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드디어 서울(금천구 가산동)에 진입했습니다. 목적지인 국회의사당까지는 약 8~9km 정도 남았습니다.
14신에서 학생들의 뒤를 따라 걷는 시민들의 행렬이 100여명이라고 했는데, 또 늘어나서 120여명이 됐습니다. 어떤 시민은 따라 걸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지나가는 길에선 주변 시민들은 박수로 학생들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한 40대 여성은 지나가는 학생들을 바라보면서 역시 눈시울을 붉히기도 합니다.
학생들과 도보 행진을 함께 하는 시민들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고은비(25)씨는 광명시 소하동에 사는 대학원생입니다. 고씨는 "학생들이 어제 새벽에 도착하는 거 알고 가슴이 찡해 잠이 오지 않더라"며 "유가족과 서명운동을 함께 했던 인연도 있고 해서 짧지만 같이 광명시청까지 걸으며 학생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고1, 중3 엄마라는 신아무개(45)씨도 "남일같지 않아 함께 행진하러 나왔다. 여의도 국회까지 함께 동행할 것"이라며 "제 친구의 아이가 이번 참사에서 희생됐다. 그런데 친구한테 연락도 못했다. 정말 남일같지 않아서 동네 동생들과 함께 동참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박미정(40)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집회에 자주 참석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학생들이 이렇게 행진으로 목소리를 내니 어른들보다 울림이 큰 것 같아요. 학생들이 훌륭하다 생각되고 대견합니다. 제게도 중2, 초4 아이들이 있어서 아이들과 부모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있어요. 그래서 서명운동과 세월호 관련 사태 경과 등을 매주 금요일마다 알리는 활동도 하고 있어요. 연말까지 계속 할 겁니다. 사람이 제일 우선임을 정부는 잊지 말길 바랍니다. 사람 중심으로 문제를 해결하면 답이 나올 겁니다."
10개월된 딸과 함께 나온 한 광명 여성 시민도 "광명시를 지난다고 해서 유모차에 태워 딸과 함께 나왔다"며 "아기가 그만하자고 할때까지, 칭얼거릴 때까지는 계속해서 도보 행진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연도의 시민들은 '반드시 진실을 밝혀야 합니다', '진상규명', '고마워', '끝까지 함께 할게', '가만잊지 않겠습니다', '광명시민이 함께 하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안전한 나라에서 자라나야 합니다' 등과 같은 손팻말을 적어 들고 환호하며 학생들을 격려합니다.
오성우(15) 학생은 "이런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응원을 나왔다"며 "특별법이 제대로 처리가 안 되어서 유가족들 농성하고 형과 누나들이 먼길 가는 이런 모습 보니까 슬프고 화가 난다"고 말했습니다.
"붕대 감은 형 보면서 정말 감동했어요. 안전한 나라 만들려고 고생하는데, 형 누나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국회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정부와 국회는 이 생떼같은 학생들과 시민들의 염원을 어찌 받아 안으려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