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6세 아이 발레학원에 보내는데요 ㅠㅠ

..... 조회수 : 3,909
작성일 : 2014-07-31 09:39:13

글이 좀 깁니다 ㅠㅠㅠ 

고민이 두 가지 있어서요 ㅠ

 

일단 저희 아이는 집안에서는 활발하게 잘 노는데

밖에 나가서 낯선 사람이 있으면 굉장히 수줍어 하고 말도 잘 안 하려고 하는 성격입니다.

유치원에서도 남자아이들과는 말도 잘 안 걸고 놀지도 않습니다.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니까 빠져들어서 그리다가, 다른 여자아이들은 잽싸게 끝내고 다른 놀이를 하는데 저희 아이는 그림을 디테일하게 채우다 보니 놀면서 그리다가 늦어져 버린 다른 남자아이들과 같이 테이블에 여자아이라고는 단독으로 남겨진 적이 있는데, 문득 고개들어 상황 파악하고는 울었다고 할 정도입니다. 

내성적인 면이 있는 반면에, 스포츠(공놀이, 수영, 롤러 블레이드 등)나 이런 거는 굉장히 좋아해요.

유치원 방과후 롤러블레이드가 생긴다길래 롤러 블레이드를 샀는데,

방과후 수업이 없어지면서 아이가 그냥 자기 혼자 타더니 이제는 제법 잘 탑니다..

겁 많은 아이 성격 생각하고 보면 놀랄만큼이요..

막 재능이 있다 이런 것 까지는 아니고, 그냥 즐거워하는 것 같습니다.

 

6세 여아 특유의 분홍색 좋아하고, 원피스 좋아하고, 약간 내성적이고 하니, 보면 좀 여성스럽긴 합니다.

발레도 엄청 좋아해서 발레학원 갈 때면 엄청 좋아합니다.

그런데 남편은, 아이 성격도 그런데 굳이 발레를 시켜서 여성적인 면을 더 고취시킬 필요가 있느냐는 겁니다. 그러니 축구나 그런 좀 남자아이들과 어울리는 협동적인 운동을 시키라는 거지요.

유치원에 아빠들이 아이랑 노는 날에 가봤더니, 남자아이들과 잘 놀지는 않지만, 남자아이들이 굉장히 재미있어 보이는 놀이를 하면 같이 하고 싶은 눈치는 뻔한데, 차마 말을 못 꺼내고, 남자아이들 무리에서 데리고 놀아주는 어린 남자아이에게만 같이 놀자고 했다면서 (그 아이는 그 무리에서 데리고 놀아주는 형편이라 여자아이를 끼워주자 말자 할 입장이 아니었겠지요)요..

저도 너무 여성스러운 여자아이 보다는 활달한 아이가 되면 좋겠다 싶지만, 타고난 성격을 바꾸기는 어렵지 않나 하는 입장이고, 발레를 너무 좋아하는데다가, 유치원 방과후수업 축구 하려냐고 물어봤더니, 싫다고 했으니, 강요는 어렵다는 입장이고요. 또 발레 하면 키가 큰다는데, 좀 반신반의하면서 기대하는 부분도 있고요.

이게 첫번째 고민이예요.

즉 아이 성격이 내성적인 부분도 있으니, 아예 그런 류의 수업(아이가 좋아하는 미술,발레 등)은 시키지 말고 성격과 정반대 수업을 시키는 게 좋은가 하는 문제예요.

 

그런데 제가 맞벌이엄마다 보니, 발레학원 차량에 태워주는 게 주로 도우미 아주머니였는데

얼마전에 제가 직접 태워주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발레학원에 같은 시간에 6,7,8,9세 아이들이 6,7세반과 8,9세 반으로 나누어서 수업하는데, 차량은 같이 타거든요.

차량안에서 7세 언니 하나와 8세 언니 하나가 보스 노릇을 하고 있었던 겁니다.

봉고차 문이 열리자마자, 저희 아이더러, '넌 뒤로가!' 하면서 정말 소리소리 질러대는 겁니다.

중간자리를 언니들이 자리 차지하고는 어린애들에게 뒤로 가라고 소리지르면, 어린애들은 뭔가 왕따당하는 느낌에 울먹울먹하면서 타는 겁니다...

너무 놀라서 이게 뭐지 하고 누가 그렇게 말한 건지 쳐다보는 사이, 차량문이 휘리릭 닫히더니, 차가 너무 빨리 떠나버려서 말도 못했네요.

보니, 그런 일이 벌어진 날에는, 아이가 좀 울먹울먹하면서 발레학원 가기 싫다 하더라고요.

그런데 막상 당일 하원시에는 다른 언니가 싸인펜으로 손등에 하트 그려줬다고 너무나 행복해 하면서 내리는 겁니다.

그간, 저희 아이가 벨큐브 치즈 5-6개를 간식으로 차량에서 아이들과 나눠먹는다면서 가져갔는데,

차량아이들 인원수가 그 정도면 충분한데, 자꾸 부족하다면서 더 달라는 겁니다.

왜 부족하냐고 했더니 더 달라는 언니가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것도 그냥 다들 더 먹고 싶겠거니 했는데, 알고보니 그 보스 언니들이, 자기들은 더 많이 줘야한다면서 강압적인 태도를 좀 취하는 모양이더라고요..

자기들은 2개 달라, 4개 달라 하면서요.

이게 무슨 삥뜯는 언니들도 아니고 ㅠ

저희 아이는 막 울상이더라고요.

다른 아이들 나눠줄 것이 없다면서. 꼭 많이 가져가야한다고..

너무 놀라서 같이 다니는 저희 아이 동갑 절친 엄마와 통화했는데, 그 분은 저보다 더 화가 나서는, (그 아이도 발레 너무 좋아해서 그만두실 생각 까지는 없는 듯 하고) 원장님에게 항의 전화하려고 생각중이시라는 겁니다.

그 아이는 심지어, 그 언니에게 '너 까불지마! 너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어!' 라는 소리까지 들었다네요..

그 아이가 유치원에서도 엄청 다른 아이들 잘 챙기고 배려하고 활달한 그런 아이라서, 딱히 언니들 심기?를 거슬렀을 것 같지는 않은데요 ㅠ

두번째 고민은 이겁니다.

이 학원을 그만두어야 하는 건지, 학원에 차량선생님을 배치해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해달라고 해야하는 건지....

남편은 차량 선생님이 생긴다 해도 그 언니들과 어차피 수업때 마주칠 텐데, 차량에서만큼 이거 더 달라 소리야 안 듣겠지만, 그런 언니가 주변에 있으면 아이 인성 버린다고, 그 언니에게 당하는 것을 학습하는 것도 큰 문제이고, 그 언니 하는 것을 은연중에 보고 배우면 더 문제라고 남은 수업이고 뭐고 그냥 내일부터 당장 다니지 말라는 거고요.

저는... 이상하게 남 일이 되면 해결책이 분명해 보였는데, 제 아이일이 되니 갈팡질팡하는 중입니다...

 

글이 너무 길었죠 ㅠ

아이 키워보신 분들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1. 아이 성격이 약간 내성적이고 미술, 발레, 롤러블레이드, 수영, 핑크 원피스 등을 좋아하는 약간 여성스러운 여자아이인데,

좋아하는대로 발레, 수영, 미술 등 정적인? 활동을 시켜주어도 될 지,

아니면 성격을 보완하게끔 남자아이들과 축구를 시켜야 하는 건지 ㅠ

 

2. 못되게 보스처럼 구는 언니들이 있는 발레학원, 아이가 발레 자체는 좋아라 하는데,

그만두는 게 나을 지,

원장선생님에게 말해서 차량선생님을 구해달라 해야할 지,

다른 발레학원으로 옮겨야할 지...

IP : 125.133.xxx.2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라면
    '14.7.31 10:00 AM (116.39.xxx.32)

    억지로 애가 싫어하는거 시키지않고 그냥 애 성향에 맞춰서 보낼거같구요...

    애가 그런 언니들때문에 너무 힘들어하면, 학원 옮길거같아요.

  • 2. 저희 아이도
    '14.7.31 10:12 AM (125.149.xxx.112)

    같은 경험이 있어요.
    발레학원이 여자애들이 많아서 그런가 나이 있는 애들중에 그런애들이 있어요.
    우리 애도 그거땜에 발레 다니기 싫대요.

  • 3. 축구
    '14.7.31 10:19 AM (182.221.xxx.59)

    일단 첫번째 고민이요 ^^
    저도 같은 생각을 했었거든요. 저희 애도 여성성이 강해서 액티브한 스포츠 활동을 한번 시켜볼까 풋살교실 알아봤었는데요 키즈 카페에서 그 풋살교실 다니던 남자 애들과 1,2살 많은 남자 애들과 한번 노는걸 보고 맘 완전히 접었어요. 남자 애들 너무 험해요. 정말 운동신경 뛰어난 여자 아이라면 모를까 어지간한 여자애는 다칠것 같더군요. 그냥 애가 좋아하는 발레 시켜도 운동 효과 충분하고 좋으리라 봐요

    두번째 고민.
    학원 차량에 지도 선생님은 뭘 하시나요??
    울 애는 아예 시간대가 달라 위 나잇대 언니들 직접 만날 일이 없는데 사실 그 나이 땐 한살만 많아도 차이가 커서 큰 언니들이 그럼 당해낼 재간 없이 당하는거죠. 당연히 선생님이나 학원에서 교육하고 중재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되요.
    학원 차를 분리 운행하던지 선생님을 더 배치하던지요.
    그게 안된다면 학원 옮기겠어요.

  • 4. **
    '14.7.31 10:38 AM (125.143.xxx.43)

    6살에는 그냥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시키세요. 커가면서 좋아하지 않아도 해야하는게 늘어날텐데
    그맘때는 오히려 잘하는것,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아이가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끼는게 성격에도 더 많은
    도움이 됩니다. 성격은 타고나는거예요. 제 딸도 원글님 아이보다 더 심한 내성적인 아이였지만 중1인
    지금 여전히 앞에 나서는걸 즐기지 않지만 사회성이 아주 높은 사회형인 아이로 자라고 있습니다.
    제 아이도 미술 좋아하고, 춤추는거 좋아해서 전 아이가 잘하는것, 좋아하는것을 꾸준히 시켜주었습니다.
    초등학교 들어가서 미술로 상도 받고하니 자신감도 많이 생기고 하더라구요. 친구들 사이에서는 미술
    잘하는 애로 통합니다. 작은 성공경험이 쌓이면서 아이가 자존감이 높아지더라구요.
    제 아이도 춤을 췄어요. 발레는 아니고 밸리댄스...시작은 동사무소 프로그램으로 시작을 해서 대회도
    나가고 공연도 다니면서 또 아이가 성장을 하더라구요. 초등학교 2학년을 마칠때까지 교실에서 발표
    한번 안한 아이였는데 대회를 나가면서 무대에 서는 경험이 아이에게 좋은 성공경험이 되었던듯 합니다.
    아이는 자랍니다. 저도 6학년때 아이가 함께 한 진로코칭캠프에서 제아이가 사회성이 월등히 높게
    나오는거 보고 놀랐습니다. 지금 중1학년인데 자신감 넘치고 건강하고 친구들과 너무 잘지내는 아이예요.

    6살 아직은 어리니 학원을 나중에 바꾸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 원장에게 말해서 탑승차량에 지도샘이 같이
    탈수있도록 요구하세요. 수업시간에는 수업 하느라 부딪칠 시간 짧아요. 오가는 길에 단속하면
    나아질듯 해요. 그런 애들이 어디에나 있더라구요. 학원을 옮긴다고 해서 그런 아이가 없다고 보장 못하니
    개선을 요구해서 그게 안되면 학원을 바꾸셔도 될듯 해요.

  • 5. 웬일이니
    '14.7.31 11:56 AM (1.238.xxx.127)

    와 그 발레학원 무섭네요 우리딸램도 발레 다니는데
    6789세 합반이고 우리딸램이 혼자 6세라 젤 막내인데
    거기 언니들은 울 딸램이 잘 못따라하면 옆에서 갈쳐주고
    발레 끝나면 다 데리고 놀고 그러던데...

    우리딸램도 소심하고 움츠려드는 성격이라 항상 걱정하고 있는데
    그런 상황 봤으면 당장 학원 옮겼겠네요..

    아이 상처받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02553 디지털피아노 구입 조언 부탁드립니다. 2 디지털피아노.. 2014/07/31 1,182
402552 검은 콩 볶은거요. 1 g 2014/07/31 1,182
402551 갑상선 혹 1 에고 2014/07/31 1,570
402550 새누리당은 아마추어 샌ㄹ 2014/07/31 1,028
402549 못먹는다/ 못 먹는다 2 2014/07/31 1,267
402548 실리트 비전 압력솥을 구입하려는데요 1 압력밥솥 2014/07/31 1,089
402547 구타로 사망한 윤일병, '물고문·성고문'까지 당했다 41 lemont.. 2014/07/31 10,848
402546 선풍기 구매 선택 4 .... 2014/07/31 1,791
402545 돈 좀 있는 집 여자애엄마들은 여자애들은 무엇을 시키나요? 33 엄마 2014/07/31 17,192
402544 여드름 사춘기 아이 클렌징 오일 쓰면 안되나요? 5 오렌지 2014/07/31 2,079
402543 아- 웃겨요. 20 뭐야! 2014/07/31 4,252
402542 12년 부은 종신보험 해약하고 실비보험 가입하는게 나을까요? (.. 9 궁금해요 2014/07/31 9,288
402541 일베충 루저 110.70 강퇴당했나보네요. 6 봉숙이 2014/07/31 1,378
402540 컴 고수님..다나와 구입 도움좀 주세요 2 -- 2014/07/31 921
402539 휴대폰 셀카 막대기? 이거 뭐라고 검색하면 되나요? 6 궁금 2014/07/31 1,547
402538 친정엄마가 척추관협착증이라는 교수님 추천부탁드립니다. 1 햇님 2014/07/31 1,736
402537 너무 더운데 저녁메뉴 뭘로 해드시나요? 18 덥네요 2014/07/31 4,073
402536 마른 하늘에 날벼락치네요 5 하늘이 운다.. 2014/07/31 2,043
402535 친구사이 밥값 계산이요 37 ... 2014/07/31 15,854
402534 울진금강소나무숲길 걸어보신분들, 궁금합니다. 여름휴가 2014/07/31 1,027
402533 짜짜짜짜짜짜짜짜짜짜~~~♬ 5 노래방가고싶.. 2014/07/31 1,056
402532 새누리당 빼고 다사랑합니다 16 사랑 2014/07/31 1,336
402531 노래다운 받으려면~ 3 초록나무 2014/07/31 1,146
402530 [전문] 손학규 정계은퇴 기자회견 12 세우실 2014/07/31 2,784
402529 [속보] 여수 해양조선소 폭발사고 4 심플라이프 2014/07/31 2,3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