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빗님은 오시고, 나는 늙고..

다깍지마시오 조회수 : 1,381
작성일 : 2014-08-17 11:52:49

채전밭과 마당을 경계하는 돌담을 덮고있는

호박잎 사이로 하룻밤새 배나 자라난 애호박 두어개 따왔었는데.

 

청둥호박이 산모 몸 보하는데는 그만이 없다고 노래하며

영순이 고모 시집가고 부터는 호박구덩이 두어개 더 두던 할매의

눈총이 제법 따갑기도 했었는데.

 

백태가 허옇게 낀 오줌장군 뒤로 느린걸음으로 뚜꺼비 한마리 급히 숨었었는데

쌓아논 보릿짚 볏가리 위엔 미처 탈곡되지 못한 낱알이 포오란 싹을 피워 내기도 했었는데

 

쇠지랑물 흘러들던 정구지 밭에서 정순이  고모가  낫질해온 한아름

찌짐붙여 먹자던 고소한 말에 혹해 다듬는 수고쯤이야 했었는데

솥뚜껑 엎어 기름칠 하던 것은 뭉퉁하게 짤라낸 호박 꼭지였었는데

 

삼이웃 기름냄새 퍼질때쯤 가장 먼저 찾은 손님은 눈멀어 코밝은 참봉할매 였었는데

 

매운고추 골라내다  " 머심아가"  한 마디로 대갈통을 줘박아주던 정순이 고모는

내나이 보다 열살도 스무살도 더전에 세상버렸는데.

 

하이고 이노무 비는 계절없이 왜이리 사람맴을 씸숭쌩숭하게도 아리게도 하는지

살면 살수록

세월이 하 거짓같아서 말이지.

시장통 한바퀴 돌아 볼꺼나.

IP : 49.1.xxx.16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물처럼3
    '14.8.17 11:55 AM (180.66.xxx.172)

    이노무 비가 정말 사람맴을 씸숭생숭 하게 하네요.동감
    님이 쓴 시에요? 너무 멋지십니다.

  • 2. 다깍지마시오
    '14.8.17 12:13 PM (49.1.xxx.163)

    푸념처럼 씨부린것이 누군가에게 시처럼 보인다면
    것 또한 나쁜일은 아니군요.^^

  • 3. 불굴
    '14.8.17 12:59 PM (211.110.xxx.174)

    시같은...한편의 영화같은....너무나 익숙한 모습들이 상상이 되어집니다.
    저도 정구지부침개 해야겠네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0443 나이가 드니 기억들이 산산히 흩어지는 듯 소요 2014/09/26 688
420442 전세 집보러 다닐때 원래 붙박이장 문까지 다 열어보나요? 22 전세 2014/09/26 8,165
420441 딸아이 초경관련해서 여쭤요 2 ㅡㅡ 2014/09/26 1,151
420440 신경정신과 샘 계시다면.... ^^ 2014/09/26 580
420439 김부선사태로 저도 한마디 29 아파트 동대.. 2014/09/26 4,281
420438 갑자기 눈물이 흐르는적 있으세요? 2 43세에 사.. 2014/09/26 657
420437 성 상품화로 논란이 된 속옷차림 스튜어디스 홍보사진 2 마켓팅 2014/09/26 4,110
420436 이순신처럼 자기 자신을 믿자 2 스윗길 2014/09/26 855
420435 베스킨라빈스 낼까지 행사해요 1+1이요 11 ... 2014/09/26 5,040
420434 웃음이 암을 예방한다는건 신화 인가요? 7 회의주의자 .. 2014/09/26 1,729
420433 아이라인 문신제거 여쭤볼게요. 1 제거할까 2014/09/26 1,420
420432 요즘 월급 130은 보통인가요? 11 휴... 2014/09/26 6,845
420431 남편 아직도 못들어왔어요 5 ㅠㅠ 2014/09/26 1,980
420430 머리가 너무 나빠요 8 ㅡㅜ 2014/09/26 3,287
420429 저녁내 끓인 소고기무국이 20 2014/09/26 4,515
420428 검찰, 인터넷 공간 상시 모니터링 천명 4 .. 2014/09/26 835
420427 휴대폰 위약금4가 무섭네요 5 ... 2014/09/26 2,469
420426 제가 너무 보수적인가요? 3 ? 2014/09/26 1,016
420425 현관 경첩부분 닦으시나요? 2 대청소 2014/09/26 989
420424 27개국 동포 NYT에 세월호 진상규명 촉구 광고 5 1629 해.. 2014/09/26 513
420423 아래 노래글 보니.. 가장 먼저 산 앨범 뭔가요? 13 .. 2014/09/26 662
420422 태릉지하철역에 있는 빵집추천 7 ㅇㅇ 2014/09/26 1,883
420421 너무 어지러운서 일상생활이 힘들어요. 19 어지러움 2014/09/26 4,762
420420 한국이 부도난다 막 그러는데 84 망한다면 2014/09/26 17,486
420419 카페인의 놀라운 힘 3 아직 안졸려.. 2014/09/26 2,7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