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아이러니하게도
대학졸업까지도 한번도 회사에서 일할 것이라고 생각 안해봤어요
그냥 사람 빨리 만나 결혼해서
행복한 결혼생활과 가사에 치중하고
내 책도 읽고 기회 되면 공부도 더하고..
한마디로 상팔자를 꿈꾸었더랬죠
능력은 있지만 재산이 없는 남편 만나니
직업은 안정되었어도 언제나 쪼들려
울며 겨자먹기로 심심풀이로 다니던 회사를 계속 다니면서
오히려 더 빡센 곳으로 옮겨가며 살고 있네요...
어디가나 능력은 있다는 소리 듣고
윗분들 좋아하시고 아래 직원들한테 신뢰 얻지만
제 자신은 너무 힘들게 버티는 거에요
몸이 약해서 하루 서너시간만 일할 수 있는데
아침 7시에 나가 밤 8시에 들어오는 생활을
일년 내내 하려니
사람 사는 꼴이 아닌 거죠.
오히려 그토록 사회활동을 갈구했던 동창들은
편안히 아이들 뒷바라지하며 가정 알뜰히 건사하며 잘 사는데
오늘은 주위에서 건강한 얼굴로 동네에서 조깅하시는 30-40대 주부 서넛을 보고
넋이 나가도록 부러워서 빤히 보다 왔네요
생기가 넘치고 몸도 탄력이 넘치고..
하루종일 사무실에 처박혀서 온갖 서류 더미에 코를 박고
컴 작업과 보고서에 목을 매고 있으니
얼굴 눈은 처지고 온몸이 말이 아니고..
이렇게 살려던게 아니었는데... 왜 이러고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집은 여전히 가세 빈한하고.. 정말 짜증나 미치겠네요.
오늘도 선배 언니 한 명,
사업하시는 남편이 (안정적) 이태리 요리 사준다고 같이 먹고 한강변 드라이브하고 다니더라구요
얼굴이 미인이냐, 학벌이 좋았느냐,
이런말 하면 미안하지만 훨씬 미인소리 듣고 똑똑하다는 소린 제가 들었는데
이젠 지치고 쳐져서...
순수하게 그냥 부러워요
나중에 그래도 자기 일이 있는게 낫고 자시고 뭐고간에..
다 귀찮고 그냥 적게 일하고 적게 벌면 어떨까 꿈꾸는데
나이가 중년이니 그게 잘 안되네요. 아주 직급대로 벌든가, 아님 아예 못벌든가...
피곤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