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태보다는 뒷모습을 좀 유심히 본다
헤어질 때도 먼저 상대를 보내고서 돌아섰다 매번...
이쁘고 값나가게 치장을 해도 그랬다
뒷모습은 나의 실제를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안 뒤부터였다
관계의 줄다리기와 긴장은 진심과는 다른 공기로 숨어있다
그 얼굴의 정면이 뒷모습이다
쓸쓸한 무게나 외로운 강도가 그림자처럼 드러난다
구겨진 옷주름과 살아온 습관을 보여주는 체형의 한계가 정직하게 나이를 먹는다
어느 날 동네에서 본 엄마의 뒷모습
열심히 운동하시고 아직은 젊다를 위안으로 건강하게 사신다고 생각했는데
조용조용한 걸음걸이 뒤에 무거운 어깨가 부자연스러 보였다
엄마의 잔소리에 말대꾸를 하지 않은 건 그때부터였다
가장 깊은 생각과 바람을 뒷모습은 알고 있다
먼저 가..라고 말하는 건 나를 들키고 싶지 않은 소심함이 맞다
먼저 돌아 가더라도 몇 번씩 뒤돌아보며 상대를 살폈다
헤어짐이 아쉬운 게 아니라 그렇게 내 뒷모습에 대한 어색함을 가리는 거였다
문자 말미 항상 웃음 리모티콘을 습관적으로 붙여 보내는 것처럼...
허리 쏙 들어가고 어깨 떡 벌어진 뒤태보다
몸은 흘러내릴 망정 강하고 우아한 등이 있다
매사 결핍에 시달리는 나에겐 아직 불가능한 아름다움이다
호흡이 빠른 지나치게 당당한 걸음걸이는 두렵다는 증거...
호랑이나 사자에 매혹될 때가 있다
그 걸음걸이...
천천히 조용한 무게감이 눈을 부라리지 않아도 위엄을 준다
나의 목과 어깨는 뻣뻣한 활처럼 너무 당겨있다
의도된 자신감은 힘이 없다
민낯을 위해 화장을 하는 수고가 몸에도 따른다
갑자기 든 생각이지만 춘향전에서 몽룡이는 왜 "뒤태"를 보자고 했을까...
해부학적으로 보면 발목뼈나 쇄골의 형태만으로도 전체적인 균형을 짐작할 수 있단다
뒤태는...
총체적 정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