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은 40대초반 부부에 초등3학년 딸 하나 키우는 맞벌이입니다.
딸 하나 교육비 충분히 쓰고 저축 조금 하고 사치 안하고 생활비 빠듯하지 않는 수준으로 삽니다.
펑펑 쓰지는 못해도 그냥 먹고 쓰고 사는데 크게 불편함 없는 편안한 수준이예요.
시부모님은 자수성가하신 분들로 충분히 경제적으로 이루셨음에도 지금도 힘들게 일 하며 살고 계세요.
친정부모님은 그럭저럭 연금과 자식 용돈, 기타 수입 해서 살고 계시구요.
딸3, 아들1 중 제가 장녀인데 현재 미혼은 막내 남동생 하나예요.
올초에 세째 여동생이 30대후반 늦은 나이에 결혼을 했거든요.
그 전엔 거의 세째 여동생이 친정에서 가장 역할 해왔어요.
늦게라도 짝 만나서 행복하게 잘 사니까 너무 잘 된 일이고 많이 축하해줬어요.
그리고 그 동안 동생에게 맡기고 미뤄뒀던 딸 노릇을 좀 더 해야겠구나 생각했구요.
필요하면 결혼한 자식들도 매월 생활비를 좀 모아서 드리려고 했는데 아직까지는 괜챦다 하셔서 주기적인 생활비 보조는 안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주수입원이 줄어들다보니 부모님이 경제적으로 전에 비해 덜 누리시는건 사실이예요.
알게 모르게 생신에 여름휴가에 필요한거 사드리기도 하고 매달 몇십만원씩 돈이 드네요.
근데 그럴 때마다 제가 안그러려고 해도 남편 눈치를 보게 됩니다.
왜냐면 시댁에는 전혀 드는 돈이 없으니까요.
오히려 여름 휴가라도 길게 간다하면 맛난거 사먹으라고 20만원씩 용돈도 쥐어 주시거든요.
친정에서는 대놓고 심하게는 아니어도 뭐라도 해주기를 바라시는 분위기고 시댁은 해주고 싶어하시는 분위기고.
친정에 돈 쓸 일 생길때마다 순간 짜증이 나다가도 내 자식한테 쓰는 교육비는 몇 십만원도 쉽게 생각하면서 내가 부모님께 한번씩 드는 돈을 아까워하다니 정말 자식 다 소용없고 이기적이다 반성을 합니다.
그러면서도 내 감정이 이럴진데 남편도 친정에 자꾸 돈 들어가면 기분이 좋지는 않을텐데 싶어 눈치를 보게 되구요.
일단 시부모님이 너무 고생을 많이 해오셨고 아끼며 사셨기 때문에 남편 눈에는 친정 부모님이 약간은 사치스러워 보이는 것 같아요.
아무리 비수기에 모임에서 가는 거라지만 여행도 많이 다니시고 옷을 하나 사더라도 브랜드로 사시고 등등
오늘 오전엔 엄마한테 비데가 고장났는데 수리비가 13만원이랜다 고쳐야 되나 새로 사야 되나 전화가 왔어요.
결국은 새로 하나 사드려야 할 것 같은데 순간 또 돈 들 일이야 싶은 거예요.
애 학원비에 비하면 비데 그거 얼마나 한다고 내가 이러나 싶어 또 반성하게 되고. ㅠ.ㅠ
자식 정말 이기적이다 싶어 그냥 넋두리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