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농자 천하지망본(農者 天下之亡本)이 되었나?
농사!
우리겨레를 누 만년 먹여 살린 생명산업이다.
여름 내내 농부가 흙탕물에 파 묻혀 벼 포기에 흘린 땀방울이 따가운 여름햇볕을 받아 낱알이 여물어 누 만년 우리겨레를 먹여 살렸다.
농부의 몸에 묻은 흙이 많을수록, 흘린 땀방울이 많을수록 겨레의 배가 덜 고팠다.
그 쌀을 젓수시고 단군할아버님께서도 이 나라를 여셨고, 세종대왕께서도 그 쌀을 젓수시고 한글을 만드시어 겨레의 까막눈을 띄워 주셨고, 이순신장군께서도 그 쌀을 잡숫고 울돌목 물살에서 왜선 300여척을 수장시켜 죽음 직전의 나라를 건져내셨다.
우리 누대의 할아버님부터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형제들, 마누라와 자식들, 농부의 손에 묻은 흙과 땀방울이 아니었든 들 지금 목숨인들 있었겠나?
농사가 얼마나 위대한 일이었으면 그렇게 신분과 직업의 귀천을 따졌던 봉건시절에도 농민만은 농자천하지대본(農者 天下之大本)으로 모든 백성과 생업의 으뜸으로 쳐 주었겠나?
천하지대본이었던 농부가 박정희가 경제개발을 한답시고 쌀값을 헐값으로 무한정 붙들어 매는 바람에 농자천하지천본(農者 天下之賤本)이 되어 농민은 바로 가난의 대명사가 되어 죽지 못해 근근이 사는 천 하디 천한 직업으로 몰락을 하였다.
박정희의 쌀값 동결은 한마디로 농민들 땀의 소산물을 권력이 수탈을 자행한 것이었다.
농민들이 수탈을 당하는 만큼 경제개발에는 속도가 더 붙었다.
그러다가 세계화의 물결에 밀려 <WTO>라는 보도 듯도 못하던 서양 도깨비방망이가 우리 농민들을 허리도 못 펴게 후려 치드니, 요게 다시 <FTA>라는 완장으로 갈아 차고 들어와 우리농민들을 죽든지 살든지 네가 알아서 하라고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대고 있다.
끝이 안 보이게 넓은 논에 집에 에어컨 켜놓고 흰 와이셔츠에 넥타이 매고 양복입고 앉아서 컴퓨터 자판에 손 올려놓고 손가락만 까딱거려 비행기로 볍씨를 뿌리고 무인트럭으로 추수를 해 대는 양코배기 농사꾼과, 노무현 같이 노란 장화 신고 밀짚모자 눌러쓰고 손바닥만 한 논의 흙탕물에 들어가서 첨벙거리며 모를 내고 여름 내내 흙탕물을 뒤집어쓰고 피를 속아내고 농약을 그대로 마셔가며 농약을 치고 하여 낫이나 통통거리는 경운기로 추수를 하는 우리 농부가 어떻게 비교가 된단 말인가?
작대기 들고 탱크와 싸우는 격이지, 무슨 재주로 우리농부들이 양코배기 농사꾼들을 당한단 말인가?
어쩔거나!
어쩔거나!
우리농민들 불쌍해서 어쩔거나!
어린학생들이 한꺼번에 300명이 죽어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박근혜가 농민들이 머리를 삭발하여 까까중머리가 된다고 해서 콧방귀나 뀔 것인가?
이제 꼼짝 없이 우리 농민들 천하지망본(天下之亡本)이 되게 생겼다.
도대체 박가네와 우리농민들이 무슨 철천지원수가 졌다고 그 아비는 농민들을 천하지천본(天下之賤本)으로 내 몰더니, 그 딸이 기어이 천하지망본(天下之亡本)을 만들어 서러움 받고 사는 것조차 빼앗아 망하게 만들려고 드나?
아-!
농민들이여!
농민들이여!
우리의 생명의 은인들이여!
우리 힘을 합쳐 함께 싸웁시다.
세월호 싸움에 합쳐 당신들 싸움도 함께 싸워줄 것입니다.
우리 농민들 힘내십시오!
절대로 당신들이 천하지망본(天下之亡本)이 되도록 그냥 내버려 두지는 않겠습니다.
서울시민도, 부산시민도, 광주시민도 함께할 것입니다.
우리 힘을 합쳐 저들과 싸웁시다.
우리 농사, 우리가 힘을 합쳐 지켜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