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왕사신기에서는 그닥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이지아란 배우가 눈에 들었다
조금은 난해한 케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능력도 그랬지만 당시 그녀가 들고나온 소품이 모두 본인의 것이라는...
뚜렷한 이목구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지적질하기엔 또 불충분한 미모?
그 안개같은 선들이 모여 나름의 분위기를 철저히 만들어나가는 의뭉스러움?
초반부터 이슈와 화제의 중심에 있었던 그 드라마 때문에 이지아의 연예 리포트 인터뷰를 보게 됐다
시종일관 웃었고 웃다가 끝이 났다
어제의 모습은( 힐링캠프) 상상할 수 없는 연예바닥 데뷔 초자의 촌스러움과 마냥 밝은 얼굴
미루어 짐작해보면 그림자 인생의 단면이라 이해하면
그녀의 너무나 가볍고 4차원적인 화법이 이해가 가기도 한다
앞으로 몇 년 동안 연예계 최고의 스캔들 순위 안에 있을 그 일 이후
드라마틱한 구설의 정점에서 과연 그녀가 벼랑 끝 자포자기의 심정으로만 살았을까..싶다
이지아의 숨은 매력과 신비함은 정우성의 고백에서 진작에 묻어났다
범상치 않은 그녀의 속내에 끌려갔다고 말했으니...
정우성의 지고지순한 배려에 이지아의 기구함은 또다른 비련의 드라마로 탄생한다
도대체 그게 뭘까... 잠시 궁금해하던 때가 있었는지라
어제 그녀의 차분하고 차가운 이성과 감성의 오묘한 교차는 무릎을 치게 만든다
"화법"...
무턱대고 웃고 예스, 예스를 연발하던 그때의 그녀가 아니다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속도감
니른하면서도 초연한 말투... 중간중간 단칼에 베어내는 단답형의 자조
숨고르기하는 듯한 아이 컨텍...
만약 어제의 이지아가 그나마 가면을 벗은 자신의 맨얼굴의 일부라면
대중이 궁금해하는 도대체 뭐가?라는 의문이 좀 풀린다
철저한 시뮬레이션을 통한 연습의 결과라면 ...
실재하지 않는 세계에서 완벽하게 살아야하는 배우의 길에 적역이다
오랜 시간 가면을 쓰고 살아온 사람들의 공통된 특성 중에 하나가
자아를 찾으려 자신의 본성을 부정한다
그 애매모호함과 부정확한 논리를 자신만의 어법으로 풀어내면 진실처럼 들린다
아주 독창적이면서도 내밀한 언어에 혹하는 건 시간 문제다
주변에 이런 몇몇이 있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조용한 극찬을 듣는다
요란하지 않은 말과 표정이 신뢰감을 주는 것...
하지만 거기엔 불일치와 모순의 단어들로 가득하다
프그램을 보는 중간 갑자기 신정아가 떠오른다
뭔지 모를 익숙함
신씨도 그랬다
보이시한 목소리에 조근조근 단어를 주무르고 잘 닦아 내보낸다
미사여구나 잠언으로 입에 호사떠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언어로 얌전하지만 무섭게 들고파는 힘
무모하지만, 영리하다
여전히 아리송송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