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알바로 번역하고 있고 통번역대학원 출신은 아니예요. 다만 번역 관련된 시험에 오래 있어서 테스트 받고 대학원출신들보다는 낮은 페이에 일하고 있어요.
1. 페이 관련
번역일은 우선 시간당 페이가 그리 높은 편은 아닙니다. 밑에 A4한장에 5만원이라고 하셨는데 이러면 영어고수들 다 달려들거예요. 한 일주일 빡세게 해서 300만원은 벌텐데 한달 생활비+용돈까지 벌 수 있을테니...
실제 페이는 장당 10000원+- 5000원이라 보시면 되고, 장당으로 정산하는 경우도 있고 단어개수로 정산하는 경우도 있네요.
2. 번역의 특징
저는 두뇌노동이라고 생각해요. 기계적으로 빨리 번역하고 검토하는게 돈을 빨리 버는 거니, 어쩔 수 없이 무의식 속에서 기계적으로 일하게 되는 버릇이 생기네요. 그러다가 뇌에 피로가 오면 평상시보다 속도가 느려지고, 작업시간도 길어져서 쉬어야 합니다. 일종의 머리로 하는 노동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네요.
3. 영어고수들만 하는가?
요즘 인터넷 사전이 발달해서 모르는 건 찾아보면 됩니다만 상당히 많은 양의 어휘나 표현법이 머리속에 내재되어 있어야 할 것 같네요. 거기에 더해 문장을 한번에 세련되게 만드는 번역훈련도 꼭 필요하구요. 이게 안되면 시간이 오래 걸려서 알바 최저시급만도 못하게 되네요.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입학생 수준이 영어로는 우리나라 최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입학 후에도 몇년간 또 빡세게 훈련하는 걸 보면 번역이라는게 축적된 스킬이 참 중요하다고 봅니다.
저 역시도 번역 관련 시험 때문에 4년간 일주일에 A4용지 7-8장 분량의 번역연습을 하고 첨삭을 받으면서 노하우가 생겼고, 의학이나 자연과학을 제외하고는 모든 분야를 섭렵했던 기억이 있네요. A4 한장을 제가 번역하고 첨삭받고 리뷰받는 데만 2-3시간이 걸리니 4년간 번역공부를 최소 3시간을 했다고 보시면 되겠네요.
젊은 시절 영어공부를 많이 하셨는데 지금은 가사에 전념하시는 분들이라면 페이가 크게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해볼만한 직업인 것 같습니다. 일 구하기가 힘든게 사실이지만 페이 낮추고 주위에 인맥만 있다면 구하는게 불가능하지는 않더군요.
저같은 경우는 1시간에 1장 정도의 번역(검토까지)이 가능한데 하루 평균 4-5시간만 투자하면 생활비 절반 정도 보태고 용돈까지 충당이 되더라구요. 더 벌고 싶어도 할당량이 저 정도밖에 안되긴 하지만...밖에서 스트레스 받는 것보다 집에서 뒹굴면서 할 수 있어서 좋기도 하고 무엇보다 밤이든 낮이든 제가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어서 좋네요. 지금도 눈이 너무 일찍 떠져서 일 시작하려다 이 글을 쓰게 되었는데..
아무튼 번역알바...영어 잘하시는 주부님들께는 추천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