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결혼한 친구

갱스브르 조회수 : 1,015
작성일 : 2014-09-15 23:13:30

살다 보니 결혼한 친구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전화통화도 어쩌다 한번

남편, 아이, 기타등등의 역할이 끝이 없다

그래서인지 먼저 만나자 연락이 오면 더 반갑고 보고 싶은 바람도 크다

명절 끝...

대충 짐작은 했다

결혼 6년차로 접어들면서 드문드문 외로움을 얘기했다

경복궁을 무수리들처럼 이리저리 헤맸다

결혼도 아이도 낳아보지 않은 내가 이러쿵 저러쿵 토 다는 건 빈말에 지나지 않을 터

듣고 또 듣고 하다가 갑자기 매운 떡볶이가 먹고 싶다 한다

먹으면서 왜 고통을 느껴야 하나 회의가 들 만큼 맵다

그런데도 친구와 나는 젓가락을 놓을 줄 모른다

친구는 향초를 좋아한다

남편은 아이가 어리고 위험하다며 불을 켜는 걸 못마땅해 한다고 한다

그 한 마디에 친구가 느끼는 질식할 것 같다가 뭔지 단박에 들어온다

만난지 2시간여 만에 벌써 남편의 전화가 수어 통...

매운기도 식힐 겸 아이스크림으로 향하려던 우리의 발길은 중도에 멈춰야 했다

그냥 보낼 수 없었다

친구 남편에 대한 객기인지 근처 가게에서 작은 향초를 사 가방에 넣었다

혼자 있을 때 잠깐이라도 분위기 내라고 ...

사실 만난김에 영화 한편 보고 헤어질라 했지만 권하지 않았다

괜히 더 속상할 것이다

유일하게 결혼한 친구 중에 내 후회와 외로운 얼굴을 보일 수 있다

잘 살고 있지 못해라고 말해도 꺼림칙하지 않은 사이...

갑자기 친구 남편을 소개 받고 저녁을 먹던 지난 일이 떠오른다

자기가 바라는 건 살림 잘하는 여자라 했고 친구는 직장 그만두고 쉴 수 있다며 만족해 했었다

우라질..너무 일찍 시집 갔다

때마침 영화는 20대의 우정과 일에 대한 치열함을 담았다

흑백필름이다

이상하다

밤늦게 들어오는 길 오늘 낮에 있었던 경복궁에서의 뜨거운 볕이 먼 일처럼 느껴진다

냉동실에 먹다 남은 투게더 아이스크림이 있다

명절  음식 한상 눈앞에 놓고도 참았던 식욕이 터졌다

밤에 먹는 아이스크림은 최고다

친구의 향초엔 언제쯤 불이 들어올려나...

 

 

 

 

IP : 115.161.xxx.209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3537 유럽에 사는데 2 *** 2014/10/03 1,381
    423536 거리패션에서 갑자기 비슷한 디자인의 가방이 눈에 띈다면 6 .. 2014/10/03 1,850
    423535 탕웨이 17 big fa.. 2014/10/03 5,295
    423534 원고료와 이익금 '세월호'에 기부, 단행본 '눈먼 자들의 국가'.. 6 단행본 출간.. 2014/10/03 904
    423533 최고로 황당한 이름 공모전 결과 1 카레라이스 2014/10/03 1,611
    423532 20년만에 귀국합니다... 10 joonym.. 2014/10/03 3,527
    423531 꽃청춘 보는데 눈물이..ㅠㅠ 5 꽃청춘 2014/10/03 4,886
    423530 꽃보다 청춘 19 .. 2014/10/03 9,760
    423529 이박사와이이제이 청소년용 방송이있을까요? 2 이이제이 2014/10/03 740
    423528 5.25% 수익율, 11년된 오피스텔 구입.. 어떨까요? 5 시민 2014/10/03 1,893
    423527 숱한 상을 휩쓴 에니메이션! 2 머잖은미래 2014/10/03 1,246
    423526 80평 자이월풀과 대기업임원딸학습지선생 같은 사람이네요 7 그렇구나 2014/10/03 2,850
    423525 입술에 검은반점... 3 발리 2014/10/03 10,843
    423524 '오원춘사건' 유족 국가배상금 항소심서 대폭 삭감 8 세우실 2014/10/03 1,193
    423523 내일 불꽃축제 차량이용 불가능일까요? 7 부탁요~ 2014/10/03 1,511
    423522 세월호171일) 실종자님들 빨리 돌아와주세요..! 16 bluebe.. 2014/10/03 509
    423521 해삼ᆞ멍게 파는곳 *** 2014/10/03 798
    423520 과한 써비스가 불편해요 24 돌 맞을지 .. 2014/10/03 9,847
    423519 개그맨시험 준비하는 사람은... 2 jm 2014/10/03 895
    423518 흐엉..슈스케6 김필 곽진언이 또 한 건 하려나봐요. 3 벗님들? 2014/10/03 3,256
    423517 임플란트 잘 하는 병원 좀 알려 주세요 2 마나님 2014/10/03 1,046
    423516 리얼스토리 눈, 너무 슬프고도 아름답네요 2 ㅜㅜ 2014/10/03 2,564
    423515 조금 더 일찍 나섰더라면, 문인들 팽목항 '희망버스' 탄다 10 .. 2014/10/03 1,820
    423514 풋고추꿈 7 좋은데 2014/10/03 2,502
    423513 쓰레기시멘트로 만든 벽돌 실험을 보니.. 비참 2014/10/03 1,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