고 기다리고 있어서 옆으로 옮겨드린 거라고...(이렇게 설명하는 듯 했어요)
할머니도 기분 좋게 웃으시고
저는 뜻하지 않게 기분 좋은 도움을 받고요.
청년은 손수레를 치우고 할머니께 설명하고는 그냥 제 갈 길을 걸어 가더라고요.
저는 천천히 그 청년 옆을 지나면서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했는데
청년이 슬쩍 보긴 봤던 거 같은데 인사하는 소리는 들었는지 모르겠어요.
이어폰을 꽂고 있었기 때문에...
준수하게 생긴 젊은 청년의 도움에 아침부터 즐겁게 시작했어요.
제가 30대 후반인데
그 청년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푸릇할때가 있었는데 하며
이모 미소 짓게 되는 것만 빼고요. ㅎㅎ
아.. 꽃다운 20대. 쫌 부러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