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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말기암 간병 제발 누구에게든 짐 지우지 말았으면 합니다

@@ 조회수 : 10,475
작성일 : 2014-08-02 20:27:16

아버지가 대장암에서 뇌암으로 전이되셔서 몇년 전 돌아가셨는데 대학병원에서 할 것 없다고 해서

집에 모신 게 화근이 되었었죠. 폐렴이 온 걸 늦게 대처를 해서...미열이 있었을 때 바로 응급실에 가서

대기를 했어야 했어요. 뇌암은 다른 암하고 달라서 감정적인 변화도 크게 옵니다. 반신불수, 운동신경

쇠약 이런 것과 달리 의식도 뚜렷하지 않고 본인 의사를 표시할 만큼 정서적인 안정이 없기 때문에 섬망

이나 이런 걸 겪게 되면 정신과 치료도 병행해야 합니다. 잘 주무신다고 항우울제, 신경안정제 빼고 드리는

사람들도 많은데 넌센스예요. 저희는 아버지가 뇌수술 이후 하도 간병인을 싫어하셔서...실은 본인이 화를

못 이겨 분노조절도 안되고...가족이 돌아가면서 밤샘을 매일 했어요. 지금 하라면 절대 안 할 겁니다.

 

상태가 위중하니 언제 돌아가실지 몰라서 간병인 쓰더라도 가족이 붙어있으라해서 저희 자녀들과 엄마가

했었어요. 나중에 신경외과 담당의가 건강하셨을때 자식들한테 얼마나 잘 하셨길래 직장 다니면서 이렇게

정성을 다해서 간호하냐고....서울대병원이었는데 정말 수많은 환자와 보호자를 봐왔지만 이런 가족은 근래

들어 처음 본다면서 혀를 내둘렀지요. 결국 집에 모셨다가 폐렴이 와서 응급실에 왔는데 침상도 없고 의사는

급하니 엑스레이만 찍고 폐렴이라고 확진하긴 어렵다...이러는 바람에 다시 집에 왔다가 결국 최종적으로

폐렴이 확 퍼져서 산소호흡기 달고 석달을 누워계셨어요. 제 인생에 가장 피눈물 쏟아지는 시간이었습니다.

 

가족끼리 의논해서 마지막 한달 반만 호스피스병원에 모시고 거기서 돌아가셨는데 그 한달 반 동안의

아버지와의 교감이 정말 책을 써도 될만큼 슬프고 감동적인 시간들이었습니다. 저희는 서울시립병원의

호스피스 병동을 택했는데 의료진이나 간병인들이 성의 있고 보호자 못지 않게 책임감 있었어요.

임종은 그 순간을 위한 방이 따로 있어서 거기서 하고 싶은 얘기, 심박 재는 EKG 케이블 뽑고도 더 있을

수 있었어요. 저희 오빠는 혼자 한시간 여를 혼자 마음껏 아버지와 얘기 나누면서 울었구요. (돌아가신 후에)

대학병원에서의 임종은 그렇게 여유도 없었을테고 집이었으면 더 힘들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처음 글 쓰신 분이 시어머님이 뇌암이시라고 해서 아버지를 떠올리면서 써봤습니다. 간병 정말 힘듭니다.

뼈만 남으신 분임에도 불구하고 기저귀 갈고 부축하는 거 체력이 다 소진될 정도로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가족들이 간병하면서 자잘한 병을 하나씩 얻었어요. 관절이 많이 상해서 약 먹고 그럴 정도였으니까요.

간병은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하는 게 아니면 강요하지 마세요. 특히 말기 암환자 간병은 쉬운 게 아닙니다.

가래도 일일이 정확한 시간에 빼주어야 하고 진통제를 목으로 못 넘기면 주사제를 넣어야 하는데 집에서

절대 못 합니다. 환자가 아파서 못 자면 간병하는 사람도 같이 잠 한숨도 못 잡니다. 해보신 분들은 알거예요.

 

저희 시어른들은 편찮으시면 요양병원 보내기로 남매들, 며느리들 합의 다 하고 돈 모으고 있습니다.

병이 없는데 기력만 쇠하신 거하고는 얘기가 다르더라구요. 건강은 건강할 때 챙기고 무더위 잘 보냅시다.

 

IP : 106.243.xxx.253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친정부모는
    '14.8.2 8:32 PM (180.65.xxx.29)

    내가 모신다 하는분 많아서 논란이 된거 아닐까요?
    실지로 보면 그런분 많고 호스피스병원은 간병인 안필요
    하나요? 필요하면 결국 돈없음 아들 빠지고 전업 딸들이
    해야 하는데 내부모면 할수 있지만 그러고 나면 시부모
    안돌보면 남편이 서운할거고 어렵네요.
    외국은 어떻게 하는지요

  • 2. ...
    '14.8.2 8:35 PM (112.155.xxx.92)

    옳은 얘기입니다만, 본인 부모는 그리 정성을 다해 간병해놓고 시어른들은 요양병원행이라 그런건 본인 부모 먼저 요양병원 보내 사위나 며느리 부담 덜어줘야 좀 더 설득력이 있죠.

  • 3. ..
    '14.8.2 8:35 PM (221.164.xxx.10)

    암 말기 환자 간병 정말 힘들죠.
    몸도 마음도 너무 아프고 점점 말라가는 부모님 모습에 가슴이 찢어지죠.
    그렇지만 자식이기에 도리는 다해야 한다고 봅니다.
    저희도 간병인 쓰면서도 매일 자식들이 병원에서 살았어요.
    그래도 후회가 남고 더 손 못잡아 드리고 외롭게 멀리 보내 드린 것 같아 죄책감으로 괴로워요.
    그런걸 알기에 내 자식은 내가 아파도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막상 요양 병원에 보내기로 계획하고 있다면 너무 서글플 것 같아요. 솔직한 마음이 그렇네요.
    부모 자식으로 만나 힘들게 키우신만큼 자식은 또 최선을 다해 임종을 지켜 드리는 것이 사람된 도리가 아닐가 합니다.

  • 4. @@
    '14.8.2 8:39 PM (106.243.xxx.254)

    저희도 경험이 없는 데다가 폐렴이 아니라고 하니 수술 후에 기력이 쇠진하셨구나...그렇게만 알았던 거예요.
    엑스레이 상으로는 염증이 잘 보이지 않았던 상황이라 저희가 요양병원에 모시겠다고 할 뭐가 아니었던 거죠.
    심각한 오진은 아니었지만, 폐렴이라고 했으면 장기적인 간병을 할 생각을 하고 이런 저런 플랜을 세웠겠죠.
    친정은 부유했고 간병인 쓸 돈이 걱정되는 것도 아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가족들이 끝까지 간병을 했습니다.
    요양병원으로 모시기 3일 전에만 온 가족이 지쳐서 잠깐 썼어요. 그때에는 산소마스크 끼고 계셔서 조용하셨어요.
    그리고 간병을 직접 해보니까...그 어려움을 더 알겠더라는 겁니다. 병원에서 해줄 몫이 따로 있더라는 것을.

  • 5. 집집마다
    '14.8.2 8:46 PM (14.52.xxx.59)

    상황이 다 다르겠죠
    다만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 죽는다는것...
    시부모도 내 남편에게는 귀한 부모님이라는것
    남자들도 내 부모 돌아가실때 소홀히 한 부인에게는 맺히는것 많고
    여자들도 그럴때 남편에게 오만정 떨어지지요

  • 6. ....
    '14.8.2 8:51 PM (1.251.xxx.181)

    왜 자기부모는 모셔놓고 시어른은 요양원 그런 얘기가 나오는지... 시댁 형제들, 그러니까 시어른 자녀분들이 합의한 사항이라고 하잖아요. 글에 사위되시는 남편분이 간병하셨다는 얘기도 없잖아요.

  • 7. . . . .
    '14.8.2 8:57 PM (125.185.xxx.138)

    에효 너무 힘드셨겠어요.
    암완치한 보호자여서 오만가지 경우를 봤어요.
    저는 암보험이 있지만 고칠 수 없다면 스스로
    요양병원갈거예요.
    고통도 어마어마하고 여러 합병증에. . . .
    말기는 서로의 피를 말립니다.

  • 8. rafale
    '14.8.2 9:22 PM (121.130.xxx.108)

    간병은 누가 강요하면 힘듭니다. 어느 정도는 내 부모와 남의 부모 사이에 거리감이 있을순 있어요.

  • 9. @@
    '14.8.2 9:33 PM (106.243.xxx.254)

    시어머니는 교통사고로 6개월을 누워계셨는데 진짜 온 가족, 자식...며느리 할 것 없이 열성으로 간병했어요.
    그런데 석달 넘게 일상생활이 안되고 저는 임신 중...다들 아이들이 어리고 하니 결국 시아버님이 그 일을 했죠.
    시아버님 건강도 그때 많이 안 좋아지셨어요. 다들 간병이라면 확 질렸다고나 할까...그래서 그렇게 합의한 겁니다.

  • 10. 유키
    '14.8.2 9:48 PM (218.55.xxx.25)

    언젠가 겪어어야할
    일들이기에 그 고통이
    더 와닿네요

  • 11. ......
    '14.8.2 10:17 PM (211.176.xxx.140)

    온몸이 터질 거 같은 고통으로 아이 낳고

    밤이건 낮이건 기저귀 갈고 젖이나 우유 먹이고

    하루종일 졸졸 쫓아다니며 뒤치닥거리 하고



    이거랑 많이 다를까요?

  • 12.
    '14.8.2 10:29 PM (182.226.xxx.38)

    왜 시어머니는 요양원 이야기가 나오냐구요?
    며느리가 아프면 시어머니가 간호에 ㄱ이나 해줄까요?
    며느리 아파서 지 아들 고생한다고 하지
    시댁에 다른 며느님 아프신데(아주 나이차 많이나는 사촌형님)
    그 분의 시집식구=저의 시집 식구 반응을 보니
    나는 그냥 잘하지말아야겠다 생각이 들더군요
    그 분이 참 고생 많이했는데..

  • 13.
    '14.8.2 10:31 PM (182.226.xxx.38)

    제 댓글에..며느리가 암에 걸리면 당연히 친정엄마가 오겠지..
    시어머니의 ㅅ자도 연상 안되지들 안나요?
    그나마 해야하나 말아야하는 고민이라도하는 며느리들이 낫지..

  • 14.
    '14.8.2 11:00 PM (223.62.xxx.54)

    친정부모님 간병을 자기남편 즉 사위보고하라고 압력넣고
    안하면 죄인취급하는게 아니니 비교대상이 안되는데
    왜 딸이 친정부모 간병하는거랑
    며느리가 시부모간병하는거랑 동일선에 놓고 비교하는지 모르겠음

  • 15. ,,,
    '14.8.3 12:13 PM (203.229.xxx.62)

    앞으로 이 글 읽는 분들 자신들부터 거동 불편해서 다른 사람에게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면
    스스로 알아서 요양시설로 갑시다.

  • 16. 주은정호맘
    '14.8.3 5:52 PM (1.254.xxx.66)

    작년초에 시아버지 폐암말기 뇌전이된 상황 항암2번하고 정신줄 놓으셨는데 시엄니도 20년째 당뇨로 골골하신지라 근처 요양병원에 모셨다가 5개월만에 돌아가셨어요 다들 집에 모신다는건 엄두도 못내구요 여기 82에서나 집에서 모시니마니하지 이경우 저도글코 주변분들 아무도 집에서 간병하는 집 없어요 시아버지 그렇게 가시는거 옆에서 지켜보면서 나중에 나는 제발 한두달 아프다가 마무리하게 해주세요 기도합니다 ㅜㅜ

  • 17. ...
    '15.7.21 11:28 AM (220.118.xxx.68)

    간병도 기브앤 테이크예요 내가 아프면 돌봐줄 사람에게 하는게 간병이죠 원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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