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지하철에서 할머니께 자리 양보를 해드리고...^^

...... 조회수 : 1,541
작성일 : 2014-08-29 14:40:00

전 버스든,지하철이든 대중 교통을 타면 늘 불안함을 느껴요.

제가 조그맣고 인상이 순해보이니 만만해서인지 빈자리가 많이 나도 꼭 제 옆에 앉고 어르신들은 더 젊은 애들 놔두고

제가 자리 양보하길 바라시죠.

한번은 잠이 깜빡 들었다가 깼는데 하필 그순간 할머니 한분이 제 앞에 딱 서시더니 요즘 젊은 것들은 양보를 모른다느니

하면서 뭐라고 하시는데 잠결인데다 인상도 무섭고 사람들이 쳐다보는것 같아서 창피하길래 얼른 자리를 비키고 다른 칸

으로 옮겨갔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제 옆에는 저보다 더 젊은 애들이...ㅠㅠ

암튼 이런 일을 겪다보니 차라리 서서 가는게 편하다 싶어서 왠만하면 맘편하게 서서 가요.

그런데 오늘 언니랑 오랫동안 걸어다녀서 발도 아프고 해서 자리가 났길래 얼른 앉았어요.

몇 정거장을 편하게 갔는데 제 앞에 서있는 언니 뒤로 머리가 고운 백발의 할머니가 손잡이를 잡으시고 주위를 둘러 

보시는게 보이는거에요.

백발의 머리칼을 보니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자동으로 일어섰어요.

앉으시라고 하니 고맙다고 하시며 앉으시는데 제가 갖고 있던 종이 가방을 들어주시더군요.

무거우니 그냥 바닥에 놓고 다리 사이에 놔두시면 된다고 했는데도 굳이 손으로 잡고 계셨어요.

그리고 자리가 나나 않나나 주위를 자꾸 둘러보시는데 저한테 미안해 하시는게 느껴지는거에요.

자리가 나기 무섭게 저보고 앉으라고....

내리실때도 다시 한번 고맙다고 하시면서 내리시는데 제가 더 감사하더라구요.

머리도 곱게 백발이 되셨고 인상도 아주 좋으셨고 정말 곱게 나이드신 분이구나 알겠더군요.

저런 분이라면 내 다리가 아무리 아파도 백 번,천 번 양보해 드릴 수 있어요.

젊은것들이 양보를 모른다고 큰소리 치던 할머니는 인상도 참 입처럼 거칠고 사나웠는데 고맙다고 하시던 할머니는 마음

씨처럼 인상도 좋고 고우셨어요.

나도 저렇게 곱게 늙어야겠다 생각했네요.ㅎ ㅎ

오랫만에 기분 좋은 분을 만나서 정말 마음 따뜻한 하루가 될것 같아요.

이런 분들이 더 많아지는 세상을 꿈꾸며... 

      

IP : 14.33.xxx.3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꼴저꼴
    '14.8.29 2:56 PM (14.32.xxx.97)

    보기도 싫고 당하기도 싫어서 앞쪽에 자리 있어도 무조건 맨 뒤로 가서 앉아요.

  • 2. ㅎㅎㅎ
    '14.8.29 3:04 PM (183.99.xxx.14)

    저도 같이 흐뭇해지네요.

    아마 쌈닭 츠자가 늙어 쌈닭 할매 되고
    매너 좋은 츠자가 늙어 고운 할머니 되지 않겠어요?

  • 3. ...
    '14.8.29 3:32 PM (223.62.xxx.66)

    제가 언뜻 보면 젊어보이는지 제앞으로 굳이들 오시는거에요~얼마전엔 안쪽에 앉은 딸에게 엄마도 낼모레가 오십이라 다리 아프다.큰소리로 말했더니 너무 실망하고 가시던데요~젊어도 다리 아플수 있고 애들도 아픈날 있을수도 있잖아요.아까운 애들에게 싫은 소리 좀 하지 말면 좋겠어요~대선과 세월호 이후에 노인은 너무 많이 보이고 애들은 너무너무 아까워요~

  • 4. 나무
    '14.8.29 3:40 PM (39.7.xxx.214)

    무조건 쌩까요...
    대선 이후로 계속 그래요..

  • 5. 하이디라
    '14.8.29 10:47 PM (220.76.xxx.241)

    사람들이 생긴대로 논다는 말이있어요 생긴것도 험하고 못배워서 무식하고
    바로그런대서 표가나고 생긴대로 노는거예요 생까세요 늙은것이 자랑인가
    젊을때 돈잘벌어서 자가용타고다니지 왜 버스에서 생긴대로 놀고있어
    몆년지나면 여기저기 늙은이 천지가 될거유 큰일이여 자리가있으면 앉는거고
    없으면 그만이지 염치도좋아요 그렇게늙지는말아야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7213 그전부터 궁금한 게 있었는데요 무당이 작두 타는 건 무슨 능력인.. 21 가을비 2014/10/20 24,769
427212 한달에 일키로 빼도 살 처질까요? 3 ㅇㅇ 2014/10/20 1,489
427211 2014년 10월 20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세우실 2014/10/20 442
427210 안쓰는 골프채나 스키장비 같은 거는 어떻게 버려야하나요? 4 질문 2014/10/20 1,816
427209 못 쓰고 안 쓰는 식용유 어디다 버려요? 4 화양 2014/10/20 2,419
427208 아파트 윗집에서 나는 소음 6 소음 2014/10/20 2,856
427207 김현희와 김하영 - 대선의 공신들 1 이제는 2014/10/20 946
427206 82가 좋은 낚시터인가봐요. 2 ... 2014/10/20 649
427205 발레 공연에 적합한 복장은.... 1 여행자 2014/10/20 2,919
427204 기도 부탁드려요 5 기도 2014/10/20 1,174
427203 17금?) 여성분들은 남자가 처음이라고하면..? 8 남동진네 2014/10/20 4,690
427202 참아야될까요? 7 ... 2014/10/20 2,473
427201 백화점에서 산 버버리백이 불량이네요 3 어이없음 2014/10/20 2,711
427200 김혁건씨..... ........ 2014/10/20 765
427199 뉴질랜드, 호주 가는데 공항에서 컵라면, 커피믹스 반입되나요? 8 질문 2014/10/20 12,801
427198 세상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사람 17 분무 2014/10/20 12,035
427197 홍콩 시위에도 시위대에 소리지르는 친중시위대가 있네요 ㅋㅋ 3 ... 2014/10/20 661
427196 집에서 혼자할수 있는일 있을까요? 11 1243 2014/10/20 4,229
427195 비누를 만들어 쓰면 좋은가요? 14 .. 2014/10/20 2,400
427194 다른집 강아지도 이럴때 있나요 27 Anb 2014/10/20 2,754
427193 디올 립글로우 쓰고 있는데.. 다 쓰고 나면 참 아깝네요. 50 재활용 2014/10/20 18,457
427192 미국이 별로라서 왔는데 다시 미국가야겠어요. 19 .... 2014/10/20 5,422
427191 화장품 샘플이랑 가격할인 뭐가 더 좋으세요? 3 화장품 2014/10/20 1,166
427190 '눈먼 자들의 국가' 베스트 셀러에 오르다 3 구매와기부가.. 2014/10/20 1,456
427189 서울대공원 여직원은 용감한겁니다 3 성추행 2014/10/20 2,8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