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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갱스브르 조회수 : 674
작성일 : 2014-09-15 05:43:49

오래된 나무를 보면 자연스레 한번 껴안는 버릇이 있다

내가 모르는 시공의 이야기가 뿌리 깊숙히 살아있을 것 같은 신비감 때문이다

그래서 무섭기도 하고 친근하기도 하다

녹음이 우거진 나무...그 풍성한 이파리에 더운 땀이 씻겨내려가듯 절로 쓰다듬게 되기도 하지만

한적하고 어둠이 내려앉은 숲속에서 느꼈던 공포감은 여지껏 생생하다

나무가 그 등걸과 가지가 무섭다

식은땀을 날려버린 건 조그만 다람쥐였다

저 다람쥐나 나나 이 나무숲 사이에선 똑같구나 생각하니 관계의 갈등에서 뛰쳐나와

한적한 자연을 찾은 내가 작아지면서도 무거운 배낭의 끈이 툭 떨어진 것처럼

의외로 편하다

만약 그 와중에 고양이였다면...글쎄...

공포를 넘어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와 당장 그날로 서울행 표를 끊었을 것이다

다행히 달이 뜨기 전 산행을 마치고 민박집으로 돌아왔다

주인집 아줌마의 퉁명스런 사투리와

똥개의 격하게 날 반기는 꼬랑지와

무수한 손님들이 지나간 베개와 이부자리가 전혀 불쾌하지 않다

누군가의 흔적에 오늘 또 나의 시간이 보태어진다

날이 밝으면 다시 그 숲,그 나무를 봐야겠다

좋아라 껴안았던 그 나무가 맞는지를...

 

 

 

IP : 115.161.xxx.209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9.15 7:19 AM (121.169.xxx.139)

    마음이 차분해지네요. 글 잘 읽었어요.

    근데 예전부터 든 의문인데 우리나라도 숲이 있나요?
    우리나라는 숲이 아니라 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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