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전날인 4월 15일 오후, 인천부두에서 세월호에 화물을 싣는 장면이다. 빠른 속도로 재생했다. 눈 짐작으로도 10미터는 훌쩍 넘는 화물차들이 화물을 그득그득 싣고 우현 선미 램프를 통과해 배 안으로 들어간다. 유류 트레일러로 보이는 커다란 차들도 뒤따른다. 한 대 두 대 세 대...... 들어갈 때마다 배가 좌우로 출렁이면서 물 속으로 쑥쑥 꺼진다. 방청석에서 헉 소리가 나온다.
짧은 재생 구간에만 대형 화물차가 열 대 이상, 승용차는 많아서 세지 못했다. 증인으로 나온 회사의 물류 담당자는 적재 한도가 얼만지도 몰랐다고 한다. 만재흘수선보다 배가 가라앉으면 평형수를 빼서 흘수선까지 다시 뜨게 하여 규정을 피했다. 사고 당일 안개 때문에 출항을 포기하려다 안개가 걷히자 부랴부랴 차를 실었고, 시간이 없어 고박은 '대충' 했다고 한다. 그렇게 세월호는 적재 기준을 두 배 이상 초과한 짐을 싣고 출항했다.
그런데 이런 상태로 배가 출항하는데도 항만청은 뭐했나? 해경은? 그들을 관리해야 할 해수부는? 해운업자들로부터 로비성 정치후원금을 받은 여야 정치인들(대표적으로 김무성, 황우여)은 이런 사태에 책임이 없나? 지금 사법부는 '현장에 있던 자들'을 잡아 족치는 중인데, '현장에 없는 자들'도 끌어내야 한다. 특별법이 만들어지면 무서워할 이들이 바로 그들이다. 그래서 저렇게까지 막으려 하는 거겠지.
출처 오준호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