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 뭘 얻으려고 보러 가는 분도 있고,
탁월한 예술성을 보러 가는 분도 계시겠지만,
그냥 두 시간 앉아 있다 나오려고 가는 분도 있고,
최민식 얼굴 보러 가는 분도 계실 거고,
배 타고 싸운다니까 보러 가는 분도 계시겠죠.
개인적으로 타르코프스키류나 홍상수, 김기덕 류의 영화를
아주 징그럽고 몸서리처지게 싫어하는 부류의,
무식하고 저질스럽고 예술 감상은 쥐뿔도 못하는
천것스럽고 무지하기 이루 말할 수 없는 사람이라서
1500만 든 명량이나 천만 넘은 7번방의~ 이런 류의 영화를
나름 '재밌게' 보는 사람입니다.
제가 표시했죠? '재밌게' 봤다구요.
이 재미라는 게 참 애매한 표현이라서
저는 재밋는데 남은 재미 없을 수도 있어요.
아, 근데 그걸 인정 절대 못하는 분들이 계시네요.
저는 디워라든가 7번방이라든가 해운대 같은 영화가,
역사에 길이 길이 남고 두고두고 영화사의 교과서에 실릴 그런
'명작'이라고 말한 게 아니라
사람들이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말한 겁니다.
왜 꼭 영화역사에 길이 남을 명작만 많이 봐야 하나요?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모두 건강식으로만 먹고 살아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산속에서 수도하는 분들처럼 살 수는 없어요.
평론가들이 입에 불이 타오를 정도로 격찬하는 영화가 '재미없어서 보기 싫은'사람도 있어요.
평론가들이 저질이니 망조의 영화라고 까내려도 그게 그냥 '재미있어서 보고 싶은' 사람도 있어요.
어떤 영화가 님에겐 재미없고 별로인 영화라도 그걸 '봐라 보지 말아라' 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