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가 제주도를 거쳐 한반도를 관통하던 지난 12일 저녁 노무현 대통령 부부가 아들,딸 부부를 비롯해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 및 김세옥 경호실장 부부 등과 함께 뮤지컬을 관람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자민련 정우택 의원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자치부 국정감사에서 허성관 행자부 장관을 상대로 관련 내용의 사실확인을 요청하면서 공개됐다.
이에 대해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지난 12일 오후 6시부터 서울 성북2동 삼청각에서 권양숙 여사 및 아들 딸 내외,문 실장과 김 실장 부부 등과 함께 뮤지컬 ‘인당수 사랑가’를 관람한 뒤 외부에서 식사했다”면서 “대통령 부속실이 추석연휴 일정으로 준비한 것”이라고 확인했다.
노 대통령이 뮤지컬을 본 시각은 태풍이 제주도를 강타한 뒤 경남 사천 해안에 상륙한 시점이었으며 같은 날 오후 4시부터 관계공무원들은 3단계 비상근무에 들어간 상태였다.
한나라당 박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통령으로서 기본자세가 결여된 행동으로 국민들은 배신감을 느낀다”면서 “긴급재난대책 수립이 요구되고 있는데도 대통령의 기본책무를 포기한 것으로 진지한 반성과 사과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장전형 부대변인도 “재해관련 공무원들이 비상근무를 하고 있던 시기에 대통령이 연극을 관람한 것은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다”며 “청와대는 수재민들에게 어떤 형식으로든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용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