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부장판사 "딸 잃은 아비가 스스로 죽게 할 순 없다"

작성일 : 2014-08-25 16:59:56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113498

 

 

문유석 인천지방법원 부장판사(46)는 24일 <중앙일보>에 기고한 글 '딸 잃은 아비가 스스로 죽게 할 순 없다'를 통해 자신도 딸아이가 네달때 고열로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 "태어나서 이보다 무서운 순간은 없었다"면서 "이때 기억을 유민이 아버지의 움푹 파여 뼈만 남은 다리와 나뭇가지처럼 앙상한 팔 사진을 보며 다시 떠올렸다"고 밝혔다. 

문 부장판사는 "딸아이가 시퍼런 물속에 잠겨 가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아비의 심정은 차마 상상할 수조차 없다"며 "우리 조국의 수도 한가운데서 그 아비가 하루하루 죽음을 향하여 가고 있는 것을 온 국민이 지켜보아 왔다. 넉 달 전 우리 모두는 한마음이었다. 아이를 잃은 부모의 마음이었다. 그때 무슨 여야의 구분이 있었을까. 모두가 같이 울었고 같이 분노했다. 그런데 지금 누구는 스스로 죽어가고 있고, 누구는 그 옆에 와서 빨리 죽어버리라고 저주하고 있다. 왜 우리는 여기까지 왔을까"라고 탄식했다.

그는 "넉 달 전 우리 모두는 한마음으로 이런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원인을 밝히자고 동의했다. 그런데 한낱 원인을 밝히는 ‘방법’에 대한 세세한 의견 차이 때문에 한 아비가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다. ‘원칙’을 훼손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정부여당 주장을 거론한 뒤, "그러나 같은 것을 같게, 다른 것을 다르게 하는 것이 정의다. 원칙을 생명으로 하는 법도 꼭 필요한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눈앞에서 자기 아이들이 산 채로 숨져 가는 것을 집단적으로 장시간 지켜봐야 했던 사건"이라며 "어느 나라의 법률가든 이런 경우 혹시나 모를 후속 비극의 방지를 최우선적 목표로 보고 예외적인 절차적 배려를 할 것"이라고 단언하면서 거듭 '예외'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넉 달 전 모두가 공유했던 마음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분명히 서로 대화할 여지가 있을 것이다. 모든 비본질적인 논쟁은 치우고, 한 가지 질문에 집중하자"며 "딸아이를 그렇게 잃은 아비가 스스로 죽어가는 것을 무심히 같이 지켜보기만 한 후 이 사회는 더 이상 ‘사회’로서 존립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주말에 올라온 문 부장판사 글은 SNS틀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이미 정상적 사회가 아닌..우린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까요", "문 판사같은 이가 있다니 얼마나 다행인지...모든 건 상식에 기초합니다"라는 댓글이 붙는 등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IP : 175.212.xxx.244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제 생각이
    '14.8.25 5:24 PM (203.247.xxx.210)

    이상한 게 아니었네요

  • 2. 절대적으로
    '14.8.25 5:53 PM (220.86.xxx.179)

    아마 정상적인 법조계 인사라면 문 판사님같은 생각일 겁니다.
    정신 이상자들이 판을 치니 정상인이 미치광이처럼 살아야 하는건데
    가끔 용기있는 정상인이 계시긴 하네요

    특별법이든 유족 중심의 진상 조사단이든 빨리 나서서 안하다 결국 자식 수장시키고 본인은 굶어 피 토하고 죽는 희대의 살인귀들 나오는 국가라면... 누군지는 말 안하겠음.

  • 3. 동감합니다
    '14.8.25 5:56 PM (1.242.xxx.87)

    자식의 죽음 앞에 여야가 왠말이며 진보와 보수가 왠말이랍니까.
    따뜻한 피를 가진 인간이라면 누구나 다같이 유가족을 보듬고 도와주고
    미래의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진상 규명하고 바른 사회를 만들도록 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 아닌가요.

  • 4.
    '14.8.25 6:52 PM (125.186.xxx.25)

    개념판사네요

    다들 저렇게 생각하는게 정상이죠

  • 5. 행복하고 싶다
    '14.8.25 6:53 PM (39.7.xxx.197)

    지도층 인사라는 말을 쓰도 되는 분이시네요
    많은 지식이 필요한 게 아니지요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을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ᆞ가르쳐줄수도 없는 그 어쩌지 못하는슬픈 마음을 같이 느낄수 있지 않겠어요?
    원칙을 생명으로 하는 법도 필요한 경우 예외를 인정한다는 말에 막혔던 숨통이 트이네요

  • 6. 정말
    '14.8.25 7:05 PM (112.169.xxx.10)

    핵심을 짚어주시네요
    이런 분이 좀 더 큰소리를 내주시기를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 받아들여지지않는 이유는 뭘까요
    그것이 밝혀지는것이 두려운 인간들이 있어서가 아닐까요

  • 7.
    '14.8.25 7:06 PM (112.169.xxx.10)

    저분 말씀처럼 모두 넉달전처럼 한마음이 되기를 빌어봅니다

  • 8. 물흐르다
    '14.8.25 8:11 PM (203.226.xxx.13) - 삭제된댓글

    감동적이에요 너무나 맞는말씀 ㅠㅠ

  • 9. 환영
    '14.8.25 11:37 PM (119.202.xxx.136)

    그나마 이런분이 계시니 다행이네요
    사회적 지위가 높은 분들이 여럿 나서시면
    좋겠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0119 서영석의 라디오 비평(9.25) - 나라 망신시킨 박근혜 외유/.. lowsim.. 2014/09/25 482
420118 매실 거르고 술이나 식초 부어놓으면 좋다는데 구체적으로 좀 알려.. 7 .. 2014/09/25 1,717
420117 제 얘기는 아니고 기혼 여성분들 의견이 궁금해서요 ㅎㅎ 17 2014/09/25 3,252
420116 일본에 계신분)일본에서 이런책 사려면 어디서 사나요? 6 매니아 2014/09/25 705
420115 한국 검찰, 사이버 공간의 빅브라더? light7.. 2014/09/25 422
420114 유가족 우롱 '다이빙벨' 상영반대 8 ... 2014/09/25 1,178
420113 베스트글 보다가.. 실물 보고 실망한 연예인 있나요? 55 뻘글 2014/09/25 76,421
420112 꿀을 오래 끓이면 영양소 파괴되는거 아니었나요?? 2 궁금,, 2014/09/25 7,684
420111 욕실 줄눈시공하신분 추천하실만 한가요? 2 ^^ 2014/09/25 1,920
420110 부천 지하철에서 도보로 가능한 아파트 ? 12 부천 2014/09/25 1,520
420109 얼굴살만 쪽쪽 빠지는 건 무슨 병 때문인가요... 8 얼굴살 2014/09/25 2,984
420108 디퓨저나 향초 많이들 쓰시나요?? 6 .. 2014/09/25 3,729
420107 모바일 투표논란, 신당창당 단초? 5 고하승 편집.. 2014/09/25 455
420106 내장지방 감량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2 뱃살돼지 2014/09/25 1,799
420105 물에 빠진 둘 중 누굴 구하겠냐는 질문 어이없죠 3 아까 2014/09/25 600
420104 말하고 있는데 맥 끊는 사람 2 .. 2014/09/25 1,228
420103 중동, 상동에 걷기좋은 공원, 녹지있나요? 5 gks 2014/09/25 836
420102 저처럼 불쌍한 사람은 없을거예요..... 7 희망은 없다.. 2014/09/25 2,380
420101 등교때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라고~ 9 뭘까요 2014/09/25 1,359
420100 코스트코 냉동 la 갈비 먹을만 한가요? 1 저두 집들이.. 2014/09/25 3,982
420099 로린이 일베충 교사 임용되었다는데 1 ㅜㅜ 2014/09/25 951
420098 아이들 잘 키우면... 59 남매맘 2014/09/25 4,352
420097 곧이사가요. 방 가구 배치 좀 고민해주세요 현명한 조언.. 2014/09/25 482
420096 아이가 살뺀다고 허벌라이프를 사달라는데요. 8 아이가 2014/09/25 2,762
420095 대한적십자사 총재에 박근혜 선거캠프 위원장..김성주 8 성주그룹 2014/09/25 6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