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설익은 것이 문제를 일으킨다
어줍잖은 감정이 더 활활 타고
섣부른 판단이 오류를 범한다
겉 보기엔 먹음직스럽게 익은 단감이 한입 베어 문 순간 입안에 정전기를 일으킨다
육안으로도 이젠 먹어도 되겠다의 경지가 되려면 그 떫은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삶의 모순이란 성장의 과정에서 치러야 할 필수 조건이다
결벽증이 정직의 기초라 생각했던 때 매사가 전쟁터였다
나도 다치고 상대도 치이고 ...
그렇게 누구 하나가 꺾여져야 삶은 분명한 것이 된다고 말이다
가차없이 단절할 수 있는 객기를 특권이라 여기면서...
통로를 차단하니 빛이 들지 않았다
호기를 부린 이면엔 두려움과 불안이 시시각각 드나들었다
사랑도 우정도 그리 대처했다
관계는 그렇게 나 하나 드나들 길밖엔 다른 틈을 주지 않았다
고립이 주는 외로움 만큼이나 홀가분함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것이다
지금도 그리워하는 어둠의 추억이다
서로의 눈치를 먹고 사는 허울 좋은 관계망에서 사라지는 자유가 지금은 불가능해졌다
나이와 세월의 나이테는 한줄 한줄 흔적을 남기기 때문이다
칠흑 같은 어둠을 껴안자 자연스레 빛이 들어왔다
나는 불행해..하는 순간 불행에서 멀어지듯이
그림자를 어둠이라 착각하고 피해다녔던 그때
어설픈 빛에 꿈은 말라가고 있었던 거다
시간은 돌고돌아 다시 그 주기가 왔다
무기력이란 놈과 함께...
더 세지고 치밀해진 인생의 칩입자들
뻔뻔한 무모함이 필요하다
밑도 끝도 없는 희망과 대책없는 긍정과 사랑에 단단히 뭉쳐졌음 좋겠다
그 시절 겁도 없이 스스로를 유배시킨 용기가 지금은 없다
편안해진 만큼 게을러졌고 비겁해졌다
번지점프가 두려워도 하는 건 그 줄 때문 아닌가
다시 삶의 절벽에서 떨어진다는 일...
변화가 절실하기는 하다