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빗님은 오시고, 나는 늙고..

다깍지마시오 조회수 : 1,419
작성일 : 2014-08-17 11:52:49

채전밭과 마당을 경계하는 돌담을 덮고있는

호박잎 사이로 하룻밤새 배나 자라난 애호박 두어개 따왔었는데.

 

청둥호박이 산모 몸 보하는데는 그만이 없다고 노래하며

영순이 고모 시집가고 부터는 호박구덩이 두어개 더 두던 할매의

눈총이 제법 따갑기도 했었는데.

 

백태가 허옇게 낀 오줌장군 뒤로 느린걸음으로 뚜꺼비 한마리 급히 숨었었는데

쌓아논 보릿짚 볏가리 위엔 미처 탈곡되지 못한 낱알이 포오란 싹을 피워 내기도 했었는데

 

쇠지랑물 흘러들던 정구지 밭에서 정순이  고모가  낫질해온 한아름

찌짐붙여 먹자던 고소한 말에 혹해 다듬는 수고쯤이야 했었는데

솥뚜껑 엎어 기름칠 하던 것은 뭉퉁하게 짤라낸 호박 꼭지였었는데

 

삼이웃 기름냄새 퍼질때쯤 가장 먼저 찾은 손님은 눈멀어 코밝은 참봉할매 였었는데

 

매운고추 골라내다  " 머심아가"  한 마디로 대갈통을 줘박아주던 정순이 고모는

내나이 보다 열살도 스무살도 더전에 세상버렸는데.

 

하이고 이노무 비는 계절없이 왜이리 사람맴을 씸숭쌩숭하게도 아리게도 하는지

살면 살수록

세월이 하 거짓같아서 말이지.

시장통 한바퀴 돌아 볼꺼나.

IP : 49.1.xxx.16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물처럼3
    '14.8.17 11:55 AM (180.66.xxx.172)

    이노무 비가 정말 사람맴을 씸숭생숭 하게 하네요.동감
    님이 쓴 시에요? 너무 멋지십니다.

  • 2. 다깍지마시오
    '14.8.17 12:13 PM (49.1.xxx.163)

    푸념처럼 씨부린것이 누군가에게 시처럼 보인다면
    것 또한 나쁜일은 아니군요.^^

  • 3. 불굴
    '14.8.17 12:59 PM (211.110.xxx.174)

    시같은...한편의 영화같은....너무나 익숙한 모습들이 상상이 되어집니다.
    저도 정구지부침개 해야겠네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34209 주위 엄마들을 보니 공부는 7 2014/11/11 3,788
434208 뒤늦게 정도전 보는중인데.. 너무 재밌네요!! 다른 사극 추천 .. 7 정도전 2014/11/11 936
434207 페이스 리프팅 하신분들 15 ㅇㅇ 2014/11/11 6,856
434206 닭발을 아주 좋아하는 1인 입니다요. 3 감떨어져 2014/11/11 1,422
434205 엄마가 싫어하는 엄마친구..그자식도 따라 싫어할까요? 4 기분탓인가?.. 2014/11/11 1,354
434204 뻑뻑이액젓이 있어요. 사용처좀 알려주세요. 5 짱이야 2014/11/11 1,067
434203 르쿠르제 냄비 2 ^^ 2014/11/11 1,052
434202 미국 이사.. 가는게 맞겠죠.. 16 2014/11/11 3,525
434201 16일 수시논술고사때문에 1박할 혜화동 부근 숙소 구.. 5 다이제 2014/11/11 1,095
434200 실온달걀요.. 베이킹. 2014/11/11 503
434199 세월호 수색 전면 중단 ”잠수에 의한 수색이 한계에 이르렀다” .. 세우실 2014/11/11 606
434198 부모님 국,반찬 배달알아보니 너무 허접하네요TT 6 엄마 2014/11/11 7,769
434197 엘지와 대우전자중 고민입니다 8 냉장고 2014/11/11 1,080
434196 외고 영어과냐 중국어과냐 5 오늘 접수 .. 2014/11/11 2,035
434195 이름, 전화번호로 사는곳 알수있을까요 2 유자차 2014/11/11 1,591
434194 지닌번에 카톡문의드린사람입니다 다시 2014/11/11 399
434193 전세 어예 없네요 괜찮은 집은 모두 월세.. 27 부동산 2014/11/11 5,117
434192 심리검사 결과 우울증이 나왔어요.이럴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요?.. 4 0 2014/11/11 1,532
434191 9호선 연장구간은 다 위험 구역으로 봐야 될거 같아요. 4 ... 2014/11/11 1,178
434190 머리가 몹시 가려워요 1 머리 2014/11/11 891
434189 한적한 여행지 없을까요? 2 휴식 2014/11/11 1,639
434188 얼굴이 넘 못 생겨서 죽고싶다는 고1 딸아이가 너무나 안쓰러워요.. 20 딸아힘내 2014/11/11 11,768
434187 송파IC에서 내려 삼성서울병원까지 어려운코스인가요? 6 서울에서 운.. 2014/11/11 805
434186 남편 잘못하는 거 알면서도 전면대응 못하는 심리... 1 ㅁㅁ 2014/11/11 680
434185 누구나 우습게보는 나 ㅜ.ㅜ 5 .... 2014/11/11 1,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