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계곡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피서철 조회수 : 4,422
작성일 : 2014-07-28 16:51:25

밑에 계곡 물 불어나 사람들이 휩쓸리는 영상.

우리나라인지 다른 나라 영상인지 알 수는 없으나

제가 저 상황을 약 20년 전 쯤인 초등학교 5학년 경 직접 격은 적이 있습니다.

 

교회에서 수련회를 갔었어요.

아주 얕은 물이 흐르는 계곡 근처에서 캠핑을 하기로 했었는데...

텐트를 모두 치고, 모두 모일 수 있는 큰 천막을 치고 아이들과 어른들이 모여 앉았지요.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군요. 부슬부슬 내리는 비...많이 내리지도 않았습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 지 15분도 되지 않아 동네 가게에 무언가를 사러갔던 제 친구녀석이

급히 뛰어오면서 "당장 거기서 나오래요. 금방 물 불어나서 큰일난데요~"라고 소리치더군요.

 

사실 그 근처 계곡의 물은 발목까지 밖에 오지 않았습니다.

발목까지 오는 물을 건너 얕은 야산에 편 텐트들...

그 당시 '비도 얼마 안 오고 물도 안 깊은데 뭘...' 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저희 인솔을 책임졌던 선생님께서 갑자기

작은 가방에 꼭 필요한 물건만 챙기고 물을 건너 동네로 가자고 하시더라구요.

개인 짐만들고 물로 가니 이미 물이 무릎 밑까지 오더라구요.

비 내리기 시작한지 30분도 채 지나지 않았습니다.

40여 명 우리 일행 중 아이들을 먼저 내 보내고 어른들이 나올 즈음 물이 무릎을 넘어 섰습니다.

 

저희 옆에 텐트를 치고 있었던 가족들 중 서너 가족은 저희보다 조금 늦게 나오기 시작했고...

대가족이 놀러왔던 한 팀은 유난떤다며 저희를 비웃으며 움직이지 않았었고...

저희가 다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폭포수 쏟아지던 물줄기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합니다.

저희보다 조금 늦게 나왔던 가족 중 일부는 고립되어 있다가 구조대에 의해 구조되었고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가족들은 일부가 물에 휩쓸려 내려갔고

결국 구하지 못했다는 소식을 다음 날 아침 들었습니다.

 

동네 어른들 말씀을 그대로 달려와 전했던 제 친구녀석과

인솔 선생님의 과감하고 빠른 결단력과 대피 덕분에

저희 텐트, 짐, 며칠 분의 식량 모두 물 속으로 사라졌지만

한 명도 다친 사람없이 전원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계곡 물이라는 것이 참 무섭더군요.

발목도 안 오던 잔잔한 시냇물이 거대하게 소용돌이 치는 흙탕물이 되어

사람과 차와 짐들을 짐어 삼키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 이후 저는 절대 계곡 근처에 안 갑니다...무서워서요...

계곡 근처로 피서 가시는 분들...부슬부슬 오는 비라도 조심하세요.

상류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 지역을 잘 아는 사람들의 충고 절대 묵과하지 마세요.

 

갑자기 그 영상을 보고 그 날의 일이 떠 올라 ...

모두들 즐겁고 안전한 여름 보내시기를....

IP : 1.221.xxx.165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7.28 5:08 PM (223.33.xxx.4) - 삭제된댓글

    계곡은 안전한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조심해야겠네요...

  • 2. 공감
    '14.7.28 5:11 PM (180.66.xxx.85)

    지리산에 놀러간적있는데 계곡 곳곳에 확성기가 설치되있고 간간히 튼튼한 로프로 나무와 나무사이 홀은 나무와 큰 돌사이에 연결되었더라구요. 숙소주인의 설명에 의하면 계곡은 비가 조금만와도 위에서 내려오면서 급속히 물이 불어나기때문에 대피방송을 위해 스피커가 설치되어있고 고립시 구조에 용이하도록 로프가 설치된거라는 설명에 꽤나 놀랐던적 있어요

  • 3. 물이 안 불어도
    '14.7.28 5:27 PM (182.226.xxx.93)

    위험할 때 있어요. 저 아는 분이 계곡에 놀러갔다가 실수로 물에 빠트린 담뱃값 주우려다 실족해서 떠내려가 익사.. 바로 아랫쪽이 깊은 물이었던거죠. 정말 거짓말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난답니다. 물살이 정말 무서운 거에요 .

  • 4. ..
    '14.7.28 5:32 PM (220.124.xxx.28)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계곡은 축구장 골넣는 것처럼 생긴걸로 그물망 촘촘하게 쳐서 막아놨으면 좋겠어요...
    제가 즐겨 다니는 계곡은 보수공사해서 그냥 풀장 같더라고요..ㅋㅋ 거긴 아예 줄을 쳐놨더군요..그래서 사람들이 그 줄 너머는 안가더군요..

  • 5. 구명조끼
    '14.7.28 6:35 PM (211.197.xxx.23)

    계곡에서 아이는 물론 성인도 구명조끼 착용해야 합니다.
    아차하는 순간 불어난 물은 물론 유속이 빨라지는 곳에서 실종되기 쉽습니다.
    그렇게 가족을 잃었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 동네 주민분들이 매년 위령제를 지낸대요. 매년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러나 위험 안내문은 찾아 보기 어렵습니다. 여름 한 철 동네 장사라고 하더군요.
    전 그 말이 더 무섭고 섬찟했어요. 정말 휴가철 안전 장비 갖추시길 바랍니다.

  • 6. ...
    '14.7.28 7:14 PM (180.69.xxx.200)

    이런 얘기 들으면 계곡 못놀러가겠더라구요 ㅠㅠ

  • 7. 밤호박
    '14.7.28 8:36 PM (211.252.xxx.11)

    제동생 초등학교때 여자담임선생님이 계곡에 놀러가셨다가 밤중에 불어난물로 휩쓸려 돌아가셨습니다.그때 여동생도 초5인지6인지 그랬어요 선생님얼굴도 생각나네요ㅠㅠ

  • 8. 저도 경험
    '14.7.28 8:41 PM (175.201.xxx.148)

    계곡물 불어나는 것 직접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에이 설마...라고 할거예요
    저도 대학시절 20여명이 지리산 등반 갔었을 때...
    그냥 보슬비가 오고 있었고 계곡 하류쯤 물가에서 다들 앉아 쉬고 있었는데
    갑자기 우리가 앉아서 쉬고 있던 가장자리까지 물이 슬금슬금 불어나기 시작하더군요.
    그때 가이드역할 했었던 분이 빨리 짐들고 바깥으로 나오라고 난리가 났어요.
    우린 어리둥절하면서도 시키니까 다들 느릿느릿 바깥쪽으로 나왔었는데
    3~4명의 가볍게 여름 휴가겸 등산 온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계곡을 가로질러 건너려고 하더군요
    정말 그리 넓지도 않은 계곡이었고 처음 들어섰을땐 발목 정도까지밖에 물이 오지 않았었는데
    세상에 ...딱 계곡중간까지 몇발자욱 옮기지도 않았었는데 순식간에 물이 불어나더니
    그 일행들 계곡 한가운데서 꼼짝도 못할 정도가 되고 말더군요
    다행히 근처에 큰 바위가 있어서 다들 그위로 피할수가 있어서 큰 사고는 막을수 있었죠.
    그렇게 한동안 순식간에 불어난 누런 흙탕물이 급류를 이루며 휘몰려 내려가더니만
    시간이 좀 지나니 언제 그랬냐는듯이 평범한 계곡모습으로 돌아오더군요.
    그때 물살에 휩쓸려 내려가던 것이 사람이 아니라 몇몇 등산용구며 배낭들이었던게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그 이후로 절대로 자연앞에서는 오만하지 말아야겠다는 큰 깨달음을 었었습니다.

  • 9. 밤호박
    '14.7.28 8:42 PM (211.252.xxx.11)

    내변산 계곡에서 일어난 일인데 동생이 조문다녀온 기억이 나요
    저는 대학때 무주구천동에서 전날 갑자기 내린 폭우로 물이 불어난 돌다리를 건너다
    이끼를 밟고 미끄러져 남자동창생이 깜짝놀라 건져주어서 살았는데 고맙다는 말도 안했던것 같네여
    너무 놀라서 ...

  • 10. .....
    '14.7.29 3:20 AM (211.111.xxx.41)

    넓지도 않은 좁은 계곡 물 불어나는건 순식간이겠죠
    강원도 영월에 레프팅하는 그 넓은 동탄강도 비오면 높아지는 수면 높이가 상당하다는데요
    강사 말로는 언덕 위에 나무 줄기들이 잠긴데요 그 넓은 곳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0235 아니.. 급여 오백만원 샐러리맨이 그렇게 많다구요? 1 2014/09/25 1,886
420234 암보험 심사결과 거절 당했는데요 5 사과 2014/09/25 3,685
420233 만기일시 상환 대출 어떨까요 2 도움 2014/09/25 1,180
420232 새누리, '일베 폭식' 후원자를 간부로 임명 9 왜아니겠니 2014/09/25 1,085
420231 장윤선의 팟짱.... 오늘것 들어보셨나요? 좋네요 2014/09/25 733
420230 18k목걸이 어디서 사나요? ㅇㅇ 2014/09/25 996
420229 양은냄비 어떻게 버리나요? 3 ? 2014/09/25 1,926
420228 초경시작하면 성억제호르몬, 성장호르몬 ,,,,못 맞나요? 1 ? 2014/09/25 1,499
420227 손석희뉴스해요!!!! 2 ㅇㅇㅇ 2014/09/25 478
420226 노란리본 달았다고 불심검문..."억울해 고소한다&quo.. 2 지지 2014/09/25 894
420225 [장터+모금안내] 82님들의 소식과 모금안내입니다. 1 불굴 2014/09/25 847
420224 부동산 관련 문의..어린이집 바로옆에 대지 어떨까요 2 부동산 2014/09/25 687
420223 외모 그저 그런 여자가 선 보고 애프터 잘 받을수 있는 방법 없.. 10 ,, 2014/09/25 3,248
420222 근디 반찬재활용 신고해도 처분이 참 가벼운 듯. 3 -- 2014/09/25 1,883
420221 택배 주소를 잘못 입력해서~~ 황당사건 18 @.@ 2014/09/25 12,395
420220 청약저축을 일반과세로 돌리라해서 1 아시는분 2014/09/25 1,790
420219 송혜교 광고중단 아고라 서명 부탁합니다(오늘마감) 8 율비 2014/09/25 1,378
420218 농산물 판매 방법 문의 2 며뉼 2014/09/25 1,214
420217 中 남자 교사, 여학생 샤워 몰카 찍다 몰매맞아 중태 4 @@ 2014/09/25 1,925
420216 충치치료 견적 문의 드립니다 2 좋은치과 2014/09/25 955
420215 박태환 국민들이 후원하는 방법있나요 11 ... 2014/09/25 1,742
420214 장판 장판 2014/09/25 468
420213 도미나피자 뭐가 맛있나요.. 5 단감 2014/09/25 1,847
420212 실거래가 조회... 가브타크 2014/09/25 744
420211 아파트 같은 동으로 이사해보신 분 10 각설탕 2014/09/25 4,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