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국회의원 사무실에 전화했어요.

참담한 아침 조회수 : 1,277
작성일 : 2014-08-08 11:15:38

누구인지는 말 안 할게요.

새누리당도 아니고 박영선 대표도 아닌 그 분 사무실에 전화한 건

그래도 엄마 마음을 좀 알 것 같은 손톱같은 희망이 아직 남아서였나봐요.

처음엔 박영선 원내대표 사무실에 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대답이 뻔할 테고 변명만 늘어놓는 소리 듣다 가슴이 터질까봐

그냥 다른 국회의원한테 했어요.

 

당연히 의원님 보좌하는 사무실 직원이 받았어요.

보좌관인지 아닌지는 몰라요. 이름도 직급도 안 물어봤어요.

 

막상 전화를 받으니 할 말이 없더라구요.

그냥 세월호특별법 합의 소식 듣고 황망해서 전화했다고 했어요.

그러시냐고, 죄송하다 하더라구요.

그동안은 꿈쩍도 않는 바위에 달걀 던지기라도 아직 달걀이 남아있는 기분이었는데

이젠 그마저도 없어진 기분이라 너무 참담하다고 그랬어요.

그 의원님도 어제 합의안에 대해 반대하고 계시고 오늘 그와 관련한 회의를 한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그랬어요.

이제 방법이 없냐고.

원내대표가 나서서 합의를 했는데 그게 수정될 가능성이 있냐고.

당신네 의원이 반대한다는 걸 알아보려고 전화한 게 아니고

어제의 합의가 실행되지 않고 국민들이 원하고 유가족이 원하는 방향으로 틀어질 수 있냐고

조금이라도 희망이 있다면 제발 말해달라며

저도 모르게 울었어요.

전화받는 분이 유가족들도 다시 단식하신다는 말을 하던 순간이었나봐요.

그 사람들 그렇게 하게 만들면 안되는 거 아니냐고 하다가

그전까지는 차분하고 어눌한 말투였는데 저도 모르게 울음이 터져나왔어요.

 

끊을 때까지 울었고

받으시는 분은 차분하게 사과를 하시면서

일일이 다 말씀드릴 수 없는 저간의 사정이 있다고 재차 말씀하셨어요.

제가 마지막에 그랬어요.

나는 그래도 이렇게 전화라도 하지만

많은 엄마들이 그저 참담한 심정으로 울고 있다는 걸 꼭 알아주시라고요.

 

끊고 나니 그 의원이 안다 한들 뭐가 달라질 수 있을까

다시 또 무력감이 밀려옵니다.

 

그래도 전화 붙들고 울고 나니 터질 것 같던 마음은 조금 가라앉고 있습니다.

또다시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무릎을 일으켜 세워야겠네요. ㅠㅠ

 

IP : 124.56.xxx.80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온전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
    '14.8.8 11:20 AM (180.68.xxx.67)

    잘 하셨습니다.
    황망한 마음에 눈물만 났었는데...저도 뭘 할 수 있을지 찾아봐야겠습니다.

  • 2. 원글님
    '14.8.8 11:20 AM (211.107.xxx.245)

    대한민국의 멋진 국민입니다. 원글님마음을 알거같아 코끝이 찡해지네요.

    저도 걱정만 하고 있을게 아니라 뭐라도 해야겠어요.

  • 3. 11
    '14.8.8 11:20 AM (121.162.xxx.100)

    같은 맘이네요 참담합니다 ....

  • 4. 이래도 안 죽을래 아직도 안죽었어
    '14.8.8 11:21 AM (203.247.xxx.210)

    어제 완전히 넉다운
    이제 사실 아무 기력 없는데

    원글님 보니 그러기도 미안하네요....

  • 5. 개누리
    '14.8.8 11:31 AM (61.84.xxx.49)

    막말하고 정말 인간갓지않은 개누리당
    국회의원 정말 누가 찍어주나요
    우리국민들 정말 한심합니다
    외 개누리당 찍는이유가 몰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0085 교사는 병가를 자유롭게 쓰나요? 5 2014/09/25 5,605
420084 남의 고양이에 왜이렇게 신경쓰이나요...ㅠㅠ 7 불쌍하게.... 2014/09/25 1,758
420083 감기걸린 친구한테 뭘 사다주면 좋아할까요? 3 이소리 2014/09/25 1,536
420082 과외비 계산 좀 해주실래요? 4 과외 2014/09/25 1,963
420081 대구역에서 현대백화점까지~ 3 조영자 2014/09/25 1,274
420080 원금균등상환 대출, 조기상환에 대해서 1 보금자리론 2014/09/25 1,412
420079 초6 영어...고민이네요 5 영어 2014/09/25 2,241
420078 일반인 유가족 "유경근 대변인이 허위사실 유포".. 7 ... 2014/09/25 1,639
420077 로린이 초등학교 교사 어이없네요. 6 일베 교사라.. 2014/09/25 3,017
420076 이민정 이병헌이랑 이혼할 생각은 없나봐요? 24 -- 2014/09/25 29,421
420075 우족이 들어왔는데.. 처음이라 2014/09/25 555
420074 나이드니 부모님을 이해하게 되네요 1 .... 2014/09/25 1,157
420073 실비나 암보험 생명이나 손보 어디로 가입하는게 더좋을까요?.. 5 보험 2014/09/25 1,014
420072 집에서 돈벌기 좋은날입니다.. 2014/09/25 975
420071 중고나라 에스크로 이용해보신 분 계세요. 2 /// 2014/09/25 3,064
420070 신문... 어떻게 보세요? 1 신문 2014/09/25 610
420069 영주권 있으면 미국 취업 쉽나요? 5 궁금 2014/09/25 2,254
420068 베란다앞에서 담배피는 아저씨와 싸웠어요 ㅠㅠ 26 담배싫어 2014/09/25 7,954
420067 저 아래 여자들 질투무섭다는 글 보고... 2 세대차? 2014/09/25 2,083
420066 기가 막히고.. 2 .... 2014/09/25 676
420065 가을날씨가 너무 좋아 아메리카노 4 어쩔수없이 2014/09/25 1,319
420064 꾸역꾸역 달려왔는데 취업하기 무서워요 꾸역꾸역 2014/09/25 1,182
420063 중학생 아들이 바이올린을 배우고 싶어하네요 3 바이올린 2014/09/25 1,398
420062 진짜 여러모로 모든 면에서 부족한 거 없는 사람이 15 근데요 2014/09/25 5,098
420061 우씨.. 짜증나요.. 3 ㄷㄷ 2014/09/25 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