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친정아버지가 서울대병원에서 암수술을 하셨어요,
착한암이라고 불리는 종류라서 생명에는 지장없었지만
가족들 중에 이렇게 큰병 걸린 경우가 처음이라 다들 정신적으로 패닉상태였죠.
혼자 모든 검사 다 받으시고 딱 수술 3일전에 가족들에게 알리셨고 그것만으로도 죄송하고 눈물이 났고요.
병실은 7충아었는데, 알아볼 게 있어서 암카페에 올라온 글 검색하러 6층인가 다른층의 인터넷존 찾아서 돌아다니다가
동생네 가족을 봤어요....그때 제부가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는 걸 보니 섭섭하고 피가 거꾸로 솟는 거 같더군요.
그전엔 좀 철이 없다,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제가 게임을 안 하는 사람이라 이해를 못하는 건지 몰라도, 병원에 머무르는 시간이 1시간도 채 안 되는데,
그 정도 무료함도 못참나 싶기도 하고, 와이프의 슬픔과 조금의 교감도 되질 않나 싶기도 하고.
처형들 보는 앞에서 그런것도 아니고 처가식구들 없는 다른 층이라 이해하려고 해도
그 광경만으로 오만 정이 떨어지더군요.
배우자 부모님의 병 문제에 있어선 가끔 연기도 필요한 거 같아요. 슬프지 않아도 슬픈 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