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남이 보기엔 힘이 좋아보이나봐요.
하기야 여태 종종거리면서 일하고 있으니 그렇게들 생각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저는 정말 내가 많이 늙었구나 싶어요.
특히나 추석같은 명절 앞두고는 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예전엔 그렇게 바삐 일하면서도 애들에게 명절 기분 내게 하고 싶어서
멥쌀 불려서 방아간에 가서 빻아서 송편만들고
남편보고 솔잎 뜯어오라고 해서 씻어두고
(실제로는 남편이 늘 잣잎만 뜯어오더라구요,ㅠㅠ)
소고기전, 생선전, 동그랑땡, 두부전, 배추전, 야채전, 녹두전....
잡채도 하고 각종 나물에.
갈비찜도 하고 토란국도 하고.
이렇게 명절기분 내면서도 직장일 정말 열심히 했어요.
또 가족과 함께 여행갈 때도 나름 조사하고 준비하고 했거든요.
그런 준비과정 또한 실제 여행 못지않게 즐거웠구요.
그런데 이젠 그냥 다 귀찮아요.
그냥 집 청소하고 빨래하고,
요리도 있는 재료로 음식해먹는 것만으로도 벅차네요.
뭐 꼭 해야할 명절음식만 마지못해 하고 말이예요.
사실은 이번 명절에는 모처럼 해외여행을 가요.
그런데 지금 짐도 안 싸놓고 이러고 있네요.
뭐든지 해도 예전만큼 흥도 안나고 힘은 배로들고 그러네요.
내가 진이 빠진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