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에서 벗어나고 싶다.
솔로는 나의 사전에는 배우자가 없다고 작정해서 자발적인 솔로이고
싱글은 자신은 원하지 않지만 상대자가 없어 혼자일때 싱글이라고...
하지만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게 어정쩡하게 살다보니
자의반 타의반 혼자였다.
평생 모태 솔로로 살아왔는데
지금까지도 잘 살아 왔는데 뭐... 이 무슨 개소리인가.
어려서는 몰랐다. 정말 몰랐다.
평생 혼자 살다가 독거노인으로 생을 마무리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그렇다고 지금도 알수는 없지만
내 자신이 그렇게 되어가는 현실에 두려움이 생긴다.
젊고 푸르던날 가평 현리에는 전등사라는 절이 있었다.
그 일대는 우리나라 최강을 자랑하는
수기사 예하 부대들이 포진해 있는 곳이였다.
그곳을 지나다 어느 허물어져 가는 구멍가게 문짝 귀퉁이에
한껏 멋 떨어지는 필체로 적어놓은 글귀에 이런 말이 있었다.
"술잔을 높이 들고 청춘을 노래하는
인생의 낙오자가 되지말자."
그 한 여름날 뙤약볕 아래서 연병장을 돌면서
맹호를 외치던 수많은 함성을 뒤로하고 부대를
나오던 길에서 이 글을 보고 이 무슨 말인가?
한때 유행했던 노래의 가사가 생각났다.
'한송이 순정의 꽃 누구에게 바치리까.
마음의 창문을 내 앞에 열어 주오~
술잔을 높이 들어 청춘을 노래하며
인생은 즐거우리 이 밤은 즐거우리~
나의 사랑 나의 행복 어떠한 가시밭길도.....(중략)'
누군가 자신의 사랑을 보내고 화려했던 추억을 뒤로 하고
운명을 비극적으로 예고하는 인생의 낙오자는 누구를 말하는지
알수 없다.
다만 그 사람이 내가 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정말 술잔은 들지도 않고 청춘을 노래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작금에 와서 그 누구가 꼭 내가 될것만 같다.
남들처럼 살아보려고 없는 살림 가지고 결혼도 생각했지만
현실은 온통 지뢰밭인걸 알고 일찌감치 포기했었다.
우리나라에서 결혼은 개인과 개인이 만나는게 아니라 가족과 가족이 만나는것이다
별 대단한 가문이 아니더라도 큰집 작은집 고모 이모 친 인척들 그에 따른 식솔을
모두 다 내가 아는 사람으로 포진되는게 두려웠다. 누구네 사위가 되어야 하고
누구네 며느리가 되어야 하는 당연한 현실이 싫었다.
후일 내게 인연이 있다면 세속의 모든 인연을 잘 정리해서 살고싶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혼자이다..
내가 하기 싫어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요구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것도 상대방에게 요구하지 않는다.
너무 강조 하다 보면 그 또한 서로가 피곤한 일이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그 아무 누구에게도 피해 입히지 말고
그냥 죽을때까지 혼자 사는게 답이라고...
스스로 내린 결론이였다.
부부가 한때에는 서로가 좋아 죽지 못해 안달이였지만
언제부터인가 서로가 잡아 먹지 못해서 안달이라는 분도 있고
어느덧 서로 아무런 감정도 없이 산다는 분도 있다.
물론 때로는 이런게 사는맛이라고 자식을 보며 남편과 아내로서의 행복함을 느끼지만
그런 몇날을 위하여 기나긴 시간을 책임과 의무로 무장하고 살고 싶지는 않다.
그냥 죽을때까지 혼자 사는게 답이라고...
그러면서도 싱글을 벗어나고 싶다고 혼자 중얼거려본다.
영화에서도 말했듯이 우리 인생에는 결코 신의 한수는 없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꿈을 가지고 미래를 보고 희망에 살자.
그리고 가급적 모두 싱글에서 벗어날수 있는 나에게 맞는 인연을 기다리며 살자.
과연 인연이 있는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