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외벌이로 여태 살아왔는데
제가 모았으면 얼마나 모았다고
형제들이 교대로 돈 빌리러 왔어요.
어떤 형제는 안 빌려준다고 삐져서 연락 끊고
여러 일 생각하면 기막혀서 속이 터지네요.
제가 알뜰하고 안 쓰니까 지들 생각엔 돈 좀 모아놨다 싶겠죠.
형제들이 직업이랑 수입도 우리 집보다 훨 나은데 펑펑 쓰고 살면서 저러네요.
그러나 큰 집 한 번 옮기려는데도 힘들어 이러고 있구만
빌려 줄 돈은 꿈도 못 꿔요.
없다 없다 하면서 애들 유학 시키고
그 애들 본다고 외국 들락날락 하는 동생이
애들 머무는 집에 도움 주려는 의도로 관광할 사람들을 자주 데려가요.
저도 꼬여서 우리 아이 한창 공부할 시기에 한 달 보내서 300만원 돈 잘 놀게 한 뒤 날린 셈이지요.
친한 동생을 하나 데려가더니 얼마나 좋았는지 카톡에 첫 사진으로 척 저장하고 있길래
생전 조카 사진 하나 안 올리는 사람이 얼마나 좋으면 그 집 모녀 사진은 저렇게 장시간 올리고 있나 싶더라구요.
이번에 갑자기 애들 있는데 가는데 찬조 좀 할 거 없냐고 왔길래
이불이랑 그릇들 챙겨주고
하루 같이 놀면서 맛있는 거 사 먹이면서 즐겁게 지냈네요.
그런 중에 그 카톡 사진은 오래 올리고 있더라 물었더니
첨엔 자기 애들 사진 위주로 올린거다 그러더니 이러네요.
걔가 형제보다 훨 낫다 싶다..이번에 같이 가서 걔가 돈 다 썼다 그러네요.
유난히 자기를 따라서 경비 다 될게 가자더니 가서도 돈 거의 다 쓰고
올 때도 남은 돈이랑 용돈 애들에게 듬뿍 주더라며
우리 형제보다 걔가 훨 낫다 그러네요?
저도 조카들 방학 때 오던지 갈 때 올 때 또 철마다 선물 보내고 하는데
그 동생이 얼마나 돈을 많이 썼는지 모르지만 언니에게 그게 할 말인가요?
그리고 그 동생은 사업을 하고 있고 월급 얼마 안 되는 저와 비교 할 만하지도 않거든요.
남이라도 자기에게 돈 펑펑 쓰고 이롭게 하는 사람이 형제보다 낫다!
대 놓고 그렇게 말하는 동생에게 섭섭하고 이런 사람이 다 있나 싶은 게 보고 싶지도 않네요.
조카들은 그래 그런지 제가 용돈을 주고 선물을 줘도 고맙단 인사 한 마디 하기는 커녕
당연한듯 받고 잘 간수하는 것도 아니고 휙 던지고 그럽니다. 애들이 버릇이 없어요.
그래서 저도 이번에 솔직히 나도 형편이 좋은 것도 아닌데 나름 신경 써서 용돈 주고 하는데
너희 애들은 용돈을 줘도 고마운 줄도 모른다. 아주 주고도 기분이 안 좋고 주는 사람이 더 죄인이더라 그랬죠.
그리고 그 좋은 동생이랑 언니 동생 하면서 잘 지내라 하고 싶네요.
물질따라 마음도 간다는데 얌체 중의 얌체 제 동생은 어쩔 수 없을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