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너무 뻔한 스토리라 적기도 싫지만 너무 속이 상해서 글 씁니다.
남편은 평소 회사-집밖에 모르는 대기업 다니는 40대 후반입니다.
그런데 작년 가을부터 유흥업소에 다니게 된 것을 알았습니다.
안마방 이런 데는 아니고 노래주점입니다. 회사에서 가까운 곳에 그런 업소가 모여 있어요.
그런 데는 그냥 가는 곳이 아니고 '실장'이라는 사람을 통해서 가는 것 같더군요.
남편이 늦은 날 우연히 보니 그 실장과 연락을 했더군요.
문제는 네 저도 사회생활 해봐서 처음에는 백번 양보해서 그런 데 갔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알아보니 회사 사람 여럿이 간 게 아니라 두 명, 세 명 간 모양이더군요.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손님 2명에 술과 도우미 2명 모두 30만원이라고 자세히 나와 있더군요.
게다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한 번은 법인카드를 써서 제가 업소명까지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직접 가봤습니다. 가서 사진을 찍어왔어요. 물론 간판만.
그 집 간판이나 주변만 봐도 예삿 노래방이 아니라는 것을 확 느낄 수 있더군요.
마침 해외출장 중이라 카톡으로 보냈습니다.
잘못했다, 그럴 수 밖에 없다, 당신이 모르는 일이 많다, 나는 가도 그런 짓 안했다.
특히 '부정한 짓 안 했다'고 몇 번이나 얘기하더군요. 미안하고 평생 앞으로 잘하겠다고도 하고요.
그럼 저는 이대로 용서해줘야 하나요?
일단 제 마음을 톡으로 보냈습니다. 너 못믿는다, 내 침대 들어오지 마라, 저질이다. 모 대충.
남편은 귀국하면 당분간 조심하겠지만 저는 못 믿겠어요. 사실 그동안 한번도 의심을 안 했는데
지난 20년 동안 날 잘도 속여 왔구나, 하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듭니다.
이혼을 요구하기도 어렵고..남편에 대한 실망감(평소에도 겨우 이어가는 결혼생활이었어요. 남편은
잘 모르고)이 커서 어떻게 할 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남편의 심정을 잘 모르겠어요. 저는 피해자인데 밥도 잘 안 먹힐 정도로 힘드는데
가해자인 남편은 그저 재수 없다, 앞으로 더 조심해야 겠다 정도겠지요.
그 사람도 괴로워서 잠도 못자고 밥도 못 먹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