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마음의 사춘기

갱스브르 조회수 : 939
작성일 : 2014-09-10 18:08:41

사춘기는 한번 앓으면 끝나는 줄 알았다

성장의 내성이 혹독할수록 더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해서 나이와 상관없이 찾아오는 내면의 "손님"이 낯설어

변덕이거나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인 자학이겠지 했다

아마 나이값 못하는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했나 보다

어른이란 그렇게 참고 또 참고 일관된 의식을 가져야 폼도 나고 성숙해지는 거란 자기 믿음에 갇히는 거다

엄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가 아니구나..하는 때가 온다

나이 먹어도 늙어 꼬부라져도 맛있는 건 맛있다

여자 냄새가 사라질까 전전긍긍하고 젊음을 의식하는 순간 또 안다

늙었다는 것을...

저마다의 나이테가 다르다 보니 한줄 한줄 채우고 그 칸을 바꿀 때마다 맘의 요란한 부침을 겪는다

변덕과 집착이 고마움과 사랑이 어울리지 않는 조화를 부리며 정신을 어지럽게 한다

그렇게 이쁘고 욕심나던 옷이 어느 날 너무나 후지고 신경질이 난다

옷이 무슨 죄...

새옷을 입어도 몸에 돈을 갖다뿌려도 맘이 초췌하니 위로가 안 된다

그런 자기 위안을 빌미로 쓸어담은 온갖 빛나는 물질들은 오래지 않아 너덜너덜해지거나

방구석 서랍 끄트머리에서 굴러다니기 일쑤다

연휴가 지루하기도 했지만 막상 오늘이 끝이라 생각하니 별 특별한 일을 계획한 것도 아닌데

갑자기 일상의 팍팍한 바람이 부는 것만 같은 답답함이 온다

나이의 어느 고비를 넘고 있는가 보다

두서도 이유도 불분명한 화가 치밀고 그런 자신의 권태에 자조한다

생리전후 증후근이라는 이유도 밑천이 다했고

스트레스 때문에 맘에 여유가 없으니 명상을 해보라는 것도 뜬구름 잡는 얘기가 됐다

알면서 당할 수밖에 없는 게 무기력증이다

또렷하게 의식을 하면서도 움직이지 못하는 자신을 확인하는 것만큼 괴로운 일은 없다

우르르...

일가친척들이 빠져나간 주방엔 설거지가 쌓여있고

마루며 방이며 남의 머리카락과 먼지가 굴러다닌다

씩씩거리며 걸레질하고 지겹다고 혼잣말 하고 옥상에 올라가 보니 뭉게구름이 듬성듬성...

하늘은 너무나 다정하고 가볍다

미성숙한 자신을 발견하고 후회도 하고 발광도 하는 걸 자책하지 말아야 겠단 생각이 든다

늘상 그런 것은 아니니까

보고 싶었던 가족들이 돌아갔다고 홀가분해하는 건 그들이 미워서가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조렇게 이쁜 구름이 먹구름이 돼 하늘도 가끔 우르르 꽝꽝 성질내니 말이다

바람 한결에도 울고 웃는 사람의 마음을 가진 이상

울긋불긋한 사춘기는 어느 때고 또 찾아올 것이다

사춘기라는 이름을 풀어놔야 겠다

IP : 115.161.xxx.20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글도
    '14.9.10 6:09 PM (115.21.xxx.39)

    잘 쓰네...

  • 2. 명문이로세...
    '14.9.10 7:17 PM (110.14.xxx.144)

    '늙었다느것을...' 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2007 결혼할 여친을 데리고 오는데 굳이 "실용적인".. 9 이해안감 2014/09/30 2,883
422006 GS 홈쇼핑 사이트에서 책을 주문했는데... ... 2014/09/30 464
422005 요즘 어떤 과자 드세요? 14 과자 2014/09/30 2,705
422004 제가 영어를 잘했던 비결...ㅎㅎ 37 비법? 2014/09/30 19,134
422003 설렁탕 한달전에 냉동보관한거 먹어도 될까요? 2 아이구 2014/09/30 863
422002 DKNY 싱글 노처자들 컴온 16 싱글이 2014/09/30 1,281
422001 양배추로 물김치 비슷한거 만들수 있나요? 3 물김치 2014/09/30 762
422000 부모님 요양원에 모신분들 도움 부탁드려요 6 아버님 생신.. 2014/09/30 2,437
421999 유통기한지난 치약이 많은데 다른용도로 쓰는데있을까요? 8 치약 2014/09/30 2,745
421998 朴대통령 "약속·맹세 어디로 갔나"..정치권 .. 5 참맛 2014/09/30 1,201
421997 남산 타운 어떤가요? 8 이사가고싶어.. 2014/09/30 3,214
421996 "잘 헤어져 주는 사람을 만나야 된다"이렇게 .. 13 어렵다 2014/09/30 3,090
421995 전세금이 너무 올랐어요... 2 .... 2014/09/30 1,965
421994 꽃뱀제조방법 1 2014/09/30 953
421993 별거아닌데...게시글에 아가씨, 도련님...호칭은 안 쓰셨으면 .. 9 .... 2014/09/30 1,186
421992 홈쇼핑보험어떤가요,? 1 보험문의 2014/09/30 661
421991 아파트 고를때 어떤걸 보고 결정해야 할까요? 6 내집 2014/09/30 2,255
421990 서울 경기 인천에서 물 깨끗한 수영장이 어디일까요 16 dfo 2014/09/30 3,924
421989 박그네...애비만을 위한 정치. 7 닥시러 2014/09/30 993
421988 요즘 왜이러는지,,,,ㅜㅜ dbsal3.. 2014/09/30 429
421987 아빠랑 딸이 사이 안좋으면 비정상맞죠? 5 2014/09/30 2,267
421986 고귀하신 cj 대한통운 상담원님이랑 통화하려면 대체 6 ㅡㅡ 2014/09/30 25,335
421985 소녀시대..소시... 18 무념무상 2014/09/30 12,661
421984 다이어트 보조제 갑은 뭔가요? 1 복부비만 2014/09/30 930
421983 융자 이정도 있는 반전세 아파트 괜찮을까요? 궁금이 2014/09/30 1,2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