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샘이 특정과목성적표 보냈다는 문자가 오자마자 애가 전화했어요.
자기가 성적표 받았는데 책상 치우다가 모르고 버렸는데 점수는 몇 점이고 코멘트는 뭐뭐뭐였다.
감이 오잖아요. 물론 애가 진짜 모르고 버렸을 수도 있지만요.
왜 버렸냐고 다시 되물었고 애가 대답하기 기다렸어요. 화가 끓어오르는데도
꾹 참고 기다렸어요. 딱 10분 채우고 알았다하고 끊었거든요.
2시간 남은 일 어찌어찌하고 집에 가면서 애 얼굴 볼 생각하니 너무 한심하고
힘도 들고 서글퍼지더라구요.
지하철에서 계단 마구 올라가는데 개찰구밖으로 뭐가 눈에 띄는데 아들이네요.
고개가 자동으로 돌아갔어요.
그래도 아들이니까 고개 돌려서 손 흔들어줬죠.
카드찍고 나가보니 전철역앞 미니스톱에서 산 천원짜리 따뜻한 아메리카노..
ㅠㅠ
불여우같은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