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1년이 지났고 결혼 전, 후 시댁과의 이런저런 일들로 현재 병원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남편이 차단해준다고 하기는 하는데 워낙에 효자라 그것도 한계가 있고 눈치가 보이네요.
저에게 하신건 서서히 잊혀지기도 하고 남편이 잘해줘서 위로가 되는데 저희 부모님을 무시하시고 신행 후 시댁에 저희 부모님과 저, 남편이 함께 가는데 한 20분 늦는다고 했더니 그 친척들 다 계시는데 '미친 또라이들' 이라고 하셨다네요.
(이 얘기는 지금은 이혼하신 형님과 저희 시숙도 들으신 얘기고 남편이 본인 형수에게 확인도 했습니다. )
이런 저런 일들이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저희 아버님은 도시에서 공무원으로 재직 중이십니다. 그런데 시아버님은 결혼 전부터 공무원들은 돈을 잘안쓰니 결혼은 본인 아는 사업하는 분 딸과 하라고 종용 하셨습니다. 저희 아버지 대학나오셔서 굉장한 고위공무원은 아니시지만 그 연세에 맞는 직책에 계시고 존경스러운 분이세요. 집안일은 항상 같이 해야된다고 전업주부인 어머니 김장하실때나 명절때 항상 장보는것부터 다 도와주시구요.
결혼 전 제가 직장생활하며 모은돈과 친정에서 보태주신 2억 가량의 돈 그리고 남편이 모아둔 돈 8천만원 정도 보태서 집도 장만했습니다. 시댁에서는 도와주신거 하나 없으세요. 안도와주셔서 서운한게 아니라 예단까지 능력껏 해갔는데 저희 부모님께 수고하셨다는 말 한 번 하신적이 없으세요. 그게 괜히 서운합니다.
아무튼 병원에서 저희 친정부모님이 오셔서 제 상태를 아시고 옆에서 도움이 되주셔야 한다고 하는데 차마 시집가서 정신과 다닌다는 말까지 못해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엄마께만 살짝 말씀드렸는데 엄마는 속이 말이 아니신지 반쯤 앓아 누워계세요.
남편이 전화했는데 안받았다고 하는걸로 미루어 볼 때 남편에게도 서운한 마음이 많이 드시나봐요.
이런 와중에 추석이라고 시댁가서 도리하고 올 자신이 없네요. 남편은 제가 내키지 않으면 가지 말라고 합니다.
그런데 진심은 모르겠어요...
시댁 사정을 좀 말씀드리면 저희 시댁은 시골이라 큰집, 작은집이 모여사세요. 그래서 친척들끼리 교류도 많고 명절날 인사 드리러 여러집을 다닙니다. 제사는 큰집에서 지내는데 큰집 형님도 다른 지역에 사셔서 음식준비 하는 날 오후 쯤 오세요.
작년까지는 손윗형님(남편이 2남 중 막내예요)과 함께 했는데 올해 초 형님이 이혼을 하셨어요. 남겨진 4살배기 조카는 어머님이 키우십니다. 친척분들은 아직 형님이 이혼한지 모르는 눈치예요. 그래서 제가 혹시나 일 핑계대고 추석에 안가면 어머님댁 며느리 아무도 안오는 거니까 아마 굉장히 역정 내실듯 해요.
제 마음 편하자고 안가자니 뒷통수가 따갑고, 그렇다고 가자니 그 많은 시댁 식구들과 살부비며 1박 2일 있는 시간이 고통이고 힘들꺼 같습니다.
저 정말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