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광화문 현장 소식, 유민아빠 단식철회 방식에 대해

참으로 조회수 : 2,897
작성일 : 2014-08-18 20:55:41

오늘 오후 82쿡을 비롯해 여러 곳에서 받은 유민아빠 단식철회에 대한 어머니들의 간절한 메시지를 돌리고 있는 중입니다.

세월호 참사를 통해 거리 집회에서 뜻이 같은 이들을 많이 만났는데 그 중에서 20대 젊은이들의 참여가 제게는 의미깊었고, 아직도 지속적으로 되고 있는 것을 보고 놀라기도 합니다.

 그 중에서 광화문에서 매일 3-4시간 쪽잠을 자 가면서 자원봉사로 현장일 돕고 있는 친구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매일 유민아빠 옆에서 지내기 때문에 그분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보고 있는데 손편지를 서울 시청에 보내는 것은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닐 거랍니다. 편지 오면 어차피 그쪽 자봉팀에게 다 올 건데 손 들 기력도 없는 분이 손편지 읽는 게 그리 큰 의미가 있을까 한답니다. 그쪽에도 현장에서 써놓은 쪽지가 매일 산더미처럼 쌓인대요.

 그리고 시청광장 집회에서도 말했다시피 유민아빠는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조차 기억이 안 날 정도의 기력이라 여러분이 보낸 편지에 얼마나 집중과 공감을 할지도 모르겠다구요. 현장 오지 않은 채 편지와 SNS 전달 등에는 오히려 기력 빠져한다고 합니다. 교황님 시복식 이후로 광화문에 오는 인원이 쫙 빠진 상태라 시간 내서 현장에 오셔서 눈 맞추고 인사하고 응원 메시지(참 애매합니다. 힘내라고 하자니 계속 하란 얘긴데... 지금 우린 그만 두게 하고 싶은 거잖아요 ㅠㅠ)를 보내는게 차라리 더 나을 거라고 합니다.

제 생각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응원은 사실 그걸로 양심의 죄 퉁쳤다 싶은 자기 위안이지, 유민 아빠에게 아무런 힘이 안 된다 생각합니다. 초기에는 그랬을지 모르나 이제는 현장에 나타나서 어떻게든 그 실체를 보여주는게 낫다 싶습니다.

 또 현장에서의 느낌은 광화문에 응원도 와 주시고, 정당에 압력을 가할 수 있도록 여의도 정당 사무실 앞에서 꾸준하게, 많은 숫자가 동원되는 게 차라리 낫지 않겠냐고 보인답니다.

 그냥 철회하세요 같은 메시지보다는 구체적으로 조직을 짜서 몇명이 그 앞에서 함께 릴레이 단식을 한다든가, 분명히 대안을 갖고 이를 들이밀지 않은 한에는 현재 제시된 의견이 지난 백몇십일 동안 해왔던 의견과 큰 차이가 없어서 그 분을 움직이기는 힘들 것 같답니다. 물론 구체적 대안이 나와도 움직인다는 보장은 당연히 없지만 뭔가 더 뚜렷한 액션이 없으면 안 될 것 같다네요.

 예를 들어 실컷 어디로 모입시다 같은 게시글을 써도  '맘만은 함께 하겠습니다''저는 오늘은 힘들고 다음에 꼭 같이 하겠습니다''어머 어떡해요, 오늘은 정말 꼼짝할 수 없는데..' 같은 답글은 뜻은 고맙고 사정이 있다는 것은 분명히 알겠지만 사실 맥 빠지거든요. 정말 할 마음이 있는 분이 아니면 그냥 안 달아주시는게 나을 것 같아 저는 갈 수 없으면 아예 답글을 안 답니다. 그런 것처럼 정말 움직일 수 있는 분들이 가능하면 강력하게 행동해 주시면 고마울 것 같습니다. 유민아빠 건은 '입보시'로는 안 될 사안 같습니다.   

유민아빠는 오늘 기자회견장에서도 죽을 각오로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제안에 참여하신 분들이 주로 경기도 쪽 분들이 많아 뜻은 고맙지만 현실적으로 매일,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일정한 인원 이상으로 움직일 수 없다면 제안은 그냥 제안에 그치지 않을까 싶어 안타깝습니다. 이게 자발적이라서 강요될 수 없는 게 저를 포함한 우리의 한계겠지요.

 광화문 현장에서 매일 대책위가 욕을 들어먹으면서도 어쨌든 뭔가를 계속 하고 있긴 하고, 대학생 포함 젊은 친구들은 방학이니 그나마 괜찮은데 이제 개학하면 어찌 될지 모릅니다. 저처럼 모래알 같은 시민들은 일단 하자는대로 다 따라 움직이고 있는데 그 전체 수를 합치면 사실 시청광장에 모인 2만명 정도가 고작이겠죠? 그것도 시간 쪼개서 오신 상황이니 매일 같이 잘 조직해서 움직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현장 소식이랍시고 전해 드렸는데 쓰고 나니 허탈해지네요. 82 엄마당이 많으시니 참고를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일단 광화문이든 어디든 가는 게 중요할 거 같아요.

    

IP : 119.64.xxx.194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4.8.18 8:59 PM (121.131.xxx.131)

    원글님, 현실적인 의견을 정리해서 전달하여 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상당 부분, 원글님의 의견에 공감하고 동의 합니다.

  • 2. bluebell
    '14.8.18 9:05 PM (112.161.xxx.65)

    네.. 알겠습니다..다른 곳에도 알려야하는 내용이네요.

  • 3. 무서운 인간들이예요.
    '14.8.18 9:06 PM (114.204.xxx.218)

    사람이....그것도 유가족이 자기 말좀 들어달라며 한달 넘게 단식중인데 코빼기도 안비칠수 있다니
    그네뇬 닭똥 눈물 배출한 눈구멍을 찌르고 싶어요.
    정말 악이 받치네요. 맹박이도 이년 만큼 싫진 않았던거 같아요. ㅠ.ㅠ
    사람이 아니라요. ㅠ.ㅠ

  • 4. 참으로
    '14.8.18 9:09 PM (119.64.xxx.194)

    네, 저도 여기저기 옮기는 것과 현장 나가주는 것 외엔 무기력하네요ㅜㅜ 많은 분들이 아이디어 내는 것은 좋은데 현장과 유가족의 분위기를 파악해서 현실적으로 집행 가능한 것이어야 할듯해요.

  • 5.
    '14.8.18 9:11 PM (121.131.xxx.131)

    네 그렇군요.

  • 6. ...
    '14.8.18 9:27 PM (112.153.xxx.101)

    손편지를 보내는 일을 포함하여 대안들이 여론을 환기시키고 이목을 집중시키는 의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많은 편지를 유민아버님이 다 읽어달라고 보내는 것은 아니지요. 노란 봉투를 통일되게 사용하여 쌓여있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상징성의 문제이지요.

  • 7. ...
    '14.8.18 9:32 PM (112.153.xxx.101)

    그리고 입보시라도 이 상황에서는 함께하신다는 댓글하나만으로도 감사하고 힘이 됩니다.
    경기도 쪽이 많으셔서 제안으로 그칠까 하는 염려는 시작도 안한 이 움직임에 힘빠지게 하는 지나친 지적이라 여겨집니다
    원글님의 마음과 생각을 잘 참고하겠습니다.
    집에서 살림만 하던 엄마들이 이런 일들을 도모하다보니 시각이 좁을 수 있으나 그 마음만은 누구못지않고 원글님도 같은 마음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 8. ..
    '14.8.18 9:41 PM (110.174.xxx.26)

    네,그런 점도 있겠군요. 아무튼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최대한 관심을 갖고 할 수 있는 건 무엇이던 해보았음 하는 간절한 마음입니다.

  • 9. 나무
    '14.8.18 9:48 PM (210.99.xxx.178)

    어떻게든 작은 힘이라도 보텔 수 있다면.......ㅜㅜ

  • 10. 에효
    '14.8.18 9:56 PM (39.118.xxx.96)

    다시 식사하시면 기억력이 다시 돌아 오겠죠.예기치못한 후유증으로 고생하실까봐 걱정되네요T.T

  • 11. bluebell
    '14.8.18 10:00 PM (223.62.xxx.43)

    좀 생각해보았어요.
    직장등 갈 여건이 안되는 분들의 손편지나 전화독려 이런 것들은 물론 유의미하지요.
    단지, 제일은 함께하는 것과 서명운동일것입니다. 그걸 잊지 않을게요.

  • 12. ..
    '14.8.18 10:25 PM (125.176.xxx.179)

    유민아버님 뜻 알죠..
    그런데 저도 경기도에서 거의 매일 광화문 가는데요 ..
    원글님 말은 참 속상하긴 하네요.
    유민아버님이 그 손편지 읽으실거라 생각에 하는건 아닐거구요. 아이들이 죽어ㅠ가는걸 생중계로 본 사람들인데 유민아버지까지 매일 매일 카운트 해나가는걸 볼 자신이 없는 사람들은 이거라도 해야ㅠ할것 같습니다.
    15일 이후 하루하루 날은 추워지고 뭘해야 할지도 모르겠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대..잊지 말아달라는 당부의 행동이라 이해 하시면 안될라나요??

    저는 경기도에서 퇴근후에라도 집회갔고 앞으로도 갈거고 손편지도 쓸겁니다!!!

  • 13. ..
    '14.8.18 10:32 PM (1.243.xxx.4)

    그렇군요..이런 문제도 있네요..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일을 어떻게 해야할지.. 죄송한 말씀이지만..의료진 강제로라도 투입했음 좋겠어요..
    우선 사람은 살리고 봐야하잖아요.. 휴..정말 어떻하나요..이러다 정말 큰일나겠어요 ㅠㅠ

  • 14. bluebell
    '14.8.18 11:24 PM (112.161.xxx.65)

    ..가만히 수백명이 수장되는 것을 온국민이 지켜 보았는데..유민이 아버님마저 가만히 앉아 생명의 불이 꺼져가게 할수는 없습니다.
    근데.. 어떻게 해야할까요.?
    유경근씨도 살자..살아서 싸우자 말씀하시는데..

    유민이 아버님께서 많은 국민의 맘은 이미 아시지만,그걸로 굽히지 않으시니 일단 내일 새누리부터 가열차게 전화돌리고,
    새정치연합에게는 오늘처럼 그냥 얘기 나누는것이 아니라,국회의원직 걸고 옆에서 단식하며 무릎꿇어서 유민아빠 살려내라 ..합시다.
    되든 안되든..뭐라도 해야겠어요.ㅠㅠ

  • 15. . . . . .
    '14.8.19 6:23 AM (125.185.xxx.138)

    링거라도 맞춰주세요.부탁이에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3104 지방에 계시는 시부모님께서 갑자기 편찮으세요. 7 저는 2014/10/06 1,967
423103 세탁기 취소해야겠죠 4 머리아퍼 2014/10/06 1,613
423102 비정상회담을 보면 정말 외국인들이 아니고 61 dma 2014/10/06 14,510
423101 10년만에 그릇질럿는데. 폴란드 머그는 취소할까고민되네요 ㅜ 4 ㅇㅇ 2014/10/06 2,095
423100 사랑과 미움에는 이유가 없다 3 이유불문 2014/10/06 1,839
423099 밤늦은 학부모의 문자 11 ㅇㅇ 2014/10/06 5,070
423098 맘 속으로 계속 말하면 누군가에게 전해질 수 있을까요. 24 ... 2014/10/06 4,039
423097 새아파트 입주예정인데 전지현이 광고하는 한샘 키친바흐 싱크대 어.. 7 고민 2014/10/06 3,317
423096 (19)섹스리스부부 전문가상담소 같은곳 찾고있어요 10 시크릿우먼 2014/10/06 4,601
423095 IH압력밥솥이 전자렌지의 전자파원리와 같은것 맞나요? 3 전자파 2014/10/06 4,082
423094 미국 캐나다 사시는 분들.. 캠핑장 궁금한게 있어서요. 4 yj66 2014/10/06 1,262
423093 허리에 괜찮은 침대 추천해주세용 1 highki.. 2014/10/05 760
423092 애들 키우는거 너무 힘들어요 20 정글속의주부.. 2014/10/05 4,229
423091 지금 방송하는 다큐3일 3 다큐 3일 2014/10/05 3,607
423090 남자들은 진짜 하룻밤 인연이 흔하나요?... 16 00 2014/10/05 8,357
423089 마마에 최송현 맞죠? 2 파란하늘보기.. 2014/10/05 3,529
423088 바쁠때 냉정해지는 남편 9 2014/10/05 2,541
423087 전화 받는것이 부담스러운 남자. 2 음,, 2014/10/05 1,015
423086 아이들한테 미친듯이 화가 날때 어떻게 푸세요? 14 0 2014/10/05 4,449
423085 침대 진드기 제거 어떻게 해야 할까요.. 15 노리스 2014/10/05 12,953
423084 세상에 이런 맛이? 4 배둘레햄 2014/10/05 1,690
423083 왜 자꾸 부부동반으로 모이자는지.... 4 손님 2014/10/05 3,170
423082 감사인사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에요~ 1 천국과 지옥.. 2014/10/05 624
423081 sbs스페셜 3 노짱 2014/10/05 2,475
423080 통돌이에서 드럼세탁기로 바꾸는게 나을까요? 16 바꿀까? 2014/10/05 3,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