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으로 남편은 참 좋은 사람입니다.
저에게만 좋은 남편이 아니라 주변 모두에게 호인으로 통하죠.
그런데 저는 옛감정에 사로잡혀 한번씩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남편을 몰아부칠 때가 있어요.
시댁 관련 일로 남편으로써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보니
제 화의 원인제공을 다 남편에게 돌린다고 할까요.
법륜스님께서는 저같은 사람들에게 조언을 주시길.. 과거는 잊어라..
하지만 머리로는 그게 맞다 싶으면서도 맘으론 용서가 안됩니다.
지금에 와서야 남편도 완벽한 사람은 아니니 충분히 그럴 수 있었겠다 싶으고
내 상처는 내가 만든거지 남편이 직접 준것도 아닌 걸 알지만
유일하게 믿고 의지하던 사람이라 한번씩 슬프네요.
신랑도 알고보면 부모 일찍 여의고 불쌍한 사람..
능력도 없고 돈도 없는 오십세 남자는 재혼도 어려울 것 같아 버리지도 못하겠습니다.
이젠 나이가 드니 몸도 여기저기 고장이 나기 시작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가끔 남편의 성품이나 성실함만 보고 와서 잘 살아 줄 좋은 여자 하나 구해주고
저는 멀리 도망가고 싶다는 상상을 하네요.
주변에 남편 또래 이혼남..
이혼한지 몇달인데 벌써 후회하는 걸 보니 더 그렇습니다.
그사람은 혼자 되어도 늘 오시는 엄마도 있고 누나도 있고 돈도 있는데
우리 남편은 부모도 돈도 챙겨 줄 사람도 없는 그야말로 가난한 독거남 신세.
저는 제 감정은 둘째고 아이들 때문이라도 남편이 그리 되기를 원치 않네요.
그럴려면 제가 아픈 과거를 잊어야 이 문제가 해결이 될 것 같은데
혹시 아픈 과거를 잊는 좋은 방법 알고 있으시면 좀 알려주세요.
진심 남편을 미워하고 싶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