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마음의 사춘기

갱스브르 조회수 : 1,726
작성일 : 2014-09-10 18:08:41

사춘기는 한번 앓으면 끝나는 줄 알았다

성장의 내성이 혹독할수록 더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해서 나이와 상관없이 찾아오는 내면의 "손님"이 낯설어

변덕이거나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인 자학이겠지 했다

아마 나이값 못하는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했나 보다

어른이란 그렇게 참고 또 참고 일관된 의식을 가져야 폼도 나고 성숙해지는 거란 자기 믿음에 갇히는 거다

엄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가 아니구나..하는 때가 온다

나이 먹어도 늙어 꼬부라져도 맛있는 건 맛있다

여자 냄새가 사라질까 전전긍긍하고 젊음을 의식하는 순간 또 안다

늙었다는 것을...

저마다의 나이테가 다르다 보니 한줄 한줄 채우고 그 칸을 바꿀 때마다 맘의 요란한 부침을 겪는다

변덕과 집착이 고마움과 사랑이 어울리지 않는 조화를 부리며 정신을 어지럽게 한다

그렇게 이쁘고 욕심나던 옷이 어느 날 너무나 후지고 신경질이 난다

옷이 무슨 죄...

새옷을 입어도 몸에 돈을 갖다뿌려도 맘이 초췌하니 위로가 안 된다

그런 자기 위안을 빌미로 쓸어담은 온갖 빛나는 물질들은 오래지 않아 너덜너덜해지거나

방구석 서랍 끄트머리에서 굴러다니기 일쑤다

연휴가 지루하기도 했지만 막상 오늘이 끝이라 생각하니 별 특별한 일을 계획한 것도 아닌데

갑자기 일상의 팍팍한 바람이 부는 것만 같은 답답함이 온다

나이의 어느 고비를 넘고 있는가 보다

두서도 이유도 불분명한 화가 치밀고 그런 자신의 권태에 자조한다

생리전후 증후근이라는 이유도 밑천이 다했고

스트레스 때문에 맘에 여유가 없으니 명상을 해보라는 것도 뜬구름 잡는 얘기가 됐다

알면서 당할 수밖에 없는 게 무기력증이다

또렷하게 의식을 하면서도 움직이지 못하는 자신을 확인하는 것만큼 괴로운 일은 없다

우르르...

일가친척들이 빠져나간 주방엔 설거지가 쌓여있고

마루며 방이며 남의 머리카락과 먼지가 굴러다닌다

씩씩거리며 걸레질하고 지겹다고 혼잣말 하고 옥상에 올라가 보니 뭉게구름이 듬성듬성...

하늘은 너무나 다정하고 가볍다

미성숙한 자신을 발견하고 후회도 하고 발광도 하는 걸 자책하지 말아야 겠단 생각이 든다

늘상 그런 것은 아니니까

보고 싶었던 가족들이 돌아갔다고 홀가분해하는 건 그들이 미워서가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조렇게 이쁜 구름이 먹구름이 돼 하늘도 가끔 우르르 꽝꽝 성질내니 말이다

바람 한결에도 울고 웃는 사람의 마음을 가진 이상

울긋불긋한 사춘기는 어느 때고 또 찾아올 것이다

사춘기라는 이름을 풀어놔야 겠다

IP : 115.161.xxx.20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글도
    '14.9.10 6:09 PM (115.21.xxx.39)

    잘 쓰네...

  • 2. 명문이로세...
    '14.9.10 7:17 PM (110.14.xxx.144)

    '늙었다느것을...' 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18437 면보대신 종이호일 괜찮을까요? 6 2014/09/13 10,870
418436 외신, 원세훈 무죄판결이 왠 말인가? 2 light7.. 2014/09/13 1,265
418435 통돌이 세탁기 15키로, 16키로 차이 어느정도일까요? 5 .. 2014/09/13 5,619
418434 나보다 나이어린 오빠 와이프한테도 깍듯이 언니라고 불러야되는게 .. 9 호칭 2014/09/13 4,446
418433 형님이 제게 반말하는게 싫어요ㅜㅜ 30 엘사 2014/09/13 8,899
418432 사람 같은 표정 짖고, 행동하는 강아지. 9 우리강아지 2014/09/13 2,729
418431 대구사시는 분들 서문시장 어때요? 5 123 2014/09/13 2,589
418430 울 강아지가 다 컸다 싶었을 때 2 ㅎㅎ 2014/09/13 2,008
418429 제가 본 82에서 유일하게 안 까인 사람 25 .. 2014/09/13 13,571
418428 기본적인 매일 밥해먹기 배울 수 있는 강좌있나요 4 메리앤 2014/09/13 1,856
418427 디카 메모리칩 삭제 된거 복구 기능할까요? 5 민트초 2014/09/13 1,276
418426 삼성 갤럭시 알파 핸드폰 선전에서 구질구질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3 왜케 2014/09/13 1,846
418425 성격이 너무 못됐어요. 드럽고, 치졸하고ㅠ 7 성격 2014/09/13 3,116
418424 법원증인으로 오라는데 1 귀찮은데 2014/09/13 1,622
418423 이병헌 관련 추정 모델 인스타그램 29 aaa 2014/09/13 19,815
418422 손이 뜨거워요 3 ㅠ.ㅠ 2014/09/13 2,754
418421 홈쇼핑표 사골국 어떻게 처리할까요ㅠㅠ 9 야식왕 2014/09/13 3,888
418420 제주도 땅 중국인들 많이 매입한대요 13 제주도 2014/09/13 3,465
418419 재건축 지분 알아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4 급합니다. 2014/09/13 1,490
418418 슈퍼스타 k의 1 흐르는강물 2014/09/13 2,154
418417 조용필 씨 노래 찾는 거 도와주세요 8 헬프 2014/09/13 1,951
418416 중3아들 못봐주겠어요 10 지나 2014/09/13 3,932
418415 거품목욕 5 .. 2014/09/13 2,090
418414 김동진판사는 어찌..될까요?ㅠㅠ 6 ㅇㅇㅇ 2014/09/12 3,214
418413 대구, 구미 인근 분들 지킬과 하이드 뮤지컬 초대권 드립니다 1 민브라더스맘.. 2014/09/12 1,3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