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초6이에요
원래 담임선생님이 출산휴가 가신관계로
2학기 부터 담임샘이 바뀌었대요. 거의 60대 초반에 가까워 보이는 할머니에 가까운 선생님이라고
아이가 개학첫날부터 별로라고 입을 삐죽 내밀길래, 그래도 티 내면 안된다 했는데,
그 선생님이 2학기 책들을 모조리 비닐커버로 싸오라고 했대요. 뭐 책은 자신의 얼굴이고 마음이라면서.
근데 저는 환경운동 신념이 있어서 책에 비닐씌우는거에 부정적인 입장이라서요, 아이에게 싸지 말라고 하고
담임샘께 양해 구하는 편지한통 써서 갖다 드리라고 했어요. 근데 오늘
점심시간에 아이가 친구하고 반 뒷편에서 놀고있는데
담임샘이 다른 선생님들하고 모여서 커피 마시고 있는데, 우리 엄마 얘길 하더라고.
근데 저에 대한 험담. 그러니까 한 학부모가 환경운동 한답시고 책 커버를 안싸겠다더라. 이러면서
흉을 보더니 급기야 '한심한년'이라고 했다네요. 제 귀를 의심했지만 아이말로는 그러네요.
대놓고 말했으면 당장이라고 학교에 찾아가 항의라도 하겠지만, 이건 좀 애매하네요. 그것보다
후회되네요. 그냥 모난 짓 하지말고 착실히 싸가기나 할껄. 내가 아이한테 무슨짓을 한건가 싶고요.
여하간 우리나라에선 신념을 지키는 거란 힘들고 먼 사회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 모든게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되는것 같아요. 또 늙은 사람들의 정말 질긴 아집고 한몫하고요.
여하간 내리는 비와 날씨만큼 우울한 하루네요. 우리사회 선생이란 사람들의 수준도 그렇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