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
남편은 올 상황이 못되서 저 혼자 아이들을 데리고 와 있습니다.
제 직장에서 1년 연구년을 허락해줘서요.
지금 한달 되었는데요.
하루하루가 다이나믹 스펙터클 영화를 찍는 것 같아요.
한국서 들어갈 집과 살림, 차를 미리 계약하고
들어갔는데 날짜가 좀 안맞아 15일 정도를 숙소를 전전하며
지내가 겨우 들어가서 운전면허 따고 이제 겨우 적응하고 있는데
한달이 참 다이나믹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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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동안 큰 애는 중등인데 근처 가까운 놀이동산에 갔다가 벌에 쏘였어요.
응급 출동 서비스가 출동하고 다리 마비되는 것 같다고 자기 독에 쏘였으니 죽는거냐고???
영어로 뭐라 열심히 떠드는데 잘 알아듣지도 못하겠고
어쨌든 괜찮을거다 라는 말.
다리가 붓다가 좋아지긴 했지만 미국 데려와서 어찌 되는 줄 알고 심장 마비 오는 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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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는 동물을 엄청 좋아해요.
나무같은데 들어가서 벌레 만지고 거미며 개미며 아주 만져대는데
어느 날에는 온 몸에 두드러기, 벌레 물림이 있는거에요.
여기가 집 뒤에 사슴이 매일 출현하는 그런 시골이거든요.
원래도 벌레가 엄청 잘 무는, 다섯 식구 자면
걔만 무는 그런 아이인데 미국 병원의 어마무시한 소리를 들어서
가기도 겁났는데 어쨌든 연고하나, 마시는 약 하나 처방해주더니
125달러. 물론 보험처리가 될 걸로 믿지만(안되면 ㅠㅠ)
한국 의료가 정말 좋아요. 온몸을 긁어대는 2주동안 연고 두 통이 모자를 정도로 바르고 또 바르고.
깜짝 놀랐죠. 긁으면 피나서 밴드를 몇 통 썼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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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은 한국서 운전한지 15년, 고속도로 50분 거리를 주 4일은 출퇴근 하면서
지낸지라 어렵지 않을줄 알았는데 미국 운전규칙이 달라서 간 첫날 차 운전하며 욕 엄청먹고.
어느 날은 아이들 뒤에서 떠들어대니 고속도로 일방통행로 들어갔다가 대형사고 날뻔.
차를 팔았던 분이 타이틀(차 소유증?)을 분실해서 바로 전해주지 못하고 한국을 갔고
재발급 신청을 해놓고 간터라 소유가 아직 제걸로 등록도 안된 차라 사고나면 큰 일이라
정말 깜딱....놀랐죠. ㅠㅠ 아이들 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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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나이가 중등 초등, 프리스쿨 모두 걸쳐 있어서
입학하는데 서류 쓰는게 큰애는 25장, 초등은 그 반, 프리스쿨은 그 반의 반이더라구요.
똑같은 부모 이름, 주소 전화번호를 수십번 쓰게 하는데
하여튼 뭐든 서류로 일을 하는지 항상 서류를 엄청나게 주네요.
저 초대한 직장에도 귀국 등록, 내 status 등록하는데 엄청나게 서류 써서 내라고 해서
영어도 잘 안되는데 서류만 수십장 쓰느라 죽을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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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후라이팬에 치킨너겟 튀겨주려고 전기버너에
올려놨는데 아이들이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하는바람에
잠시 정신줄 놨다가 후라이팬에 불붙어서 불쇼하고
온 집에 가득찬 연기때문에 화재경보 알람 울려서
동네 민폐끼치고. 애들하고 연기 빼느라 진땀빼다 12시 넘어 잠듦...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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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겠다고 할 수 있다고 데려온 걸 누구에게 탓할 수도 없고.
이제 스펙터클한 일들은 더이상 안일어났음 하는 바램....
그래도 아이들이 아직까지는 건강해서 다행이고 저도 탈 안나야 할텐데....
잘 지내봐야죠. 아들 우아하게 키우시는 분들 존경합니다.
외국서 남편 없이 아이들 키우시는 분들도 더불어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