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결혼한 친구

갱스브르 조회수 : 966
작성일 : 2014-09-15 23:13:30

살다 보니 결혼한 친구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전화통화도 어쩌다 한번

남편, 아이, 기타등등의 역할이 끝이 없다

그래서인지 먼저 만나자 연락이 오면 더 반갑고 보고 싶은 바람도 크다

명절 끝...

대충 짐작은 했다

결혼 6년차로 접어들면서 드문드문 외로움을 얘기했다

경복궁을 무수리들처럼 이리저리 헤맸다

결혼도 아이도 낳아보지 않은 내가 이러쿵 저러쿵 토 다는 건 빈말에 지나지 않을 터

듣고 또 듣고 하다가 갑자기 매운 떡볶이가 먹고 싶다 한다

먹으면서 왜 고통을 느껴야 하나 회의가 들 만큼 맵다

그런데도 친구와 나는 젓가락을 놓을 줄 모른다

친구는 향초를 좋아한다

남편은 아이가 어리고 위험하다며 불을 켜는 걸 못마땅해 한다고 한다

그 한 마디에 친구가 느끼는 질식할 것 같다가 뭔지 단박에 들어온다

만난지 2시간여 만에 벌써 남편의 전화가 수어 통...

매운기도 식힐 겸 아이스크림으로 향하려던 우리의 발길은 중도에 멈춰야 했다

그냥 보낼 수 없었다

친구 남편에 대한 객기인지 근처 가게에서 작은 향초를 사 가방에 넣었다

혼자 있을 때 잠깐이라도 분위기 내라고 ...

사실 만난김에 영화 한편 보고 헤어질라 했지만 권하지 않았다

괜히 더 속상할 것이다

유일하게 결혼한 친구 중에 내 후회와 외로운 얼굴을 보일 수 있다

잘 살고 있지 못해라고 말해도 꺼림칙하지 않은 사이...

갑자기 친구 남편을 소개 받고 저녁을 먹던 지난 일이 떠오른다

자기가 바라는 건 살림 잘하는 여자라 했고 친구는 직장 그만두고 쉴 수 있다며 만족해 했었다

우라질..너무 일찍 시집 갔다

때마침 영화는 20대의 우정과 일에 대한 치열함을 담았다

흑백필름이다

이상하다

밤늦게 들어오는 길 오늘 낮에 있었던 경복궁에서의 뜨거운 볕이 먼 일처럼 느껴진다

냉동실에 먹다 남은 투게더 아이스크림이 있다

명절  음식 한상 눈앞에 놓고도 참았던 식욕이 터졌다

밤에 먹는 아이스크림은 최고다

친구의 향초엔 언제쯤 불이 들어올려나...

 

 

 

 

IP : 115.161.xxx.209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16916 진짜 순한 천연 비듬샴푸 좀 알려주세요 6 . 2014/09/16 1,959
    416915 수험생활중인데 스마트폰 3G를 끊을 수 있을까요? 2 ... 2014/09/16 866
    416914 부산 해운대쪽 헤어컷트 잘하는 미용실 소개좀 해주세요^^ 4 ... 2014/09/16 2,908
    416913 연애의 발견 너무 재밌어요. 6 ^^ 2014/09/16 2,816
    416912 지역센터에서 다니는데 남성들도 같이.. 요가복장요~.. 2014/09/15 683
    416911 여러분은 82에 오게 된 계기가 있나요? 42 .. 2014/09/15 2,261
    416910 뺑소니, 신고해야 할까요? 4 희야 2014/09/15 996
    416909 서민증세니 부자 감세니 2 흠.. 2014/09/15 632
    416908 점심으로 간단히 요깃거리 냄새안나는거.. 7 ... 2014/09/15 2,084
    416907 오래된 코닝냄비 버릴까요 기부할까요? 1 .. 2014/09/15 1,015
    416906 어미 고양이 앞에서 새끼 두마리 밟아 죽이는 남자ㄷㄷㄷ 8 ㅇㅇ 2014/09/15 4,607
    416905 수영운동고수님들께 여쭙니다 4 고민 2014/09/15 1,668
    416904 황당한 부부... 6 쩝... 2014/09/15 3,493
    416903 학교 선생님과 문제가 있으면 어떻게 하나요? 2 커피향기 2014/09/15 1,144
    416902 베스트 화장품 글 보고 40대 초반 화장품 질문요. 43 화장 2014/09/15 6,953
    416901 새누리당이랑 국정원 정말 무섭고 교묘하네요. 19 무섭다. 2014/09/15 1,702
    416900 주말에 공부어느정도 하나요ᆢ 4 초등5 2014/09/15 1,687
    416899 아들이 탈모로 고민하는데 병원소개 부탁드려요 1 탈모고민 2014/09/15 1,320
    416898 헐..미래의 고기라는데 진짜 대박이네요. 5 인공고기 2014/09/15 3,466
    416897 결혼한 친구 갱스브르 2014/09/15 966
    416896 시래기국ㅜㅜ 1 꾸꾸루맘 2014/09/15 1,091
    416895 한남하** 아파트 난방비 이게 말이 되나요? 4 옥수동 2014/09/15 4,095
    416894 지하철에서 아이 폭행하는 .. 멘붕 19 세상에 2014/09/15 4,840
    416893 서태지 72년생이 88년생 부인이라니 심하지 않나요? 35 기막히네 2014/09/15 11,360
    416892 아마존닷컴 네스프레소 직구 잘 받으셨나요? 1 2014/09/15 1,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