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조금 전 담임샘 상담 후 ...약간 충격 먹었어요.^^;;

미안해 조회수 : 5,290
작성일 : 2014-09-16 15:14:36

아이가 이번 학기에 처음으로 반장 선거 나갔어요.

평소 나름 생활 잘 한다고 생각했는데,

예선에서는(지원자 많아서 추천 5명 이상) 통과 후에

정작 결선에서는 자기 찍은 달랑 한 표밖에 안 나왔다해서

아이 앞에선 그냥 그럴 수도 하긴 했지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기도 하고 ..(무슨 문제인나?) 걱정했던 것도 사실이에요.

아이와 그 이후로 이 문제로 일절 언급한 적은 없구요.

담임샘에게 살짝 여쭤보니

결선에 올라 첫번째 1번 후보로 앞에 서서

지지 호소? 유세?발표를 했는데,

잔뜩 긴장해서 자기 이름 소개만 하고 후다닥 들어갔다 하더라구요.

그 뒤로 나온 아이들은 공약도 말하고 웃긴 이야기도 하고 ..

아뭏든 아직은 저학년이니 그런 발표가 영향을 많이 끼친 거 같다고

학교 생활은 별 문제 없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그 말씀 듣는 순간...

콧 끝이 찡한게..ㅠㅠㅠ 넘 마안해지는거에요.

실은..

선거 전날 이번에 나가볼까??! 하길래 그래. 잘 해봐!!!

그런데 앞에 나가면 뭐라고 할꺼야? 물어보니

음..

난 야구를 좋아하니 체육 시간을 왕창 늘려서

야구 많이 하게 해주겠다고 할꺼야!

제가..ㅠㅠ

거기서 그만 큰 실수를 햇어요.

물론 그 땐 몰랐지만요.

에잇. ...너가 무슨 선생님이니? 하하.

그건 선생님 권한이잖아. 반장은 체육 시간 늘리는 거 못해.

^^;; 그런가....

하구서는 ..말았어요.

처음으로 선거에 나가는 건데

용기나 격려는 못할 망정...

완전 아이 기를 너무 죽여놨었었네요.ㅠㅠ

선생님 실은요..

하고 그 전날 이야기 말씀 드리니

아..그래서 그랬군요. 하고 이해해 주시네요.

그냥 그럴 땐

아이들이 설사 말이 안되어도

그냥 하고 싶은 이야기 다 하게 두었다면

다른 결과 나왔을 거라고 하세요.

꼭 반장..임원 이런 타이틀이 문제가 아니라

제 생각에도

아이들 지지를 하나도 못 받을 지경까지는 만들지 않았을꺼 같아요.

아. 참.ㅠㅠ

아이 키운다는 건

정말 ..먹고 재우고의 문제가 아니라

저도 같이 늘 긴장하고 배워야 하는

그런 마음으로 대해야 할 거 같아요.

아이 오면

차근차근 이 것에 대해 대화 좀 나눠야겠어요.

미안했다는 마음도 전하고

혹시 다음에 나가고 싶다면,

이런 바보같은 짓 절대 하지 않을래요.

또 내년엔 어떤 모습으로 클 지는 모르겟지만요.

하찮고 바보같은 글이지만

그래도 첫번째 아이를 키우는 건 늘 신세계 같을 누군가에게는

도움될까 싶어 올려봅니다.

IP : 118.218.xxx.2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9.16 3:24 PM (72.213.xxx.130)

    찡 하네요. 공유 감사해요. 그러게요 현실직시 이런 거 다 필요없이 꿈꾸는 것만이라도 초등때 맘껏 하게 둬야 겠어요.

  • 2. ...
    '14.9.16 3:26 PM (103.11.xxx.246)

    저도 같은 경험이...임원 선거 후 집에온 아이에겐 다음에 잘 하면 된다고 용기를 북돋워줬지만 정작 엄마인 저는 밤잠 못자고 엄청 심난했었어요.낙선보다 표를 못받은거때문에..
    며칠 뒤 담임면담때 제 감정을 말씀드렸더니 앞으로 잘 될거라고 걱정마시라고,OO는 원하는거 할 수 있을거라구 마구 아이를 칭찬해주셨어요.OO가 전교 회장은 못하겠냐구...이 말 듣고 에이,선생님 OO가 무슨 전교회장이요. 제가 이랬었는데...

    올라가는 학년 마다 계속 회장, 결국 전교회장까지 했답니다.

    지금 어떤 마음일지 너무 잘 알아요.
    아이는 계속 자라면서 크는 중이니 걱정마세요~

  • 3. 그렇지요.
    '14.9.16 3:26 PM (211.114.xxx.139)

    매 순간 최선을 다한다고 하지만, 돌아보면 늘 아쉬움이 남는게 육아지요.

    중2 울 아들 키우면서 지금도 가슴이 서늘해 지는 아픈 순간들이 몇개 있어요.
    내가 그때 그렇게 반응하지 말아야했어... 내가 왜 그랬을까...

    그래도 님은 저에 비하면 작은 실수네요.
    앞으로 더 좋은 엄마가 되실것 같아요.

  • 4. ㄷㅇ
    '14.9.16 3:27 PM (211.237.xxx.35)

    안타깝네요. 아이와 대화했을때 반장은 그런거 할수 없으니
    반장이 할수 있는 다른걸 말해보자 뭐 이런식으로
    좀 더 다른 대안에 대해서도 대화했으면 다음날 나가서 자신있게 말할수 있었을텐데요.

  • 5. 그러니까요.^^;;
    '14.9.16 3:33 PM (118.218.xxx.24)

    뭐든지 처음이고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시도인데도

    엄마랍시고 그런 대꾸를 했으니.ㅠㅠ
    아이 입장에서는
    그럼 뭐라고 하지?? ㅠㅠ 하고 소위 말하는 멘붕이 왔을 꺼라고 생각하니
    넘넘넘 미안해지는거 있죠.

    정말 그나저나
    선생님께 여쭙기 잘한거 같아요.

    그냥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갔다면
    전 이런 깨달음을 절대 몰랐을 듯요.

    요즘 한창 상담 시즌인데
    아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분이시잖아요.
    샘과 좋은 대화 꼭 나누시길 바랍니다.^^

  • 6. 그런 아이에게
    '14.9.16 4:36 PM (59.27.xxx.47)

    지금이라도 네가 반장 선거에 나가서 너무 좋다
    엄마는 용기가 없어서 한번도 스스로 나가 보지 못했다
    친구들이 반장을 시켜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만 했다
    너는 엄마보다 열배는 용기가 있어서 참 좋다 ...울아들에게 해준 말이에요 ^^

  • 7. 예술이야
    '14.9.16 5:20 PM (121.164.xxx.120)

    아... 제 딸은 3학년때인가 임원선거 첨났을때.. 빵표 나왔어요.
    자기가 자기이름도 안썼다는...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 저는 그냥 대수롭지않게 넘기도록 별일아니라고 해줬어요. 나중에 니가 친구들과 잘지내고 열심히 생활하면 친구들이 너의진가를 알아줄꺼라고 위로해줬거든요.
    이번에는 나갈생각도 안하고 있더니 추천받아서 나가서는 임원뽑혔더라구요. 너무 걱정하지마시구요.
    엄마가 너무 진지해지면 아이도 너무 크게 생각할지도 몰라요.
    그냥 초등생활의 에피소드로 넘길수 있게 격려해주세요. 화이팅

  • 8. 걱정
    '14.9.16 6:29 PM (182.212.xxx.51)

    울 아이 첫임원선거때 3표인가 나와서 떨어졌이요 사이도 실망하고 저도 기분이 참 심란하더군요 자만심으로 우리 아이가 왜?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때 선거 공약도 연습하고 그랬거든요
    다음에 아이는 나가고 싶어하는데 혹시 또 떨어졌을때 저나 아이나 상처입기 싫어서 못나가게 했어요 그런데 아이 친구들이 추천해서 거의 몰표로 당선돼더라구요

    그후 지금까지 몇년을 선거나가면 임원은 꼭되서 오더라구요
    별거 아니면서 맘이 참 그렇죠? 아마 다음엔 꼭 잘할겁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위로 해드리고 꼭 다음엔 좋은 결과가 올겁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17854 세월호 가족대책위 박근혜 국무회의에 대한 입장 8 브낰 2014/09/16 934
417853 직장 그만 두면 후회될까요? 21 고민 2014/09/16 3,865
417852 신경인성방광이라는병에 대해서 아시는분 없으신가요??진짜??ㅜㅜ 3 찬바람불면은.. 2014/09/16 1,127
417851 받침 어이없이틀리는 소개팅남? 19 뭐니넌? 2014/09/16 4,297
417850 배에 가스가 너무 많이 차서 일상생활이 힘들어요 좋은거 없을까요.. 21 ㅜㅜㅜ 2014/09/16 19,718
417849 남자든 여자든 차분한 말투에 매력느껴요 3 000 2014/09/16 10,217
417848 흑백 프린터만되는 잉크충전 프린트기.이렇게 싼거 1 가을 2014/09/16 967
417847 감수성이 매우 풍부한 성격이라 힘들때 5 맑은구름 2014/09/16 3,616
417846 깡패고양이 달그락 달그락 눈치 봄 4 깡패고양이 2014/09/16 1,066
417845 맥주 한캔에 감자칩 먹고 자면 담날 넘 찌뿌둥한게 정상인가요 3 맥주 2014/09/16 1,386
417844 숭실대 다니는 딸이 반수를 한다네요 33 ... 2014/09/16 9,586
417843 역시 엄마들 대단하군요~!! 우리도 합시다. 7 닥시러 2014/09/16 1,959
417842 초등5학년 성격이 변하네요 3 성격 2014/09/16 1,893
417841 시내에 분위기 좋은 전통찻집 추천해주세요. 5 시내 2014/09/16 851
417840 고양,파주지역 ㅇㅇㅇ 2014/09/16 911
417839 신경인성방광이라는 병 아시는분 계신가요??? 찬바람불면은.. 2014/09/16 708
417838 스텐 냄비에서 커피가 푸른색을 띕니다 2 ... 2014/09/16 965
417837 과일 야채 농약 뭘로 세척하세요? 3 잔류농약 2014/09/16 1,894
417836 서울vs부산 고민입니다. 18 점점 2014/09/16 3,253
417835 Our fingers were found broken. 1 포기NO 2014/09/16 747
417834 요새 자영업 심각하죠? 2 중산층이없다.. 2014/09/16 2,326
417833 악필 교정해보신 분? 3 .. 2014/09/16 1,489
417832 00 84 노트 2014/09/16 16,465
417831 할아버지 생신을 맞아 친구분들과 식사를 하도록 해 드리고 싶은데.. 2 라미라미 2014/09/16 729
417830 서태지 재평가. 19 .... 2014/09/16 4,8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