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 건 정말 큰 고통이네요..

조회수 : 4,184
작성일 : 2014-08-19 00:47:02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신지 만 9년이 돼 가네요.

그런데도 아직 사람들에게 아버지가 안 계시다는 걸, 돌아가셨다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말할 수가 없어요..

문상을 왔던 친구들과 그 얘기를 할 수가 없어요..이제 저는 서른 중반인데도요.

 

아버지 돌아가시고 한동안은 주변에 부모님 일찍 돌아가신 사람들 붙잡고 물어보고 싶었어요.

나도 그렇게 좀 지나면 사람 사는 것처럼 살아갈 수 있는 거냐고..

 

아버지 돌아가시고 3년이 지나면 그래도 살만해진다고들 해서

엄마 생각해서 참고 기다렸더니 덜 슬프긴 하데요..

그쯤 지나니까 이제 티비에 장례식장이 나와도 눈물이 안 나고

남의 일이구나, 싶어지더라구요.

 

아직도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잃은 책과 영화를 보면 목 놓아 꺽꺽 웁니다.

언제쯤 괜찮아질까요, 아마 안 괜찮아지겠지요..

제가 아이를 낳아 기르면 더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겠지요.

지금도 이거 몇 줄 쓰는데 눈물이 나네요..

 

 

 

IP : 203.142.xxx.231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불쌍한
    '14.8.19 12:55 AM (121.148.xxx.50)

    텅빈거 같고 가슴속에서 스산한 바람불고 칼로벤듯 아프기고*길거리 어른들보며 눈물나기도 뜬금 티비임현식씨보고 생각이 나서 눈물

    저는. 아버지가 살아생전 왜그리 돈은 안쓰시고모은건지 택시한번을 안타시고 뭐든 아꼈던
    상속 때문에. 남동생과 불화 ~다 아들이니내꺼였다

    더욱. 기막히고 아파요
    통곡하고 싶어요~~
    곧추석이니 더 쓸쓸해요

  • 2. ㅇ ㅇ
    '14.8.19 12:57 AM (211.209.xxx.23)

    나이가 어릴 수록 더 충격이고 오래 가는거 같아요. 늙으니 가나부다. . 나도 갈 때가 되어가는구나. . 해탈하네요. ㅜ

  • 3. ...
    '14.8.19 1:00 AM (121.181.xxx.223)

    결혼하고 배우자와 자식이 있는경우 보다 미혼일때 더 충격받는것 같더군요

  • 4. 아도겐
    '14.8.19 1:03 AM (211.36.xxx.20)

    저도 아버지 돌아가신지 올해로 10년인데요..제 침대 옆 사이드테이블에 아버지 사진액자가 있어요..볼때마다 눈물이 나요. 아버지가 살아계시면 제일 해드리고 싶은게 제가 번돈으로 식사도 사드리고 어버이날엔 선물도 사드리고 싶은데 한번도 해보질 못했어요. 제가 학생때 돌아가셔서요.. 매년 어버이날에 선물 고민하는 친구들이 제일 부러웠는데..가끔씩 아버지 얼굴이 기억속에서 희미해질때가 있어요..너무 놀라서 사진을 몇번이고 찾아봤는지 몰라요~ 글을 남기는 지금도 너무 그립고 보고싶네요~

  • 5. 구름
    '14.8.19 1:04 AM (117.111.xxx.43) - 삭제된댓글

    벌써 8년전이네요.
    회사에 어린 여자애가 입사했었는데 그애가 스물셋이었어요.
    외동딸이었고 회사에 와서도 아빠 이야기만 하는 친구였던터라, 아빠가 그림을 그리는 분이라서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었다고 어렴풋이 알게되었죠.
    어느날 회사에 있는데 전화가 왔어요. 운동 갔던 그 친구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고.
    아침에 출근한다 인사하고 얼굴보고 나온 아버지가 인사할 경황도 없이 돌아가셔서 회사 직원들이 그 친구 걱정을 엄청 했습니다. 아빠 소리를 달고 살았으니 극복 못하고 회사를 그만둘것만 같았어요.
    장례식을 갔는데 너무 쾌활하더군요. 어머님은 많니 우신것 같았는데 그 애는 평소랑 다르지 않아서 충격을 받았어요.
    잠시 손님이 뜸해진 틈을 타서 물어보니 그렇게 말하더군요.
    "아빠가 하늘에서 나를 보고 있다면 내가 우는 모습을 싫어할 거 같아요. 자기가 인사도 없이 가서 딸이 망가지고 슬퍼하기만하면 울 아빤 더 슬플거 아니예요. 아빠가 만약에 보고 계시다면 밝은 제 모습을 더 좋아할 거 같아요. 그러니까 다들 재밌게 놀다가 가세요."

    그 친구가 더 어른 같더라구요. 물론... 가끔 저녁에 메신저로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아빠가 보고 싶다고 저 잠깐만 울고 올게요. 하든가..
    아빠가 보고 싶어서 오늘은 먼저 잘게요 하는 날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그 뒤로도 울 아빠가 보면 좋아하겠지요?하는 딸로 살아가고 있어요.

    요새도 가끔 소식 들어요. 제 이야기는 경험담이 아니라 도움은 안되시겠지만 이 이야기를 나눠드리고 싶었네요.
    작은 위안이라도 되었기를 바랍니다.

  • 6. ..
    '14.8.19 2:18 AM (221.138.xxx.48)

    사고로 돌아가셨으면 갑작스럽게 죽음에 대해서 어떤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족들이
    고인을 보내드려야 하는 건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특히나 사이가 좋으셨다면 더더욱 그러실테지요..

    저도 아버지가 3년 전에 입원하신지 두달 여만에 돌아가셨는데
    처음에는 현실감이 없어서 덜 슬펐다가
    시간이 지나니 슬퍼졌고, 더 지나니 조금은 옅어졌지만
    때때로 가슴이 미어질 때가 있어요.

    아빠 장례 때 들었던 위로의 말 중에 시간이 지나면서 가장 도움이 되었던 건
    10년 전에 돌아가신 이모부 얘기해준 사촌 오빠 말이었는데요.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10년이 지나도 슬픔은 예고없이 훅 들어온다면서
    화장실 들어가려고 문 여는데 문득 생각나 코 끝이 찡해진다고..

    죽음에 대한 슬픔은 그런 것 같아요..
    믿겨지지 않다가 받아들이면서 슬프고 그렇게 슬퍼하다가 계속 시간이 지나면 옅어지지만
    마음 한 켠에는 늘 머무르는 것 같아요.
    애써 슬픔을 떨쳐내려고 하기 보다 '너무 슬프다'하는 걸 그냥 받아들이시고
    '내가 지금 슬퍼하는구나'하고 흘려보내시다보면 그렇게 살아지는 것..
    그게 삶이고 인생인 것 같아요.

    그리고 슬퍼하는 걸 두려워하지 마세요.
    예를 들면 결혼해서 아기가 생기니 슬픔만 있지 않더군요.
    슬픔을 상쇄할만한 새로운 가족이 주는 기쁨이 있고,
    물론 그 때문에 더 슬플 수도 있지만 그것도 순간입니다.

    슬픔이든 행복이든 감정이고, 감정의 속성은 순간적이더라고요.
    머무르지 않아요.
    그 때 그 때 드는 감정들을 어떻게 컨트롤 하느냐
    (지나가는 감정을 붙잡고 있을 것이냐, 받아들이고 흘려보낼 것이냐 등)가 삶의 질을 좌우하는 것 같아요.

    괜히 글이 길어졌는데
    잘 모르지만 원글님도 늘 슬프지는 않으실거에요.
    글쓰신 순간 혹은 그 즈음에 아버지 생각으로 깊은 슬픔을 느끼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 또한 지나가리...이렇게 생각하시면 좋겠어요..

    힘내세요..

  • 7. 부러움
    '14.8.19 9:06 AM (114.203.xxx.147) - 삭제된댓글

    어릴 대 돌아가셔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 슬퍼요.
    당시엔 엄청난 충격이엇지만 이제 아버지 없이 살아온 날들이 더 많아지고 모습조차 희미해요.

    결혼식장에서도 아무 생각 없엇는데
    외할아버지 없는 아이들이 조금 측은하기도 하네요.

    마음것 추억하시고 슬퍼하세요.
    전 너무 누르고 살앗나봐요.

    나중에 만나서 저 그래도 열심히 살앗다고 해볼래요.

  • 8.
    '14.8.19 9:47 AM (61.78.xxx.137)

    그리워할 아버지라도 계신 분들은 부모 복 있으신 거에요.

    폭력에 외도 일삼고 결국 저 어릴때 이혼한 아버지는
    지금 어디있는줄도 모르네요.

    가끔 어디서 뭐하시나 싶어 궁금할때도 있고
    자식을 사랑해주는 아버지들을 테레비에서 보면
    그런 존재가 그립기도 한데
    뭐 실상 우리 아버지가 자식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였기 때문에
    에이 치워라~ 하고 살고 있어요.

    직장 동료들 아버님 부고 소식 있을때면
    ' 내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나도 슬플까 ?' 이런 궁금증이 들어요.
    별로 안슬플것 같은데
    막상 닥치면 또 안그럴까요 ?

  • 9.
    '14.8.19 9:48 AM (61.78.xxx.137)

    댓글들 보면서 살짝 충격받네요.

    아버지란 존재가 그런 존재인가보죠 ?

    돌아가시고 나면 엄청 보고싶고 그립고 안타까운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14980 애기 외모 트집잡아 비꼬면 뭐라 받아칠지.. 17 애기엄마 2014/09/07 3,859
414979 태안 배드민턴 동호회 추천 배드민턴 2014/09/07 1,661
414978 이번 고1모의 난이도 어땠나요? 3 2014/09/07 1,063
414977 구조 될 수 있었는데... 5 세월 2014/09/07 1,349
414976 지식채널e - 다시 돌아올 것이다 3 monk 2014/09/07 1,401
414975 이건 애한테 해주니까 좋았다 했던거 뭐있나요? 책읽어주기? 6 궁금 2014/09/07 1,729
414974 "이인호, 나치 부역자를 프랑스 공영방송에 추천하는 꼴.. 2 샬랄라 2014/09/07 1,471
414973 괜찮아 사랑이야 공효진이 너무 아쉬워요 68 괜찮아 사랑.. 2014/09/07 12,549
414972 재미있는 아이디어 상품들 1 발상 2014/09/07 1,287
414971 미쳐가나봐요 4 정신이상 2014/09/07 1,322
414970 공항터미널예식장이 고급인가요? 8 럭키 2014/09/07 3,466
414969 코스트코에서 목격한 진상 38 코코 2014/09/07 18,119
414968 귓속이 간지러워요 5 이빈후과 2014/09/07 2,817
414967 인간들아, 사람이면 유족들 더 이상 욕보이지 마라. 9 .... 2014/09/07 1,048
414966 '박근혜의 7시간' 알아야 '왕따' 안 당한다? 2 샬랄라 2014/09/07 1,856
414965 자궁경부암 검사결과 LSIL 이라는데 꼭 조직검사 필요한가요 4 답답 2014/09/07 9,692
414964 6살아이가 밥먹을때 집중을 못해요, 당연한거 아닐까요.... 38 아ㅣㅇ가 ㄱ.. 2014/09/07 8,989
414963 이노래들..오늘 자긴 글렀다ㅠ 3 보고싶다.... 2014/09/07 1,470
414962 남편이 속을 긁으면 시댁에 가기 싫어요. 3 베라 2014/09/07 1,639
414961 내일 여행 가는데 냉장실에 있는 등심이랑 불고기 거리 냉동실에 .. 2 고민중 2014/09/07 1,023
414960 가요인데 제목 좀 알아내주시어요. 5 저도 2014/09/07 715
414959 베스트글 읽다가요 이점재의 ㅎㅇㅅ이 누구에요 4 궁금 2014/09/07 5,008
414958 흑석동 한강센트레빌(1차) 살아보신분 계신가요? 4 어려워요 2014/09/07 5,863
414957 세월호는 어떻게 ‘산’으로 갔나 didi 2014/09/07 498
414956 박근혜 유엔 총회 참석, 성난 동포들 ‘어딜 얼굴 들고’ 7 홍길순네 2014/09/07 2,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