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백화점에서 남편 자켓을 사려고 쇼핑을 하고 있었어요.
좀 따라다니던 아이들은 금새 지루해했고 엘레베이터 앞에 있는 소파에 앉아 기다리기로 했죠.
그러다가 큰 아이가(초2) 팔꿈치에 피를 흘리며 다쳤다고 왔더군요.
점원에게 밴드나 뭐 없냐고 여쭸더니 약국 가서 사라고 하고..
의무실을 찾으니 그제야 알려주셔서.. 피를 뚝뚝 흘리며 의무실을 찾아갔지요.
의무실 내에도 전문적인 간호사나 의료인은 없고... 다리 맛사지 하던 직원들만 가득..
그중에 한분이 오셔서 빨간 약으로 대충 발라주고..
이거 찾느라 왔다갔다... 저거 찾느라 왔다갔다... 겨우 지혈하고 다쳤다는 그 자리로 갔어요.
아이 말로는 쇼파에 앉았다가 살짝 옆으로 기대 누우려던 순간 아파서 보니 피가 났다고 했고..
만약 그랬다면 다른 사람들도 다칠 수 있으니 가 보자해서 가 봤더니..
세상에... 낡은 가죽소파에 구멍이 있고 그 구멍을 만저보니 지름이 0.5미리는 더 되어보이는 부러진 철 스프링이 칼처럼 위로 솟아 있었어요. 그 사이 보안팀이 와서 소파 철수하겠다고 난리치고 우리는 옆에 서 있고..아무도 다친 아이는 안중에도 없어 보이더군요.
녹이 슨 스프링이라 파상풍도 겁났고.. 아이가 다쳤는데 아이보다는 자신들 변명하느라 급급한 분위기..
치워야했는데 하나만 치우고 못치웠다는 둥... 멀뚱히 서 있다가 화가 나더군요.
아이 병원은 어째야하는가 물으니 그제서야 가까운 병원 아무데나 가서 치료를 받고 청구를 하라...
제가 따로 요구를 해서 병원까지 가는 택시 제공 받았고..(그쪽 직원이 나와서 같이 병원으로 이동.. 택시비 카드값으로 계산), 일요일 오후 미치도록 붐비는 응급실 정형외과동에서 4시간을 보내고 꿰매고 돌아왔어요.
(그 와중에 파상풍이 영유아 필수 접종 항목이라 이미 접종 완료한건 정말 다행!!!!)
그동안 제 핸드폰 밧데리는 끝나고.. 집에와서 겨우 충전하고 보니 부재중 전화가 와 있더군요.
백화점 고객센터였는데 아이가 꿰맸다고 하니.. 그러냐... 병원비 청구하시면 된다.. 끝!!!
아이가 지금 다니고 있는 수영강습이랑 기타 수업들 못하게 되는거 투성이인데 이걸로 끝이냐...했더니..
'아... 고객님... 그런 수업도 받고 있었어요..? 그럼 저희가 손해사정인이 연락을 드리도록 해도 될까요?'
하더군요. 저는 잠깐이지만 다친 아이에 대한 안타까움이나 염려를 먼저 원했는데.. 무리였던걸까요?
왼손잡이 아이, 다친곳도 왼쪽 팔꿈치라 꿰매긴 했지만.. 다시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하고..
가만 있어도 더운 이 여름에 샤워하기도 힘들고..
하고 있는 수업들은 죄다 수영에다 축구에다 피아노, 로봇조립등등인데...
아.. 진심어린 사과는 개뿔... 그런거 요구하는 제가 진상인가 봅니다..
그래도 푹 자고 일어나니 아이도 저도 조금 진정되고... 머리도 조금 맑아져서 주절주절 해 봅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