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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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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과 함께하는 임진왜란 얘기

rafale 조회수 : 1,265
작성일 : 2014-08-02 18:44:26

1. 16세기 동북아 질서란? 

자주 언급되는게 조공체제 입니다.  중국을 큰형으로 섬기는대신  서로 선물 주고 받으면서  우정을 쌓는....   

임진왜란이 끝나고 나서 선조가 다 명나라의 재조지은이라고 수그린 탓에  잠시 은 수탈을 당하긴 하지만  조공 무역에서 중국과 조선이  이득을 누렸던걸 부정하긴 힘듭니다.     말 잘듣는 신하국과 최신 문물 잘챙겨주는 패권국의 관계는 좋은겁니다.  

다만 이 누이좋고 매부 좋은 관계에서 일본은 골치거리 깡패 노릇을 하고 있었는데...

세계 최대의 산업국가 중국에서 더 챙겨주는 대신 변방국에 바라는건 기어오르지 말라는 겁니다만...   해외 무역을 위해 배와 선원에 많이 투자하는 섬나라 애들이 원래 공정거래 신경 안쓰는 면이 있습니다.   

그 덕에 명나라에 무역하러 와서 행패를 부리고  명나라는 그 페널티로  조공에 대한  답례인 사여품을 후려치고 일본애들은 더 개기고의 악순환...왜관무역에서 행패를 많이 당했던 조선의 기록을 봐도 명나라가서도 어땠을지  눈에 훤합니다.   

더욱이 일본이 전국시대에 들어와(일본 기준입니다. ㅇ_ㅇ;;)   거래하기 싫으면 해적질해가는   왜구식 행태가 창궐했고....  창궐하기 좋게 기름을 부은게  명나라가 해군을  스스로 망가트린 해금정책이었습니다.    

정화의 대항해가 솔직히 돈이 많이 들긴 했어요.   황제의 위엄을 알린다는 정치적 목적이 들어가다 보니... 그런데  환관 세력들이 사대부들의 역습으로 쫓겨난 이후 정화의 원정만 망가진게 아니라 명 수군 자체가 망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덕에 연안세력화된 명수군은  왜란시 한반도 건너와서 대장들이 판옥선을 빌려탑니다.      뭐든지 극단은 안좋은듯....     

엄한 한반도에서  수군을 오버해서 키워놔서 망정이지....

일본 역시 각 영주들이 해적&무역을 겸하면서  상공업의 기반을 다지고 있었기에  노부나가-히데요시의 패권자가  무역의 권리를 통제할 필요성을 느끼게 됩니다만.....   히데요시가 미쳐가지고  중국정벌까지 망상을  키운게   고니시와 대마도주 요시토시의 고민이었습니다.   

고니시와 요시토시의 줄타기는  혼란스러울 정도인데,   요시토시는 조선침공에 대한 분위기를  조선에 알리기도 했습니다만.     조선에 대한 정보를 고니시-요시토시에 의존하던 히데요시가   -조선이 알아서 기니까 정벌할 필요가 없다-는 그 둘의 주장이 구라인걸 눈치채고   때려잡을까 고민하니 또 조선정벌의 길잡이가 되기도 합니다.        더 얘기해야 할 것들이 많은데   전쟁전 얘기를 하자는게 소주제니까 여기까지...  


조선은 중국으로부터 물건을 수입해  일본에 파는 중계무역 비중이 높았는데,  사실 뭐 한반도에 공업이 발달했어야  무한정 찍어내서 뭘 팔죠.....인삼 종이 화문석 붓 말을   바치고  서적과 사치품을 수입하고...    상당수를   일본에 팔아서 수익을 올립니다.     

하지만 중계무역의 전성기는 왜란이후 청나라에서 은화에 대한 수요가 폭주하고   일본은 조선에서 흘러간 신기술로 은의 채굴량이 늘어나고...  인삼 농업의 산업화가 일어난 시기긴 합니다.  거상 임상옥이  그래서  나중에 등장합니다.        임란 전엔  중계무역을 하긴 해도 조선이   확 땡길만큼의 이윤과 무역규모까진 아니었어요.          해적질&밀무역으로 직거래로 빠지는 규모가 있어서.        

왜란 전엔  쌀과 면등의 조선 물품도   좀 퍼줄테니  해적질 하지 말고 조용히 있어라 라는 차원에서  대마도주에 많이 팔아주긴 했어요.      조공 체제의 소중화 버전이랄까 ㅇ_ㅇㅋ  

2. 고니시 유키나가는 과소평가되고 있다.






고니시가 잡은 무장들중에  신립과 이일은 만만한 커리어를 가진 인물들이 아니고.   조선이 해보려고 했던 반간계를 역으로 써서 이순신까지 낚은 일은   높은 평가를 받을만 합니다.   

신립과 이일이 초반 조선군의 무능을  다 덤태기 쓰고  까이는 바람에 조선에선 조명을 덜받고,   일본에선  이시다 미츠나리 쪽에 붙었다가 큰 활약 못하고 죽은  카톨릭 교도라서  인기가 좀 없습니다.    

왜란 시기에도 고니시는  그나마 말이 좀 통하고 가토가   왕자 두명을 잡아간  천하의 호로새키 주전파 역할로 이미지가 굳어졌는데....   실제 조선에 위태로운 일은 고니시가   다 가담한걸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조선 조정은 고니시의   상인 감각에 놀아난  양반들이란 생각이 듭니다.     

임해군 순화군이 가토에게 잡힌게 크긴 큰데   그거야 지들이 삽질하다   일어난  함경도민들의 반란에 사로잡힌걸 얻은거라.. 가토의 운빨이라고 봐야 할듯 해요.   

다만 조선 조정의  군략 무능이 또 다시 드러난  대동강 전투 이후,   청야도 제대로 실시하지 못하고 달아난 탓에 얻은 평양의 10만석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한달동안 눌러앉아 버린게 고니시의 실책이긴 합니다만....    이부분은  고니시의 무능은 아니라고 변론을 해주고 싶습니다.

일단 고니시가 조선에서 잘나가 봐야  조선을 관통해서 명나라까지 달리겠다는  히데요시의  야망에 날개를 달아주는 꼴이라....  상인의 계산기를 두들겼을때  조선 정벌에서 그치자는 현실감각이 발휘되었을겁니다.     

같이 선봉을 맡은  가토가    함경도에 안그치고   압록강 너머 여진족 부락까지 토벌하러 갔다가  별 성과 못거두고 쫓겨온일만 봐도 그 계산기가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일본의 보급선이 길어지고  점령지가 늘어날수록   명나라의 보급선은 짧아지니.  

또 다른 하나는  16세기가  무선통신이 활성화 된 시기도 아닌데   일본이 잘났을거라고 생각한 수군이 이순신에게 쥐어터지는 것을 최전방에서 알리가 있겠나요?    





  수군은 일본이 육군은 조선이 강할거라고 생각했던게 당시의 고정관념이었습니다.  아니 적어도 조선만큼은 그리 생각했다고.. 

일본이야 둘다 우리가 존나 쎄 라고 생각했을수도 ㅇ_ㅇ;  

한달동안 평양에서 눌러 앉으면서  선조에게 회유책을 편 고니시의  입장을  이런 이유가 있을거라며 변호해봤습니다.    그리고 이 장사꾼 무장은 명나라 군대와 전초전을 벌인 후  국제 사기꾼을 만나게 되는데...


3.역시 저평가되고 있는 국제 사기꾼. 대륙의 봉이 김선달 심유경.

오로지 세치혀에 의존한  뻥 하나로  전쟁을 좌지우지한  심유경에게  고니시가 놀아나는데...    그 희생자가 고니시 한명이었던건 물론 아닙니다.  일단  경력없는  식객이 명의 대표로 뽑혀온 것부터 대단한일 아니겠어요?      밀무역 경험이 있어서 일본어를 할줄 아는 뻥쟁이  라는 정도말곤 특출날게 없는데..   

뻥도  다른 사람이 믿지 않으면 허세지만 다른 사람이 믿으면  천재적인 사기입져.     자기 세치혀면  왜넘들을 쫓아낼수있다고 한 구라를....  명의 병부상서 석성이 믿어버립니다.      그리고 협상 권한을  줘서 전초부대와 함께 조선으로 파견해요.


그리고 그 전초부대 수천 요동 기병은 평양에 있는 왜군이 수천명밖에 안될거라는 조선 조정의 첩보+   대장 조승훈의 짱깨부심으로  평양성에 들이박다가  호되게 깨지고 쫓겨납니다. 조승훈은 조선 조정에 대한 원한+패배에 대한 면피+   실제로 평양백성들이 고니시에게 부역한 사실을 들어서 보고하는 바람에 명에선 다시 혼란을 겪고... 는  넘어가죠.    심유경이 등장할 차례니까.    

협상대표라며 등장한 심유경이 고니시와 밀땅하면서 보낸 50일이 더해지면서 선조가 도망가면서 선물로 준 10만석이 다 소비되고  고니시군은 굶기 시작합니다.      해운으로 보급이 될줄 알았던 고니시가 시기를 놓치긴 했는데..    뭐 어차피 알보병 중심의 군대가 선조를 추격해봐야   잘 사로잡았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일본군은 청의 팔기병이 아니거든요.  


(

후진 통치 시스템을 가진 침공국이 왕조를 먹으려면 왕을 잡아야 하는데...   가마로 도망치나  알보병으로 추격하나 그게 그거...)

그리고 집결한 명군이 이제 쭉쭉 밀고 내려가면 되는데   능력부족이라...   심유경이 다시 등장합니다.  고니시도 얄밉지만 뭐 어쩔수 있나요?  당장 굶는 군대로 싸울 수도 없고 협상에 매달려야지.    

평양성 양도 같은 문제부터 시작해서   휴전 같은 문제까지  조선 조정의 애간장을 태우며 2인삼각에 들어가는데...   히데요시의 요구와 명 조정의 시각이 천양지차인 상황에서   이 국제 사기를 어떻게 마무리하려고 했을지는  매우 궁금합니다.  

가물가물한 분들을 위한   히데요시의 요구조건...

1. 명나라 황녀를 일본 덴노의 후궁으로 삼는다.
2. 무역증서제를 부활한다.
3. 일본과 명나라 양국 대신이 각서를 교환한다.
4. 조선 8도 가운데 4도를 일본에 이양한다.
5. 조선의 왕자와 신하를 볼모로 일본에 보낸다.
6. 포로로 잡고 있는 조선의 두 왕자를 석방한다.
7. 조선의 권신이 일본을 배반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한다.

명 조정에서야 물러가면 조공 무역은 다시 하게 해줄게 정도구요.  

심유경과 고니시의 이인삼각이 지속되는 동안  조선 역시 심유경이  얼렁뚱땅  저중 몇가지 조건을 들어줄까봐 속 끓는 날이 많았습니다.    

당장 평양성 양도 같은 부분도 결국 심유경과 고니시의 타협으로 명군과  왜군이 적당히 싸우면서  애꿏은 조선인들만   전과라며 죽어나갔으니...   
전 평양성에서 죽였다던 왜군의 절반 이상은  조선인이라는  조선측 기록을 신뢰하지만,   조선인 부역자가 존재는 했을거라는 생각입니다.    

그 부역민들이 죄다 왜군으로 둔갑한다던가  아니면   부역죄도 없는데 끌려나와서 죽은게 문제고.  

왜군이 세율이 엄해서 농민들이 농사를 안지은거지  부역 시킬때 대가로  쌀은 주거든요.  조선은 세금이 헐한 대신 부역을 시켜도 밥을 안줘요.     그러니  선조가 침공에 대비해 산성들을 개축할떄 원성이 하늘을 찌른거고   왜군이 인심이 넉넉한 지역에선 부역민들도 생깁니다.   

경상도의 왜성 축조만  백성들이 부역한게 아니라  조선 화포도  산에서 갈겨대서 이순신이 화를 참지 못한 기록도 있는데....    평양성에서 곡식 넉넉한  시절의  고니시가  쌀을 안풀었을리 없을겁니다.     

아무튼 복잡한 장사꾼 출신들이 전쟁을 주도하는 바람에    주도권이 없는 조선 조정만  고달팠다는 얘기....



결국 명 황제와 히데요시 모두 속았다는게 탄로나는 바람에   전공도 미약한 심유경은  일본으로 도망가려다가 잡혀 죽었습니다만   허풍을 어떻게 치면   죄다 속아넘어갈까 하는  생각은 좀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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