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원래 성격이 좀 예민한 편이고
최근 1년반 전부터 안 좋은 일이 좀 있어서(스스로 컨트롤 할 수 없었던 것과 할수있지만 제가 의지가 약해 하기 힘들었던게 공존)
약간, 사는 게 무섭다~하는 느낌을 많이 갖게 됐어요
예를 들면 비행기 타는게 예전엔 즐겁고 좋기만 했는데 비행기 타야할 일이 생기면 걱정되고 내가 탈 비행기 모델이 사고 이력이 있는지 찾아본다거나
운전도 터프하게 하는 편이었으나 매우 얌전해지고 교통사고날까봐 조심조심..
그냥 인생에서 나쁜 일도 생기는구나 라는 걸 깨달아서일지..
그리고 질병에 대한 걱정과 불안도 항상 있어요
실제 검진에서 안 좋게 나오는건 콜레스테롤 뿐이에요(이게 큰 문제긴 하지만..)
원래 중성지방도 높았지만 살 빼니(4달동안 7키로 감량해서 비만단계에서 과체중단계로 내려옴) 그건 정상됐고요
혈압도 고혈압전단계, 당뇨도 당뇨전단계였다가 정상범위로 돌아왔어요
그래도 불안이 계속 있어요.
일출 보러 갔다가..밝은 해 보면 눈감아도 잔상이 남는게 당연한걸텐데 그게 너무 걱정돼서 남편도 그렇게 보이는지 계속 물어보게 되고
심장이 왠지 남들보다 빨리 뛰는거같기도 하고 가끔 가슴이 찌릿한거 같아서 가족중 의사가 있어 물어보면 아무 증세 아닐거라하고;;저보고 건강염려증이 살짝 있다며 건강에 대해 자신을 가지라고 하네요
서론이 길었는데 사건은 일주일전 발생했어요
남편과 배를 타고 여행중-_-;; 배 안에 있는 좀 고급스런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었는데요(참고로 여긴 해외입니다. 두달전 휴직하고 남편따라 나와있습니다)
먹다가 남편이 제 전공과 관련된 지식을 물어보는 거에요
그래서 제가 대답 잘 해주려고(무지해보이고싶지않아서) 기억안나는거 억지로 기를쓰고 기억되살리며 답해주던 중이었습니다
근데 갑자기 그때 혀가 딱 멈추더라구요.
치과치료처럼 혀 겉 피부가 마비되는게 아니라 혀 전체 운동이 딱 멈추는 거였습니다.
너무 당황스러웠죠
당연히 말도 멈췄고, 왜이러지!! 이러고 2초 3초가 지났는데 바로 다시 혀가 움직이더라구요
계속 충격과 당황 공포에 질려있는데 곧이어 목뒷줄기부터 뒷통수로 아주 묵직한 기분나쁜 느낌이 슈욱 타고 올라가더라구요. 평소 소름끼치거나 찌릿한 느낌과는 차원이 다른 묵직한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남편한테 떨리는 목소리로 나 지금 좀 이상하다. 뇌경색이 온거같다. 이랬어요. (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신 적 있음. 다행히 3시간안에 병원가서 재활 성공. 암튼 그래서 그 병에 대해 지식이 약간은 있었던..)
남편이 말도안된다구 했는데 저는 또 그 혀 마비와 기분나쁜 느낌이 올거같아서 무서워서 진짜...
늦은 시간이라 배 안 메디컬 센터가 있긴 하지만 닫았고, 인터넷도 안되었습니다.
물어볼데도 없고 네이버검색도 안되고 패닉..
이게 뇌경색 전조증상이라면 아스피린을 먹어서 피를 묽게 해야할거같아서 한알 먹었습니다. (다행히배 안에 아스피린은 팔더군요)
이렇게 그날은 지나가고
다음날 도시에 정박해서 인터넷이 됐어요.
그래서 가족(의사)들과 연락됐는데 결론은 뇌경색일리 없다, 뇌경색이나 일과성뇌허혈이라면 말이 어눌해지고 그게 아무리 짧아도 30초는 갔을거다. 2-3초 갔다는건 들어본적없다. 또 얼굴표정이 잘 안지어지거나 신체균형못잡는다거나 그런 증상이 같이 왔을 거다. 하길래
그럼 내가 겪은건 뭐냐..무슨병이냐 했더니
보통 뇌경색이면 옆에있는 사람도 이상함을 느낀다. 니 경우엔 처음 증상 이후 너무 놀라서 neurotic한 증상이 따라오는거같다. 그냥 신경쓸필요없이 잠시 그런걸거다. 의학으로 설명불가능한 증상이 원래 훨씬 많다. 의학으로 설명불가능한건 마이너한것들이라 설명할 필요가 없어서 안밝히는것이고 주요증세는 이미다 밝혀져있다. 근데 니 증세는 신경쓸게 아니다. 안심하고 릴랙스해라.
그후 별 증세는 없었지만,
괜히 입술이 한쪽이 내려온거같아서 거울을 계속 보다가 남편한테 이상하냐고 물어보고 ㅠ 애꿎은 남편..미안 ㅠ
옛날 사진 찾아서 제 입꼬리가 원래 좀 비대칭이란걸 알고나서야 좀 안심하고..
첨엔 심각하게 한국 가서 검사받느냐를 고민하고 비행기 예약까지 했다가, mri 찍어도 암것도 안나온다에 백만표를 가족들이 걸길래 안 가기로 했구요
그 사건이 있은게 여행 2일째였는데 남은 5일을 정말 남편한테 피해안주고, 저도 릴랙스하고 즐기려고 마음은 먹었지만
일단 레스토랑엔 못 가겠더라구요
그 레스토랑에 웨이터가 너무나 고객에게 신경을써주는데, 음식 남기기가 미안할정도였거든요. 남기면 맛없냐고 물어보고- 스트레스 ㅠ 근데 전 웬만함 다 먹으려고 하는데 남편이 계속 남겨서 ㅠ 지금 생각해보면 고급스럼 레스토랑처럼 뭔가 신경쓰이는 분위기라서 제가 그런 증상이 나타났던거같기도 하고..
그래서 레스토랑 안가고 신경안써도 되는 부페만 계속 갔구요
그래도 무사히 여행을 끝나고 집에 왔는데
별 증세가 없어서 뇌경색은 아닐거라고 저도 슬슬 확신이 들기 시작했고
그러면 심리적인문제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집에 돌아와서 한번 또 남편이 어려운거 물어봤는데, 그때도 급 긴장되는 느낌이 왔거든요 다행히 혀가 멈추진 않았지만.
그리고 말하다가 발음이 좀 꼬일때가 있잖아요. 그러면 발음이 꼬인다-꼬임을 인식한다-어!또말이안되는건아닌가?-불안공포-그발음을 다시 해본다. 간장공장콩장장도 해본다. 된다 그러면 안심
이런식으로 흘러가요
그리고 문득문득 굉장히 두려워요
내가 갑자기 이러다가 심장이 멎는거 아닌가, 내 표정이 지금 괜찮나 얼굴이 무너지고있지않나, 눈은 양쪽 다 보이나 한쪽씩 테스트.
그렇게 테스트 해보고 괜찮으면 그냥 지나가는데
어떨때는 그게 한시간정도 불안증세가 지속되기도 해요
남편걱정할까봐 말안하고 그냥 혼자 삭힐수있을 정도이긴 한데, 그냥 심장이 빨리 뛰고있는거같고 뭔가 신체기관중하나가 기능을 못하게 되고있는거 같고 그런 기분. 이러다 죽으면..하는 생각.
그러다가 또 괜찮아져요
근데 찾아보니 공황장애는 이렇게 혼자 삭힐 수 있는 정도가 아닌거같던데..
그냥 가벼운 정도의 불안장애일까요
저처럼 이런 증상을 겪으신 분은 혹시나 안 계실까요
여기선 병원가기도 한국보다 안좋고, 증상도 제가 혼자 호전시킬수있는(?) 가벼운정도 같아서 도움을 받고 싶어요
그냥 심호흡 하는 거랑 다른 데로 주의를 돌리는거..그게 지금 제가 하고있는 정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