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박노자의 만감 - 대한민국, 불신의 사회

리에논 조회수 : 1,378
작성일 : 2014-08-01 01:44:37
http://blog.hani.co.kr/gategateparagate/

글을 펌하는 것을 허락하시는 분이라 퍼왔습니다.
사회적으로 만연된 불신의 원인을 말씀하십니다.

15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width="100%">대한민국, 不信의 사회 15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width="100%"> 만감: 일기장 2014/07/30 01:11   http://blog.hani.co.kr/gategateparagate/68826


지금 오슬로에서 지난 번의 한국 체류의 경험을 반추하고 있습니다. 渡韓할 때마다 늘 느끼는 부분이 하나 있는데, 이는 바로 한국 사회의 기적적으로 낮은 사회적 신뢰의 수준입니다. 대개는 한국 사회를 학술적으로 설명할 때에 예컨대 "기업국가"/"재벌 공화국" 내지 "종속적 신자유주의"라고 규정하곤 하는데, "재벌 공화국"이 함의하는 부와 권력의 비대칭적 분배/불평등은 확실히 내부자들의 체감의 차원에서 무엇보다도 곧바로 "모두들의 모두들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는 모양입니다. 세계체제 핵심부에 종속돼 있는 몇 개 재벌이 부와 권력을 독점하여 다수에게 실질적인 참정권, 즉 정치적 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박탈할 때에 아노미, 즉 무기력증과 상호적 소외에 빠지는 사회가 도착하는 종착점은 바로 "완전 불신의 상태"인 모양입니다. 저는 이번에 한국에서 그 "완전한 불신"의 커다란 그림을 여실히 봤습니다.
 
"지식인"들이 한국인의 국가주의를 타령하지만, 이 "국가주의"라는 건 무기력해진 사회가 국가의 규율화 권력/폭력을 제지할 능력이 없다는 걸 의미할 뿐입니다. 초등학교 시절에 "나라사랑교육" 받으라면 받으라는 대로 받고, 고교시절에 공부하라는 대로 공부하고, 대학에서 다들 하듯이 취업, 즉 자기 판매전략을 구사하면서 사용자가 좋아할 것 같은 스펙을 다 쌓고, 군대에 끌려가는 대로 끌려가고 예비군 훈련을 받으라면 받고...권력이 "시키는대로" 하지만, 그렇다고 권력을 신뢰하냐 하면 절대 그것도 아닙니다. 예컨대 이번에는 절반 넘어 "유병언 변사체"에 대한 국과수 조사 결과를 못믿는다고 여론조사 결과 나왔습니다. 학생 내지 사무원, 즉 좀 더 많이 읽고 지식이 많을 수록 더더욱더 안믿죠. 사회적 신뢰에 대한 여론조사들을 보면 국가기관들은 늘 신뢰도의 "꼴지"입니다. 한국에서는 정부를 신뢰한다는 사람은 약 23%밖에 없는데 (http://www.huffingtonpost.kr/2014/05/08/story_n_5285217.html) 이는 대부분 산업화된 국가의 "정부 신뢰도"의 절반에도 못미칩니다. 근혜할매의 지지도는 그것보다 더 높은 40-50%라는 것은, 결국 할매에 대한 "신뢰"라기보다는 영남인들과 그 주변 인자들의 "우리가 남이가"와 같은 정서에서 기반합니다. 어차피 정치인은 다 도둑인데, 그래도 우리 지역 출신의 도둑은 우리에게 덜 해롭고, 어쩌면 지역 발전에 기여하겠다, 대체로 이 정도입니다. 한국인들은 국가/정부 권력에 "노"를 쉽게 못해도, 국가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NGO나 종교조직 등에 비해서도 가장 불신하죠.
 
국가만은 불신의 대상인가요? 제가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고용주/소속 조직도 극도로 불신했습니다. 고용주가 요구하는 고강도 노동이라든가 잔업 등등을 다 수용하면서도 "이 사람/조직이 나를 제대로 챙겨주겠다"고 믿는 사람을 저는 한번도 만난 적은 없습니다. "선후배 관계"를 "한국 문화의 특징" 등등으로 본 "한국 문화 소개서" 따위들이 지금도 한국어 교육 현장에서 계속 필독으로 꼽히지만, 제가 관찰한 대부분의 현장에서는 직장 동료 ("선후배") 사이의 관계는 주로 은근한 - 때로는 아주아주 명시적 - 경쟁으로 점철되고, "배려"나 "상호 의존"과 사이 멀었습니다. 우리는 가끔 가다가 "언론 때문에 사회 의식이 오도된다"고 한탄하지만, 그 놈의 언론을 신뢰한다는 사람들은 2년 전에도 44% 정도이었습니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0280).  .. "기레기"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진 뒤에는 과연 몇 %나 될까, 싶습니다. 국가, 고용주, 기업, 언론 등등은 무능하면서도 욕심이 많은 포식자로 통하는 건 한국 사회이고, 이 사회 속에서는 개개인이 그러면서도 서로서로 "경쟁"하면서 그 포식자들의 비위를 맞추어가면서 생존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가장 무서운 것은, 전반적이고 총체적인 불신의 분위기에서 "가족"도 절대 예외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가족주의"? 아무도 아무것도 믿지 못하는 불신의 사회에서 가족은 그나마 마지막 안식처이긴 하지만, 평생 올인해온 자식들에게 늙으막에 홀대를 받을 것 같아 자식 눈칫밥 먹느라 애를 쓰는 부모들을 보면 안쓰럽기만 합니다. 가족도 절대적으로 자본주의적 "이용"과 "계산" 관계의 예외는 못되죠. 한국에서 광신성이 높은 종교집단들이 번창하는 이유는, 실은 이와 같은 "불신의 지옥"과 관계 있습니다. 그나마 작은 규모의, 어떤 초자연적 힘에 대한 강한 믿음으로 똘똘 뭉친 소사회에서는 "불신 공화국"의 시민은 어떤 안락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밖에 나가면 다들 잠재적 적/기만자/사기꾼/경쟁자들인데 말입니다...그런 사회에서 자살률이 세계 2위를 기록하고 계속 상향곡선을 그리는 것은 충분히 이해될 만하지 않을까요?
 
우리가 왜 이 불신의 지옥으로 떨어졌을까요? 무엇보다 한국이라는 국가의 外揷적인 기원은 큰 문제인 듯합니다. 외부의 후견세력들이 인정을 해야 집권/권력유지할 수 있으며, 외부의 군사지원/차관 등에 권력자들이 의존하는 만큼 밑으로부터의 민의에 무관심해도 문제 없었고, 관존민비의 태도로 임할 수 있었습니다. 세월호 비극의 현장에 가서도 사진 찍는 저들의 태도를 보면 지금도 관존민비의 전형 그대로입니다. 외삽적인 국가권력이 창출한 독점 대자본도 크게 봐서는 "밑"과 무관해왔습니다. 외국에서 돈 빌려써서 고강도의 착취로 재산을 불려 그 재산의 상당부분을 다시 외국으로 빼돌리는 것은 그들의 일상이니까 말입니다. 개발국가는 체제경쟁 등의 차원에서 개별 자본의 약탈성을 조금 견제하는 역할도 있었지만, 1997년 이후 신자유주의 시스템 안에서는 "재산 빼돌리기" 따위는 더더욱더 번성하게 됐죠. 외국 "이론" 수입에 바쁜 "지식인"들을, 과연 "아랫것"들이 신뢰할 이유라도 있기나 하나요? 이 "지식인"들이 데리다나 지젝에 빠진 그 열성으로 과연 예컨대 노점상에 대한 국가탄압의 역사를 탐구해볼 생각이라도 해본 적이 있었나요? 이미 1997년 이전에도 "불신의 시대"이었지만, 신자유주의 도입은 이 상황을 극도로 악화시켰을 뿐입니다. 개개인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선후배" 등 과거의 시혜/수혜/후견 관계 네트워크 등 擬似 가족 조직체들이 흔들리고 결국 "가족"이라는 한국 사회의 중심체까지도 동요하여 해체의 길에 접어들게 된 것입니다. 그 폐허에서 남은 것은? 불신과 경쟁, 경쟁, 경쟁입니다.
 
새로운, 수평적이며 평등한 공동체 의식은 그 어떤 국가나 "지식인" 집단도 우리에게 "하사"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의식은 2008년 촛불 항쟁과 같은 공동의 투쟁에서 태어나 단련되고, 총파업이나 집회 현장에서 굳혀집니다. 부당한 권력을 같이 거부하는 현장에서 "나"의 고립과 "타자"에 대한 불신이 극복됩니다. 꼭 거창한 "거국적" 투쟁뿐만이 아니라, 예컨대 지역 차원에서 해직자를 돕는 공동체를 만들어 운영하고, 장기 투쟁 현장과 연대하는 등의 "작은 실천"도 불신 극복에 매우 핵심적입니다. 결국 이거야말로 "자살 공화국"의 늪을 벗어날 수 있는 길입니다.

IP : 74.101.xxx.95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선생오셨수
    '14.8.1 2:37 AM (218.147.xxx.56)

    아우 이런글은 카피떠서 붙이는 글은 드럽게 빡빡해. 누가 사상주입 아니랄까봐.

  • 2. richwoman
    '14.8.1 3:37 AM (24.42.xxx.236)

    오선생오셨수님, 아무리 직접 사람 얼굴을 보고 말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조금은
    매너를 지켜주셨으면 좋겠네요. 글쓰신 분의 성의를 생각해서라도요.

    아니면 직접 얼굴을 보는 것이 아니라서 함부로 말씀하시는건지요?

  • 3. 사랑소리
    '14.8.1 5:52 AM (116.123.xxx.78)

    로스케 글은 왜 퍼와요,,한국인은 중국인의 노에가 되어야 한다는 dog쉐키..

  • 4. 좋은 글
    '14.8.1 6:32 AM (212.201.xxx.6)

    참 내용 좋은 글에 대해 댓글이 그렇군요.

    다 읽어보고 하는 말들인지.

  • 5. ...
    '14.8.1 6:44 AM (211.199.xxx.72) - 삭제된댓글

    이분 글 참 좋아해요. 한국사회를 정확하게 보고 계시더라고요.

  • 6. alhambra
    '14.8.1 7:12 AM (70.208.xxx.155)

    소련은 그렇게 괜찮았다고 애써 변호할때부터 객관성 상실. 한국이 중화 경제권에 편입해야 한다는 이상한 소리는 조선족이 해도 짜증나는데 우리 민족도 아닌 사람이 지적인척 하며 하니 더 열받았어요.

  • 7. 바른말
    '14.8.1 7:47 AM (211.108.xxx.9)

    틀린말 하나도 없는 박노자 선생의 정확한 진단에
    댓글들은 내용 빼고 이상한 것만 지적하네요. 아침 댓바람부터 제가 좋아하는 82쿡의 수준 의심...

  • 8. 어머
    '14.8.1 10:51 AM (112.153.xxx.69)

    자기가 이해 못하면 사상주입?? 웃겨.
    alhambra 님에게 부탁하죠. 박노자가 그렇게 주장한 글을 좀 링크해주셔요~

  • 9. 갑자기
    '14.8.1 9:13 PM (118.44.xxx.4)

    82 수준이 내려갔나?
    박노자씨 글 갖고 사상주입이라니?
    입이 안다물어지네요.

  • 10. alhambra
    '14.8.1 11:08 PM (38.104.xxx.106)

    어머 님 (어감이 조금...ㅋ)
    폰으로 링크 걸기 불편한데, 구글에서 '박노자 한국 중화 경제' 만 치면 쏟아져요.

  • 11. alhambra
    '14.8.2 12:22 AM (38.104.xxx.106)

    그리고 김대중 노무현은 반 노동자적인 보수 어쩌고 하시는 분 글에 공감하지 않는다고 수준이 떨어진다니...수준 되는 그룹은 누구에요? 노동당? 정책은 불만 쏟아붓는게 아니라 현실에서 하는 거예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03478 음악 저널 콩쿨이라고 혹시 아시는지..^^; 11 피아노 2014/08/01 2,034
403477 바질잎 검은 벌레(?)같은게 있어요. 어떻하지요? 1 바질 2014/08/01 2,274
403476 라섹이나 라식하신분 계세요? 10 dd 2014/08/01 1,806
403475 이상돈 '朴대통령 7시간 행적, 국민의 알권리' 2 국민의권리 2014/08/01 1,608
403474 친구한테 자기 장난감을 준다고 하는데 7 5살엄마 2014/08/01 1,236
403473 29평 거실에 벽걸이 6평짜리 에어컨 괜찮을까요? 5 ... 2014/08/01 5,442
403472 초급 수영 배우는데 허리가 아프네요 3 2014/08/01 1,574
403471 사주에 자식이 없다고 하는데 정말일까요? 30 ㅠㅠ 2014/08/01 8,276
403470 서영석의 라디오 비평(8.1) - 새누리당의 세월호 특별법 외면.. lowsim.. 2014/08/01 720
403469 요즘 경기가 어떤가요? 3 물냉면 2014/08/01 2,170
403468 기막힌 이 몹쓸 한국의 군대현실 오호 통제라! 호박덩쿨 2014/08/01 799
403467 7·30재보선 야권 참패했으니, “세월호 잊자”는 지상파 뉴스.. 1 샬랄라 2014/08/01 973
403466 큰애 데리고 혼자서 산후조리. . 가능할까요? ㅠㅠ 12 산후조리 2014/08/01 2,065
403465 박영선이 오늘부터 대표대행 8 답답 2014/08/01 2,488
403464 수은온도계 깨졌어요 3 M 2014/08/01 3,664
403463 “올레”길과 제주에 대한 단상 4 꺾은붓 2014/08/01 1,921
403462 어린이 만화 - 용감한슈슈1화 1 주얼로그 2014/08/01 723
403461 김어준 평전 24(최종)회 - 이제 남은 건 승리 뿐! lowsim.. 2014/08/01 884
403460 초4아들하테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수있냐니... 2 2014/08/01 1,158
403459 [한국갤럽] 7.30 결과, 朴대통령 '재신임' 아니다 샬랄라 2014/08/01 830
403458 자기 아들 시험지찍어 카톡 프로필하는 엄마 69 2014/08/01 10,071
403457 움베르토 에코 장미의 이름 19 독서 2014/08/01 2,365
403456 초등 둘 데리고 미국 여행 장소도 못 정했어요(도움 절실) 4 ... 2014/08/01 988
403455 남편이 며칠동안 편두통이 계속 있어요 9 걱정 2014/08/01 2,765
403454 친구들 모임할때 무슨 얘기들 하세요? 2 aa 2014/08/01 1,0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