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친정어머니요...정말 열심히 사시는분이란것은 인정해요.
요리도잘하시고, 손수 된장,간장,고추장,김치 담으시고, 겨울엔 직접 강정도 만드시고 도토리도 직접 따다가 집에서 묵도 만들어주시고...
동짓날엔 집에서 직접 새알심만들어서 팥죽도 맛있게 끓여주시고...
정월 대보름엔 오곡밥에 나물만 7-8가지를 무쳐내시고...
봄에는 길거리쑥이 어디서 뜯어온건지도 모른다면서 청정지역 산에 직접 가셔서 쑥뜯어다가 쑥떡이며 쑥버무리며...만들어주시고...
제삿상에 올릴나물들을 중국산이 싫으셔서 산에서 고사리를 꺽어다가 삶아서 말려서 일년내내 먹을것 보관하시고...
국산도라지파는곳에 직접 가셔서 도라지를 사오셔서 역시나 다듬어서 말려서 보관해서 1년내내 쓰시고..
인삼도 인삼축제하는곳에 직접 가셔서 구입해오셔서 홍삼쪄놓으시고....
김장을 하기위해서 광천토굴에서 토하젓을 구입하기위해서 아는분들과 차 맞춰서 직접가서 새우젖이며까나리액젖이며 멸치액젖이며등을 잔뜩 구입해 오십니다.
정말 열심히 하십니다.
그런데..정말 너무 힘듭니다.
친정엔 대가족이 사는것도 아닙니다.
가족들이 모두 분가해서 친정아버지랑 어머니 이렇게 딱 두분이 사십니다.
제삿날에도 친척이 없어서 몇분 오시지도않습니다.
정월대보름날....오곡밥에 나물만 7-8가지를 하시곤 힘들다고 방에 누워계십니다.
친정아버진 초토화된 주방과 어지러워진거실등을 바라보며 먹을사람이 둘뿐인데 뭣하러 이렇게 만들었냐.
조금만 만들던가하지라고하면 어머닌 난리가 납니다
내가 이렇게 힘들게 만들어줬으면 잘먹어주면 될것이지 웬 말이 그렇게 많냐고!!!!!!
잔뜩해놓은 음식들을 두분이서 먹어내는것도 한계가 있고 음식들이 상하기 시작하면 심기불편해진 아버진 그음식들이 다 돈으로 계산되어서 아까워지기도하고 엄마랑 또 말싸움을 하기 시작합니다
다 못먹어서 냉동실로 들어간 음식이며, 사놓고 까만봉지째로 냉동실로 들어가서 켜켜히 지층을 이룬 식품들이며...
곡식등을 조금조금씩 비닐봉지에다가 묶어서 구석구석 놔둬서 쌀나방이 온집에 창궐하는데 도대체 어디서 생긴건지 모르겠다고 하셔서 제가 친정에 내려가서 냉장고정리해드리고 구석구석에서 쌀벌레와나방이 잔뜩 창궐한 곡식봉지들을 다 챙겨서 버리는것도 연례행사지요..
그럼 어머닌 또 속상해 합니다.
남자가 쪼잔하게시리 주방일에 간섭한다구요.
어머닌 만드는덴 열심인데 청소는 안하십니다.
주방바닥에 음식물이 떨어져서 바닥이 찐득찐득해도 대충 문지르고 다니고...
욕실엔 곰팡이가 창궐해도 대충 물한바가지 끼얹고 끝내고...
서랍장엔 먼지가 뽀얗게 앉아있어도 방닦으시더라도 화장대위까진 닦지 않으십니다.
싱크대가 낡아서 새걸로 바꿔드렸는데...렌지 후드에 누렇게 기름때가 끼어도 한번 닦으시질 않으셔요.
그러면서, 내가 이렇게 음식하느라 힘들었으니까 청소정도는 아버지가 해도 되는것 아니냐고 큰소리지요.
아버지도 청소를하십니다만..어머니눈엔 아버지가 하는 청소는 대충대충 설렁설렁하는것으로 보이기때문에 해도 잘한다소리 절대로 안하십니다.
그렇다고 본인이 하시지도 않구요.
그래서 도우미분을 집으로 모셨습니다.
그랬더니...의자에 앉으셔서 손하나 까딱 안하고, 어딜어딜 청소해달란말도없이 자~ 하셔요~ 이걸로 끝입니다.
도우미가 왔기때문에 이젠 난 손하나까딱 안해도 된다라고 생각하시고 며칠후에 또 두우미가 올테니까 놔두면 도우미가 한단 생각에 더더욱 청소엔 손을 놓으십니다.
정말 환장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