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행복하지 않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객관적으로 보기엔 그리 나쁘지 않다 할지도 모르겠어요.
40대 말이고 일주일 에 세번 파트타임으로 일해서 250에서 300정도 벌어요.
애는 공부를 잘해서 아주 좋은 대학 갔고요 자기 앞가림 잘하고 지내고
오히려 그래서일까요? 때로는 냉정하게 느껴질 정도로 자기 일 자기 미래 확실하게
계확 관리하고 지냅니다.
양가 돈 드릴 일 없고 시가쪽은 오히려 정기적이거니 크진 않아도 받는 입장이고
무슨 날이나 때라 해도 크게 드리는 일도 없어요. 시간 봉사를 가끔 할 때는 있어요.
남편과의 관계는 남편은 제 모든 걸 알만큼 잘 알고 얘기하는 시간도 많은데 물리적인 시간은 많은데
그렇다고 아주 여자같은 성격은 아니고 그래도 저의 보호자라고 느끼게는 해주죠.
폭력이나 외도 이런 건 전혀 없었고 다만 돈을 좀 못 버는 게 있네요.
친구는 그렇게 자주 만나는 절친은 없고 다만 일하는 곳에서 잘 지내는 사람들은 있어서
때때로 재밌게 지냅니다. 다들 교양있고 점잖으면서도 재미가 있어서 속보이는 짓이나
유치한 짓 하는 사람은 아직까지 없이 각자 자기 할 거 잘 하고 지내는 사람들이죠.
저를 둘러 싸고 있는 건 대충 이런데 산다는 게 참 재미가 없어요.
행복하지도 않고 오늘이 어제같고 어떤 일에도 별로 의욕도 안 나고 흥미도 없고
생각이 많고 속이 복잡해서 책 읽다가 그것도 잘 안될 때는 수학 풀때는 집중해야 하니까
오죽하면 제가 요즘들어 중학교 수학을 다시 풀어보고 있을 정도니까요.
왜 살고 있는지 무얼 해야 행복할지 모르겠어요.
대학교 들어와서 대학 다닐 때는 매일 매일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오늘은 또 무슨 일이 있을까
무얼할까로 기대에 부풀었고 저녁에 잠들 때는 너무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잠들었거든요.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게 결혼하면서부터는 그런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결혼하고 바로 얼마 동안은 시집식구들과 같이 살기도 했고 그래서 행복하단 생각을 안 했겠지만
그 이후로 따로 살면서 지금까지도 한 번도 옛날 대학 다닐 때처럼 잠들 때마다 행복하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 들어서는 그게 크게 의식이 되고 뭘해도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이 심해져서
다른 사람들은 행복할까 어디서 행복하다고 느낄까 궁금해졌어요.
남편한테 말하니 다 그냥 사는거라고 하는데
경제적으로 잘살고 못살고를 떠나서 사회적인 지위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지금 행복하신 분들이
저는 제일 부러워요.
여기 행복하신분 계신가요?
행복은 전염성이 강하다는 데 그럼 그 바이러스를 좀 나눠줘 보세요.
왜 행복하시가요?
전 행복하지도 않고 재미도 없고 많이 먹어도 배만 부르지 행복하지는 않고 재밌는 거는 잠깐 그거 볼 때 뿐이고
자꾸 생각하는 게 오늘은 어제보다 더 늙었고 더 죽음을 향해서 한 발 더 가까이 디디는 하루라는 이런 생각밖에
안 들어요.남편은 그래서 오늘을 더 즐기고 재밌게 보내야 한다는데 그게 나도 그런 마음이 좀 들었으면 좋겠어요.
이게 우울증인가요?
나는 아직 준비가 안 됐는데 남들은 더 이상 여성성을 기대하지 않는 나이가 되가는 그런 쳐진 얼굴의
아줌마라는 사실도 사실은 행복하지 못하게 만드는 이유의 하나이기도 해요.
그러면 희망을 가져라, 내면을 가꿔라 봉사활동을 해라 이런게 있겠지만 그것도
내가 선택하고 내 맘에서 나와야 하는 것인데 그렇지가 못하니 알고만 있을 뿐입니다.
정녕 그냥 배부른 소리이기만 한거고 그래서 어디가서 정신차리게 해달라고 빌어야 하는 문제일까요?
행복하지 않은 삶, 일상 참 지겹고 지루하네요.
행복은 만족하는데 있다 뭐 이런 상투적인 경구도 있지만
그거 말고 지금 나는 이래서 행복하다 내지는 항상 행복하신 분 계신가요?
어째서 항상 행복하다고 느끼고 사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