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지하철에서 할머니께 자리 양보를 해드리고...^^

...... 조회수 : 1,618
작성일 : 2014-08-29 14:40:00

전 버스든,지하철이든 대중 교통을 타면 늘 불안함을 느껴요.

제가 조그맣고 인상이 순해보이니 만만해서인지 빈자리가 많이 나도 꼭 제 옆에 앉고 어르신들은 더 젊은 애들 놔두고

제가 자리 양보하길 바라시죠.

한번은 잠이 깜빡 들었다가 깼는데 하필 그순간 할머니 한분이 제 앞에 딱 서시더니 요즘 젊은 것들은 양보를 모른다느니

하면서 뭐라고 하시는데 잠결인데다 인상도 무섭고 사람들이 쳐다보는것 같아서 창피하길래 얼른 자리를 비키고 다른 칸

으로 옮겨갔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제 옆에는 저보다 더 젊은 애들이...ㅠㅠ

암튼 이런 일을 겪다보니 차라리 서서 가는게 편하다 싶어서 왠만하면 맘편하게 서서 가요.

그런데 오늘 언니랑 오랫동안 걸어다녀서 발도 아프고 해서 자리가 났길래 얼른 앉았어요.

몇 정거장을 편하게 갔는데 제 앞에 서있는 언니 뒤로 머리가 고운 백발의 할머니가 손잡이를 잡으시고 주위를 둘러 

보시는게 보이는거에요.

백발의 머리칼을 보니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자동으로 일어섰어요.

앉으시라고 하니 고맙다고 하시며 앉으시는데 제가 갖고 있던 종이 가방을 들어주시더군요.

무거우니 그냥 바닥에 놓고 다리 사이에 놔두시면 된다고 했는데도 굳이 손으로 잡고 계셨어요.

그리고 자리가 나나 않나나 주위를 자꾸 둘러보시는데 저한테 미안해 하시는게 느껴지는거에요.

자리가 나기 무섭게 저보고 앉으라고....

내리실때도 다시 한번 고맙다고 하시면서 내리시는데 제가 더 감사하더라구요.

머리도 곱게 백발이 되셨고 인상도 아주 좋으셨고 정말 곱게 나이드신 분이구나 알겠더군요.

저런 분이라면 내 다리가 아무리 아파도 백 번,천 번 양보해 드릴 수 있어요.

젊은것들이 양보를 모른다고 큰소리 치던 할머니는 인상도 참 입처럼 거칠고 사나웠는데 고맙다고 하시던 할머니는 마음

씨처럼 인상도 좋고 고우셨어요.

나도 저렇게 곱게 늙어야겠다 생각했네요.ㅎ ㅎ

오랫만에 기분 좋은 분을 만나서 정말 마음 따뜻한 하루가 될것 같아요.

이런 분들이 더 많아지는 세상을 꿈꾸며... 

      

IP : 14.33.xxx.3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꼴저꼴
    '14.8.29 2:56 PM (14.32.xxx.97)

    보기도 싫고 당하기도 싫어서 앞쪽에 자리 있어도 무조건 맨 뒤로 가서 앉아요.

  • 2. ㅎㅎㅎ
    '14.8.29 3:04 PM (183.99.xxx.14)

    저도 같이 흐뭇해지네요.

    아마 쌈닭 츠자가 늙어 쌈닭 할매 되고
    매너 좋은 츠자가 늙어 고운 할머니 되지 않겠어요?

  • 3. ...
    '14.8.29 3:32 PM (223.62.xxx.66)

    제가 언뜻 보면 젊어보이는지 제앞으로 굳이들 오시는거에요~얼마전엔 안쪽에 앉은 딸에게 엄마도 낼모레가 오십이라 다리 아프다.큰소리로 말했더니 너무 실망하고 가시던데요~젊어도 다리 아플수 있고 애들도 아픈날 있을수도 있잖아요.아까운 애들에게 싫은 소리 좀 하지 말면 좋겠어요~대선과 세월호 이후에 노인은 너무 많이 보이고 애들은 너무너무 아까워요~

  • 4. 나무
    '14.8.29 3:40 PM (39.7.xxx.214)

    무조건 쌩까요...
    대선 이후로 계속 그래요..

  • 5. 하이디라
    '14.8.29 10:47 PM (220.76.xxx.241)

    사람들이 생긴대로 논다는 말이있어요 생긴것도 험하고 못배워서 무식하고
    바로그런대서 표가나고 생긴대로 노는거예요 생까세요 늙은것이 자랑인가
    젊을때 돈잘벌어서 자가용타고다니지 왜 버스에서 생긴대로 놀고있어
    몆년지나면 여기저기 늙은이 천지가 될거유 큰일이여 자리가있으면 앉는거고
    없으면 그만이지 염치도좋아요 그렇게늙지는말아야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16619 뉴욕타임스 광고하는거..한번에 모아서 누가 입금하면 안될까요? 12 dd 2014/09/12 971
416618 시사통 김종배입니다[09/12am] 원세훈 판결...탈상식도 유.. lowsim.. 2014/09/12 568
416617 요즘 매일 악몽을 꾸네요... 1 악몽 2014/09/12 885
416616 익스텐션 식탁의 단점이 뭔가요?? 9 8인용식탁.. 2014/09/12 5,199
416615 반려동물장례관련 6 ㅠㅠ 2014/09/12 1,599
416614 결명자차 추천하시는 브랜드 있나요? 2 소리소문없이.. 2014/09/12 1,216
416613 80년대 댄스곡 SAY YOU NEVER - YOU'RE MY .. 2 7080 2014/09/12 1,037
416612 마흔 넘어서 옆광대 수술 6 소호 2014/09/12 4,199
416611 NYT, 원세훈 판결, 박근혜 정치적 부담 줄이기 위한 것? 4 light7.. 2014/09/12 1,138
416610 소변보고 닦으시나요? 36 소변 2014/09/12 21,056
416609 아끼는데 저축금이 안늘어요 15 ***- 2014/09/12 5,814
416608 혹시 한글문서 작성에서 글자수 세는 법 아시는 분(급질) 4 ㅇㅇㅇ 2014/09/12 1,379
416607 부모에게 받은 상처는 어떻게 극복해야할까요? 12 육아중 2014/09/12 7,401
416606 목 늘어난 티셔츠가 드레스로 ~ 3 후줄근티셔츠.. 2014/09/12 2,144
416605 장산곶과 백령도, 그 사이에 인당수가 있다 1 스윗길 2014/09/12 812
416604 박 대통령, 24일 취임 후 첫 유엔총회 기조연설 브낰 2014/09/12 615
416603 선거 때 정치개입이 선거법 위반 아니라니 6 샬랄라 2014/09/12 923
416602 성시경 연애하나봐요. 65 셜록 2014/09/12 49,981
416601 아이 둘 이상 키우는 분들 38 돼지대첩 2014/09/12 4,607
416600 bmw730 과 아우디 a7중 선택하라면 12 차고민 2014/09/12 7,617
416599 뽀빠다림질판 구매처 알고싶어요 3 그레이 2014/09/12 1,469
416598 놀이터에서 아이가 맞는 경우... 16 속상해라.... 2014/09/12 3,613
416597 20년된 아파트 붕괴위험으로 주민대피명령 6 ㄷㄷㄷ 2014/09/12 4,190
416596 여군특집보니, 김소연씨 참 사람 괜찮네요 4 시민 2014/09/12 5,582
416595 UN총회 참석 박근혜 비판 NYT 3차 광고 실린다 6 샬랄라 2014/09/12 1,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